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계일학.
닭의 무리 중에 한 마리 학 이라는 뜻으로 무리 속에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이를 지창할 때 쓰는 말이다. 낭중지추와 비슷한 뜻이기도 하다.
헌데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무리를 지으며, 유유상종이라는 말처럼 비슷비슷한 이들끼리 뭉쳐있는 것이 습성이다.
군계일학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를 두고 보면 빼어난 어떤 이를 지칭하는 말이나 무리를 염두해두고 보면 의미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다. 닭은 닭끼리 있을 때 어울리는 법이며, 학은 학끼리 있을 때 어울리는 법이다. 학이 닭 무리 속에 있다는 것은 그 학이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는 이질적인 존재라는 걸 의미한다. 그 학은 어째서 그들의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닭의 무리에 있게 됐을까. 한 마리의 학이 닭의 무리에 있어서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는다 한들, 닭 무리와 어울릴 수 있을까. 닭 무리에 있는 학은 결국 제 무리에도 끼지 못하고, 닭 무리에도 끼지 못하는 어정쩡한 존재인 것이다.
그 학에게 달린 선택지는 두 가지다.
다시 학 무리로 돌아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치열하게 살아가든가.
닭 무리에 동화되며 닭으로 변해가든가.
어정쩡한 존재는 양쪽에서 배척받는 법이다.
p.s
웹툰 화산귀환, 41화 군계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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