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생각이 다르다.
달라지는 생각들을 모두 기록할 수는 없다.
기록하는 동안에도 생각들은 갈라지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러한 생각의 기록들은 책꽂이에 꽂힌 채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일지도 모른다.
도시에 있을 땐 온통 우울했다.
치열한 경쟁과 몰락해가는 수 많은 이들과 넘쳐나는 온갖 정보들, 그리고 우울한 미래들.
어쩌면 나에게 필요한 것은 수 많은 정보들과 미래의 예측이 아닌 바로 직전의 앞만 보는 근시안적 사고 였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먼 미래를 바라보는 똑똑한 인간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어차피 미래 예측이야 누구나 다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맞냐 틀리냐 신뢰도의 문제일 뿐이다.
고향에 내려와 열심히 공부해서 올해 좋은 곳에 합격했다는 친구 소식을 들었을 땐, 왠지 모르게 힘이 났다. 약간의 희망이라고나 할까. 도시에 있었을 때는 불안한 미래들와 우울함이 요동쳤고, 무기력함이 내려 앉았다. 가만히 사그라들어가길 바라는 마음과도 같았다.
그래, 사그라드는 마음.
하지만 난 이곳에서 아이러니컬하게도 기운을 얻었다.
도시 속에서 누군가, 친구의 성공 소식을 들었을 때 드는 생각은 불안감과 부끄러움이었다. 그들에 대한 축하의 기쁨보다도 먼저 느껴지는 건 나의 창피함뿐. 얼굴이 화끈거리는걸 느끼곤 했다. 이번에 난 고향 친구의 합격 소식을 가까운 곳에서 들었음에도 난 부끄럽지도, 불안하지도 않았다. 그저 '나도 열심히 해서 뒤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약간의 희망과, 약간의 의지들이 조미료처럼 내 마음에 뿌려졌다.
문득, '가까운 곳에 같이 달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나 나같이 환경에 취약한 사람에겐 특히 더.
서로 격려하면서, 서로 노력하면서 달리는 것.
아직도 홀로 서질 못하는 걸 보면 아직 난 어린 아이에 불과한듯 싶다.
불안해 하지 말고, 차분하게, 묵묵히.
예전의 나로 돌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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