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침 늦게 일어나 조금 멍한 상태로 글을 써 봅니다. 오늘부터 3일간 연휴네요. 무더위도 시작되는 시기이니만큼 다들 바닷가나 어디론가 놀러 가지 않을까 합니다. 당신은 이번 연휴에 어디론가 떠날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도 모처럼 산이나 바다로 떠나서 편하게 쉬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해야 할 일이 있네요. 곧 시험이 있어서 시험 준비를 해야 하거든요. 회사를 다니면서 시험 준비라니. 나름대로 바쁘게 산다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들어요. '학생일 때, 공부할 수 있을 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구나' 하는 생각이요. 어른들이 '학생 때 공부할 때가 가장 좋을 때다.'라고 말할 때마다 참 고리타분한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 생각에 동의하는 제가 있네요.
...... 참으로 꼰대 같은 소리죠. 다들 저마다 고통이 있으니까요. 예체능은 노력도 노력이지만 재능이 대부분이고, 공부 외의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잘 살 거예요. 천재들은 말할 것도 없죠. 그저 우리 같이 공부한 걸로 먹고사는 범인들은 계속 공부를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가장 효율이 좋았던 때를 생각하게 되지요. 지금도 수많은 학생들이 고시나 전문직을 준비하고 있어요. 합격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합격한 후에 많은 것이 달라지니까요. 일거리는 많은데, 사람은 제한되어 있어서 몰려드는 일을 처리하느라 바쁘게 살지요.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자기 개발을 할 거예요. 열심히 사는 만큼 돈도 벌겠지요. 그렇다고 일반적인 회사원들이 열심히 안 사는 건 아니에요. 그들도 승진 준비하고, 자기 개발을 끊임없이 하면서 살아가지요. 다만 똑같이 일하고, 쉬는 날에도 자기 개발을 해도 돌아오는 보상이 다르고, 자기 개발을 할 때 들이는 노력이 다르지요. 첫 단추를 어떻게 꿰었냐에 따라 후에 노력에 대한 보상이 달라지지요. 보상이 다르다고 해서 불만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예요. 그냥 첫 단추를 꿸 때 - 공부할 수 있을 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뿐이에요. 첫 단추 이후에는 가성비가 아무래도 떨어지지요.
어떤 사람들은 첫 단추에 대한 것 - 과거의 어떤 선택을 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기도 해요. '그때 선택을 잘했더라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텐데..'하고 말이지요. 라디오에서 제가 들은 말이 하나 있어요. 선택의 결과는 알 수 없다는 거요. 과거에 선택했던 것을 두고서 후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과거의 선택이 잘 풀렸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고. 가장 좋았던 결과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요. 아주 좋은 말이지요. 앞선 문단에서 제가 말했던 첫 단추 이야기도 해당되는 말이에요. 첫 단추를 잘 꿰야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죠. 하지만 시간을 들인다고 해서, 도전한다고 해서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는 것을 보장해주지는 않아요. 수많은 학생들이 전문직과 고시를 준비하지만, 합격하는 이들은 소수예요. 칠전팔기 끝에서 마침내 성공하는 이들도 있지만, 끝끝내 합격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사례도 가득하지요.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실패자라거나, 머리가 멍청하다고 말할 순 없잖아요.
......... 우린 결과론적인 입장에 서서 평가하는데 익숙해져 버린 것 같아요.
결과가 안 좋으면 지난날은 모든 것들을 부정해버리지요. 어쩌겠어요. 타인에게 나의 지난날들을 인정해달라고 할 순 없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스스로에게도 평가를 박하게 하는 것 같아요. 지난날의 노력들을 스스로 부정해버리지요. 자기혐오, 패배의식, 열등감 이런 모든 부정적 감정들을 스스로에게 쏟아내지요. 그래서 다들 괴로워하면서도 스스로에게 채찍질만 해대는 것 같아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인정해주는 사회였다면 한국 사회의 미래가 좀 더 밝았을까요.
아침부터 고리타분한 소리에 꽂혀서 연휴를 앞두고 편지에다 쓸데없는 소리나 펼쳐놨네요. 결론은 '연휴지만, 시험 준비와 개인적인 일 때문에 쉬지 못한다.'입니다. 슬프게도요. 그래도 하루하루 일하면서 가끔씩 여가도 즐기면서 스스로 목표를 잡고 열심히 살아가는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 다만 현재에 만족해서 전처럼 나태해지고, 도태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에요. 일은 일대로 하면서, 다른 도전을 준비해볼까 고민하고 있어요.
당신은 어떠신가요. 당신도 저처럼 현재 삶을 사느라 바쁘신가요.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모처럼 찾아온 연휴를 즐길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당장 급한 일정이 없다면 모처럼 찾아온 연휴 쉬는 것도 좋지요. 적절한 휴식은 매우 중요하니까요. 심해 ASMR을 들으며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 바다 생각이 너무나도 나네요. 부디 저 대신 바다에서 연휴를 실컷 즐기시길 바라며 편지를 마쳐요.
p.s
6월 달에 새로운 계획표를 작성했어요. 매일매일 점심시간 1시간 동안 글 1편씩 쓰는 것이에요. 잘 지켜질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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