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비관주의자이며, 염세주의에 가깝다. 원체 성격이 부정적이고 걱정이 많기 때문인데, 그래도 한켠에 희망을 지니고 살아가는 인간이기도 하다. 추가적으로 신(god)에 대해서 불가지론을 믿는 사람으로서 절대적 회의주의자이기도 하다.
요즘 정치판 돌아가는 꼴을 보면 참으로 씁쓸할 따름이다.
일단, 국민들은 영웅을 기대하는 것 같다.
다음 대선 투표가 대한민국의 마지막 기회라고들 얘기한다. 딴에는 맞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절벽으로 밀려 떨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를 도와줄 방패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방패'에 너무나 많은 기대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모든 혼란한 세상을 잠재우고 대한민국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영웅을 기대한다. 필자 생각에는 글쎄다...... 아무리 대통령의 권한과 힘이 막강 할지라도, 국회와 정당의 도움이 없다면 힘을 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은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의원내각제의 성격도 역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야권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바뀌겠지만, 또 생각만큼 크게 변하지도 않을 것이다. 시스템-제도적으로 큰 변혁이 생길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필자가 시스템-제도적으로 큰 변혁이 생길거라 기대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한데, 진보나 보수나,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사실, 필자는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시크한 척, 정치적 무관심을 포장하는 말 같아서 별로였다. 어찌됐든 우리의 삶은 여기 이 땅이고, 이것이 현실이며, 여기서의 삶을 이어가는 동안 좋든 싫든 귀찮든 간에 정치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내 삶을 최소한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정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환멸을 느낀다.
크게 보자면, 대통령 측 vs 반(反) 대통령 연합 이고, 반(反) 대통령 연합에서도 진보 vs 보수로 나뉜다.
여기서 보수라면 음....반기문? 친이계 국회의원들? 그외 몇몇 새누리당 의원들? 정도, 진보라면 이재명, 안희정, 문재인, 박원순 등등이 있겠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박사모를 보수로 생각지 않을 뿐더러, 새누리당도 보수로 여기지 않는다. 필자의 성향이야말로 중도보수에 가까우며, 대한민국 특유(?)의 정치적 상황에서 보자면 진보에 들어갈 것이다......)
반(反) 대통령 연합측의 승리가 가까워지자, 다음 대통령 자리에 아주 다들 눈돌아가셨다. 차기 대권주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여러 인물들이 튀어나왔다. 원래 보수들 하는 짓들 보면 그러려니 하는데, 이번 돌아가는 꼴을 보면 진보들도 하나같이 똑같은 놈들이라는 것이 느껴질 뿐이다.
진보같은 경우 다시 문 vs 반(反)문으로 나뉘었고, 반(反)문에서도 서로 대통령이 되려고 눈을 돌리고 있을 뿐이다. 흑색선전과 네거티브 공세를 보면 진절머리가 날 뿐이다. 언론들도 하나 같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차기 대권주자를 위해서 상대진영을 비방하는데 열심히 글을 올릴 뿐이다. 자신들의 공약과 내가 얼마나 잘난 사람인지 보여주어야 하는데, 상대방을 까는데 열을 올린다. 서로 이간질도 마다하지 않는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 분열도 자신들의 가치와 신념으로 인한 분열이 아니라, '권력욕'이라는 과욕에 의한 분열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진보들은 많은 단체-계파들이 얽혀 있고, 그렇기에 이해관계도 여기저기 얽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각자 단체들의 자신들의 수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내세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최소한 보수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뭉치기라도 하는데, 자칭 진보들은 무엇인가. 정치적 입지가 좁다보니 다음 정권에서 정치적 입지를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행태가 이해되면서도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21세기에 영웅을 기대할만큼 간절한 국민들 마음, 그리고 그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 그것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현 진보들의 행태들. 그러면서 약자, 국민을 위한다는 슬로건들. 차라리 보수처럼 내 이익을 위해서라는 가치를 내 걸면 덜 역겨울 것 같다. 원래 정치라는 것은 자신들의 입장에 따른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던가.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말이 입 밖으로 터져 나온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역겨운 정치판들, 정치에 무관심해져도 편하게 좀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추가
요즘 이런저런 사건들이 터져서 찾아보니, 진보들의 갈등 속에는 꼭 계파의 이익관계가 끼어있다. 아, 그래, 각자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정치라지만, 이런 진보들의 계파 싸움을 보고 있노라면, 더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 계파 싸움에는 진보계열의 언론들도 가세하고 있다. 내가 진보를 너무 '좋게' 봤나보다. 보수보다도 더한 학연주의, 오만한 선민의식, 협력하다가도 자신의 계파를 위해 뒤에서는 바로 칼을 꽂을 통수 자세..... 지인들 중에는 운동권이었던 분도 있는데, 다들 그만두던데, 왜 그런지 알 것 같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정치판의 보수는 싫고, 진보는 가증스럽다. '연대'를 외치지만, '통수'치는 이중적 자세가 너무도 싫다. '약자'를 위한다고 외치지만, '기득권'유지에만 혈안되어 있는 그 검은 속내가 싫다. 대한민국 진보의 위치는 보수 옆에 붙어서 그들을 까면서 기생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들 역시도 그저 또 다른 권력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세력일 뿐이다.
'기록보존실 > 잡념들-생각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수의 소수에 대한 횡포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민주주의 (0) | 2017.02.01 |
---|---|
신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 유신론적 불가지론자의 단상 (1) | 2017.01.30 |
집안일은 돕는 것이 아닙니다? - 특정 상황에 상정된 언어 지적과 규제 +수정 (0) | 2017.01.29 |
블랙리스트가 인사를 위한 명단이라는 개소리에 대해서 (0) | 2017.01.29 |
계란 값 상승은 사소할지라도 가계 부담은 창대할지니.. (0) | 2017.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