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못 참고, 이렇게 또 펜을 듭니다.
사실 펜이라기 보단, 손가락과 노트북이지만요.
요즘 이러니 저러니 쓸데없는 생각이 많습니다.
제 티스토리에 글이 자주 올라온다는 것은 생각이 많다는 것이고, 그것은 제가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와 같습니다. 잡생각이라고 하죠. 그래서 애써 생각을 모아놓았다가 한번에 여러 개씩 글을 올리곤 합니다. 아니면 하나의 글에 2가지 다른 생각을 담아내기도 하지요. 그럴때면 글 제목을 어찌 지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해서 되도록이면 하나의 글로 남겨놓으려고 합니다.
제가 글을 쓰는 것은 어찌보면 하나의 회피수단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해야할 일로부터 도망치면서 내 나름대로의 삶의 흔적을 남기려는 몸부림이기도 하지요. 일종의 죄책감을 덜어내기 위한 수단인 셈입니다. 써놓고 보니 내가 쓰는 글들을 내 스스로 수단화한 것 같아서 기분이 내키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런 의도는 일부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겠지요.
.......세상 사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사실, 사는 것은 쉽습니다. 그냥 기본적인 것만 지키면 되는데, 그 기본을 지켜간다는 것이 어렵네요. 요즘 생활패턴이 무너졌습니다. 뭐랄까.... 하기 싫어서 다른 것들로 도망치고 있습니다. 진짜진짜 하기 싫을 때가 가끔씩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것을 참아냅니다. 참아내야만 합니다. 하지만 저는 부딪치는 것이 두려워, 어린애처럼 단맛만을 찾아서 도망치고 있습니다. 그것의 보상은 아득히 멀고, 그 보상 또한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도망치는 것일테지요.
글을 쓰다보니, 마음이 좀 더 정리가 되는 느낌입니다.
...제가 세상을 너무 편하게 살아왔던 것일까요. 저는 사실 바라는 것도 별 거 없고, 불편한 것도 없습니다. 소소한 것에 충분히 만족해버렸습니다. 그 만족감이 저에게는 큰 독입니다. 만족한다는 것은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는 뜻이고, 그것은 썩어간다는 뜻과 같습니다. 늪에 빠진 지 오래돼서 적응되어 버린 것일까요. .....아마도 그렇겠지요.
다행인 것은 단순한 해결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행동을 반사적으로 바꿔서 단순한 패턴화로 만드는 것입니다. 생각의 여지가 끼어들지 않게요 그것을 지키는 것은 분명히 어려울테지만, 최대한 지켜보려고 합니다. 다짐을 매번 하는 것은 정말 못할 짓입니다. 그것은 신뢰를 잃게 만드는 행동이니까요.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나...하고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분명 자업자득이지만, 언제부터 이렇게 흘러가게 되었나 생각해봅니다만, 그건 중요치 않습니다. 지나버린 과거이기에.
얼마 전에는 길을 가다 어린 꼬마애를 봤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장아장 걸어가는 모습이 퍽이나 귀엽더군요, 아이 자체도 귀엽지만, 아이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하나씩 익혀가는 모습이 미소를 짓게 합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나이대의 아이는 가르치는대로 변하기에, 가르침이라는 것은 그만큼 무겁습니다. 하나의 가르침이 다른 가능성을 꺾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더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께서는 교대를 권유하셨지만, 당시에 저는 거부했었습니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좋아했거든요. 물론 지금도 좋아합니다. 당시에 성격 검사나 적성 검사 결과가 교사나 간호사로 나왔고, 주변에서도 다들 그리 말하곤 합니다.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실제로 실습해보지는 않았기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쉽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합니다. '가지 않은 길'이 아쉬운 것은 현재 상황이 잘 풀리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요즘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환절기라 비염이나 감기에 걸린 사람들 소식이 자주 들려옵니다. 저 역시도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는데, 이번 가을만큼은 신기하게도 아무렇지 않군요. 이 편지를 받아보는 익명자께서는 어떠실지.
부디 건강 잘 챙기실 바라며, 오늘도 제 편지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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