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김춘수의 꽃

어둠속검은고양이 2013. 10. 31. 09:31

김춘수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대학교 와서 주변인들과 교류를 하면서 요즘이나 부쩍 생각나는 시다.

다들 외롭고, 외롭고, 힘들다.

나는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어 주었을까....적지만, 그들에게 살아갈 힘이 됐을까...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꼭 삶의 본질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소하게나마 삶의 의미가 되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삶의 의미가 되어준다는 것이 나의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