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기념일에 대한 편지

어둠속검은고양이 2019. 7. 9. 09:20

작심삼일이 될 뻔 했어요.
일어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거든요. 예상보다 늦게 출발하게 된 것도 있구요. 새로운 습관을 형성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에요. 특히나 그것이 매일 특정 시간대나 특정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말이지요.

그것은 비단 의지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일련의 사건이나 일신상의 문제로 이루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공교롭게도 지금 통증이 다시 시작되는 것도 일신상의 문제지요. 이는 정말 예상치 못한 일입니다. 작심삼일로 끝내고 싶지는 않아 걷고는 있는데, 고민되네요.

얼마전엔 7월 7일이었어요.
그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연락이 왔던 날이죠. 그 때 그 매장에서, 비가 오던 그 때, 떨려하던 내 모습이 기억나요. 하지만 그것은 이제 일종의 비디오 재생과도 같아요. 과거의 한 영상에 불과하지요. 구태여 기억해놓으려 하지 않는 이상, 계기가 없으면 잊은 채 지나가기도 하는 사소한 날이에요. 최근에 다시 상기하게 됐어요.

당신은 어떤 기념일을 가지고 있나요.
생일이나 결혼기념일과 같이 매해 챙기는 기념일은 아닐지라도, 특별히 기억하는 날이 있나요.

어찌보면 매일매일 하루를 카세트 테이프처럼 재생하고 있는 우리의 인생을 생각해보면 매일이 특별한 날이기도 하죠. 하지만 매일이 특별하다는 건 반대로 말해 특별하지 않다는 의미기도 해요. 그래서 우린 유달리 기억할만한 날을 따로 특별한 날로 지정하곤 해요. 어떤가요. 자신만의 특별한 기념일이 있나요.

물음을 끝으로 글을 이만 줄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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