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

엑시트(Exit)

어둠속검은고양이 2019. 8. 14. 14:00

엑시트(Exit)

감독 : 이상근
장르: 재난, 코미디, 액션
개봉일 : 2019. 7. 31


우연히 영화관람권을 얻게 되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간만에 영화다운 영화를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뭐 엄청난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거나, 예술적으로 매우 뛰어나다거나, 엄청난 대작이라거나 그런 의미는 아니다. 영화에 대한 답변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감독은 영화는 자신만의 깊은 통찰력으로 사회적 문제를 그려내는 하나의 작품이라 말할 것이고, 어떤 감독은 뛰어난 효과와 영상으로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작품이라 말할 것이다. 영화는 종합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지만, 분명하게 하나의 오락산업이기도 하다.

영화야, 재밌으면 그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정말 생각없이 유쾌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정말 내용이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끌고간 덕분에 몰입도가 매우 좋았다. 한국의 재난 영화에 흔하게 등장하는 과할 정도의 신파극도 없었다. 적절한 슬픔, 깨알같은 재미들,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는 그 긴장감과 중간부터 끝까지 몰고가는 속도감 등은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는 동안 정말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물론 재밌다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고, 웃음포인트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 영화가 재미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필자 같은 경우에는 유머코드가 맞아서 그런지 매우 즐겁게 보았다. 필자 외에 관객들이 주인공이 위기에 빠졌을 때 안타까워하거나 탄성을 질렀던 것을 생각해보면 다들 몰입해서 즐겁게 봤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심오하고도 복잡한 주제의식이나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약간의 상징과 비유로 표현만 했을 뿐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든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갖게 만들진 않는다. 그냥 재난과 주인공이 재난을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재미를 선사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대한민국 청춘들이 이렇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만 그친다. 집중과 선택이 만들어낸 좋은 오락영화였다.

- '우리 상황이 지금 재난이야'라고 말하는 모습과 도시 한복판에 퍼지는 독가스로부터 보이지 않는 출구를 향해 온갖 장애물을 딛고, 협력하면서 달아나는 두 청춘 남녀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 청춘들의 고달픈 현실과 '연대'의 힘을 드러내고 있다. 그와중에 안전의식 부재를 까는 것도 잊지 않았다.-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배경들, 익숙한 소품을 통해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한결같은 도망씬을 기출변형하듯이 조금씩 조금씩 바꿔가며서 꾸준한 공감과 흥미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배우 캐스팅 또한 매우 좋았다고 생각한다. 주연 배우의 익숙한 연기와 캐미는 캐릭터를 매우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윤아(의주 역할)가 정말 배우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몇몇 영화에서 아이돌 가수가 등장했지만, 대부분 연기 논란이 컸었고, 실제로도 영화의 집중이나 흐름을 깰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윤아는 가수 윤아가 아닌 배우 윤아의 모습을 톡톡히 보여주었다. 조정석(용남)과 임윤아(의주)만을 위한 작품으로서 둘의 캐미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생각한다. 윤아에 대해 아이돌일 때도 없었던 관심을 새삼 생기게 만들어준 작품이었다. 매력 터진다.

연인끼리 보러 가는 것 추천.
킬링타임, 오락용 영화로 추천.
과도한 감정선이나 문제의식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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