혼자 사는게 익숙해질 때마다, 나의 삶의 방식이 1인 가구로 맞춰져 가고 있음을 느낄 때마다 함께 한다는 것에, 맞춰간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곤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래의 동반자를 만날 수 있을까 - 만난다고 할지라도 과연 삶을 함께 맞춰갈 수 있을까 라는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다. 물론 이것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라는 점에서 쓸데없는 기우다.
혼자 산다는 것이 별 문제도 되지 않고, 비혼주의자도 많은 요즘이지만 그건 한창 때인 젊은 세대에서나 통할 일이지, 어르신들의 세대에서도 그렇고 아직까진 전반적으로 약간의 안타까움, 능력부족으로 낙오되어가는 느낌으로 비추어지는게 현실이다.
이루고 싶은데 이룰 수 없는 것은 분명히 능력부족이다.
환경이나 사건사고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요인이고, 어찌됐든 그것을 극복해야 할 이는 본인이니 결과적으로 따지고보면 능력부족인 셈이다.
참으로 매몰차고도 씁쓸한 말이다.
의욕부진이랄까.
삶의 목적은 행복이라는데, 행복을 찾을 수가 없다. 내가 말하는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과 같은 충족하고 싶은 욕망의 발생과 그것을 충족시킴으로써 느끼는 기쁨이 바로 행복이다. 그렇기에 충족되지 않은, 불만족 욕구가 있어야 하는데, 딱히 없다. 배는 고픈데 먹고 싶은 것은 딱히 없고, 갖고 싶은 것도 딱히 없다. 무얼 하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과거에 즐거워 했던 것도 이젠 별 감흥이 없는 듯 하다.
동반자라는 것이 함께 희노애락의 상호작용을 느끼는데서 오는 즐거움이 있을거라 짐작은 하지만 혼자가 익숙해져 가면서 그러한 감각도, 짐작도 이젠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전엔 썸도 타보고, 감정을, 연인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면, 이젠 시도해야 할 이유조차도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앞서 혼자 사는 것에 대해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혼자 지내는 것에 별다른 감흥이 없으니 썸을 탄다느니, 연인을 사귄다느니 같이 활동하는것에 관심을 두지만서도 정작 솔직히 말해서 이조차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
혹은 이러한 생각들이 내가 외로워서 발생하게 된 것인가 생각해보아도 혼자 사는데 익숙해져서 별로 외로운지도 모르겠다.
모처럼 가을다워진 무념무상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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