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당신이길 바라면서도 당신이 아니길 빌었어요.
버스 뒷자석에 앉아서 휴대폰을 보고 있던 분이 바로 당신이 아니기를요. 서로가 우연히라도 눈이 마주치는 순간, 서로를 알아봤음에도 애써 못본 척, 모르는 척 고개를 외면해야 하는 그런 현실을 마주할까 싫었거든요.
저는 겁쟁이였어요. 그래서 당신을 향한 반가움보다 저를 모른 척할 당신을 보는 것이 더 두려웠어요. 저는 다 잊은 척, 당신을 먼저 아는 척할 만큼 넉살좋은 사람이 되지도 못해요.
우리의 인연은 분명 여기까지였었죠.
어쩌다 마주친대도 이젠 모르는 척, 못 본 척 지나쳐야할 끝나버린 인연이죠. 마냥 아는 척 반가워할 수만 없은 그런... 씁쓸한 인연이죠. 인연이었죠. 그저 제가 미련스럽게 아직 뭔가 인연인듯 머뭇거리는 거죠.
분명 앞으로도 몇 번, 당신이 보일 때마다 가슴이 떨리는 날이 있겠죠.
그래도 분명히 덤덤하게 지나칠 날이 올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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