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갈리아와 웹툰 작가가 이슈다보니, 메갈리아에 대한 글을 자주 쓰게 된다.
관심을 두려워하는 필자이지만, 이 글에 대해서만큼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된다.
부디, 이 지루하고 긴 글을 읽으신 분들은 하가님에게, 그리고 메갈리아 분들에게 보여주었으면 한다. (필자는 트위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왜냐면 감히, 이 글이 메갈리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데, 그리고 긍정적인 운동으로 변모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하가님은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입장표명을 하셨다.
그래서 필자가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되는 면도 있었다. 하가님 덕분에 좀 더 내 생각을 깊게 해 볼 수 있었다. 앞을 향하는 좀 더 긍정적인 토론의 장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쓰기에 앞서서, 필자는 메갈리아의 주장 (기울어진 운동장, 미러링의 의도, 혐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남여 모두)에 동의는 하지만, 미러링 자체의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 스탠스라는 것을 밝힌다.
핵심은 저기 밑줄 친 부분이다.
메갈리아에 부정적인 분들(필자와 그외 분들)과 메갈리아에 긍정적인 분들(하가님을 비롯하여 그외 분들)이 의견이 갈리는 이유가 분명히 드러난다. -부분긍정/부분부정도 있다.
메갈리아에 부정적인 분들은 메갈리아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고 있다. 집단이되 하나의 온전한 군체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의도가 어찌됐든 간에,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미러링은 범죄이자 테러일 뿐이며, 그런 짓을 하고 다니는 '하나'의 집단이 업적을 세웠든간에 문제가 있고, 아예 완전히 박멸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단체를 해산이겠다. - 아마도 하나의 군체로 보는 이유는 대한민국 특유의 전체주의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전체주의는 징병제에 의해 강화되고, 재생산된다.)
메갈리아에 긍정적인 분들(여기서는 하가님으로 한정하겠다.)은 메갈리아를 하나의 '집단'으로 본다. 하나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뭉쳐 있는 집단으로 보고 있다. 집단을 이루게 되면 무엇을 하든지,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 둘 다 나올 것이다. 그리고 하가님은 무고한 사람을 피해입히는 건 안된다고 분명히 선을 그으시면서, 그들의 업적도 있다고 말씀하시고, 그 미러링이 그러한 업적의 연장선에서, 페미니즘을 위해 나왔다고 바라보고 계시다.
앞서 말했듯이 필자는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들이 왜 미러링을 하려했는지, 그리고 그들의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나름 이해하고, 긍정하는 사람이었다.
필자가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10명의 범인을 풀어주더라도, 1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다'라는 법의 정신처럼, 아무리 긍정적인 업적과 의도와 운동이라 하더라도, 무고한 사람이 다치면 안된다는 가치관에 입각해서였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필자와 같이 생각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많은 분들은 메갈리아를 '하나'로 보고 있고, 도덕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배척하는데 바쁘다.
필자도 어렴풋이 메갈리아를 '하나'로 보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단지, 심정은 이해하지만, 법으로는 안돼...라는 느낌이랄까....그리고 '하나'로 보게 된 순간, 집단으로서의 양면적 행동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단면적인 행동만 부각되어 보이게 된다.
하가님은 집단으로 보고, 그 두가지를 인지하시면서,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어서, 그리고 이번 사건에 한해서만큼은 그 페미니즘이라는 긍정적인 부분과 맞닿아있으니 지지한다고 하셨다. (아마도 아무리 악인이 있어도, 선행을 한 것이 있다면, 그 선행에서만큼은 인정하자고 하실 것이다.)
그렇다.
하나의 군체가 아니라, 집단으로 본다면, 좀 더 메갈리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거라 믿는다. 무수히 많았던 시민단체와 운동권도 때로는 부정적으로, 때로는 긍정적으로 역할을 하면서, 좌충우돌 하면서 이어져 왔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문제점을 고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본다면, 메갈리아를 부정하시는 분들이 메갈리아에게 하실 말씀은 하나다.
너희들이 하고자 하는 말, 그리고 미러링을 통해서야 비로소 여혐이라는 시스템적 구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구나. 앞으로 좀 더 조심하고,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 깨끗한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할테니, 이제 미러링은 그만두자.
'반 미러링 운동.'
그리고 역시 메갈리아 분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역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반 미러링 운동'.
우리가 여지껏 미러링을 했던 이유는, 사회 시스템 속에 숨겨진, 언어 속에 숨겨진 그런 폭력과 여혐을 밝히고 함이었고, 그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 입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처벌 받겠다고 해명을 하고, 반 미러링 운동을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러링이라는 것이 여성을 향한 숨겨진 폭력을 드러내는데 일조했음에는 분명하나, 무고한 사람이 피해입었다는 것에 대해서 남자들이 (자신도 그런 사람 중 하나가 될 두려움, 부당함에, ....기존에 여성들은 어땠을까?) 분노하고, 그 분노로 인해 메갈리아의 진정한 의도와 업적을 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필자는 미러링에 찬성하는 사람이 아니다. 분명히 미러링에 의해 피해를 입힌 자들은 법으로 처벌받아야 한다.)
지금의 미러링은 단점이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말했듯, 필자는 무고한 사람이 피해입으면 안된다는 것이 제일 우선으로 두기 때문에, 미러링의 방식에 대해서는만큼 반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에 대한 부작용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스스로 청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메갈리가 이루고자 했던 부분, 긍정적인 부분을 내세우려고 한다면, 이번에야 말로 남성과 여성 모두 연대하게 되리라 믿는다.
아마도, 반 미러링 운동에 대해서 동의하지 못하는 메갈리아 분들도 계실테고, 한다고 하더라도, 메갈리아는 믿지 못하겠다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운동이 분명히 지금보단, 혐오에 눈이 멀어서 서로가 서로를 아예 박멸하고자하는 지금보단, 더 나은 사회를 만드리라 생각한다.
* 업적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분명히 남아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위 사건을 단지 등신같은 사건으로만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업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는 점에서 페미니즘을 하는 분들과 전문가들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 그리고 감히 한 말씀드리자면, 미러링(혐오가 주는 즐거움) 자체에 빠져들어서 미러링을 하고자 했던 본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잊지 않기를 바란다. 본래의 의도는 혐오를 혐오로 싸워서 상대를 죽여버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이해하도록 하여 연대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는가를..
*** 메갈리아는 집단이기 때문에, 모든 이들이 온전하게 하나의 페미니즘을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페미니즘은 엄청나게 많고, 다양하다. 그리고 메갈리아 지지자들도 많다. 페미니즘에 공부하고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이들(혐오만을 즐기기 위한 사람이라거나, 패션 페미니즘과 같은...)을 거르지 않으면 메갈리아에 반대하는 자들과 또 다시 소모적인 싸움이 일어날거라 생각한다. 반대하는 이들도 그런 사람들 가지고 너무 메갈리아 전체로 보지 않았으면 하고, 메갈리아도 그들을 스스로 거르는 자정작용은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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