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집안 사정에 대해 아이들은 생각보다 민감하다.

어둠속검은고양이 2018. 7. 24. 23:52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생각보다 현실인지능력이 뛰어나다.

현실인지능력이라기 보단 상황판단능력이라고 해야 할 지 아니면 생존능력일지.


자신과 직결된, 집안의 경제 사정이 어떤지, 그리고 이럴 땐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빠르게 알아채고 판단을 내린다. 숫자의 관념만 제대로 잡혀있지 않을 뿐이지, 경제적 어려움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그만큼 쉽게 상처받는다.


예를 들자면, 필자 같은 경우, 어릴 때 집에 빚이 4천만원이 있다는 소릴 듣고 충격받았다. 아마 그 때가 초등학생 3~4학년 쯤 됐던 것 같다. 그 때부터 필자는 용돈을 받으면 항상 일정부분 저축하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 지금도 일정부분 돈이 있으면 비상금을 항상 따로 떼어놓는다. 그것은 마치 위기대응 메뉴얼과도 같다.


그 당시엔 '우리집이 망하더라도, 어린아이의 돈까지는 손대지 않을거야. 그러니 도망가더라도 여비라도 있게끔, 나라도 돈을 부지런하게 모아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깊었던 것인지, 영악했던 것인지...참 헛웃음이 나온다. 그 당시엔 드라마에서도 야반도주니 뭐니 그런 것들이 많이 나돌던, 다들 어려운 시기였으니까.


필자는 어릴 때부터 너무 돈, 돈하면 안좋다고 배우며 자라왔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생각보다 내가 돈, 돈 거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관심 좀 가지면, 어르신들이 '어린애는 그런 것에 관심갖지 않아도 돼.' 라고 배웠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어릴때부터 경제적 관념을 확실히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금융지식지수가 생각보다 심각할 정도로 낮다.


여튼 간에 어릴 때 들었던 '빚이 4천만원'이라는 소리는 나에게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과자 1봉지에 300원 꼴이었는데, '4천만원이면...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거구나. 우리집 망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것이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 때부터 확실히 돈을 좀 열심히 모으거나, 세뱃돈 등에 집착을 보인 것 같다. 판단기준이 돈이 되기도 했고...


지금은 그런 것들이 극복됐고, 씀씀이도 그 때에 비하면 좀 더 커졌지만, 비상금을 남겨놓거나, 저축하려는 습관은 여전하다.


모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아이의 행동을 보고 이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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