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떠오르는

사람이라는 이미지

어둠속검은고양이 2014. 8. 4. 05:58

사람은 흘러가는 존재이기에 이미지라는 것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이미지를 살펴보고자 할 때, 우리는 현재의 한 단면만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사람이 앞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서 믿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이미지는 오랜기간 축적되어 만들어진다.

그 사람의 행동, 말투가 하나둘씩 쌓여서.

그렇기에 그 사람의 과거를 보면서 우리는 그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우리가 사람을 대할 때는 이 두 가지가 공존된 상태로 머무르게 된다.

그렇기에 어떨 때는 과거를 전혀 개의치 않고 앞으로의 변화만을 기대하기도 하며, 혹은 자신을 속였다고 여기며 비난을 가하기도 한다.


.....타인이든 본인이든 연애를 할 때의 이미지와 모습들에 있어서 우리는 유독 보수적으로 생각하며 혹독한 기준을 정하는데,

과거나 성격, 이미지를 숨기거나 이미지를 세탁하여 상대를 속인다고 비난을 가하게 되며, 이는 결국 결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의 시각은 '이미지는 오랜기간 축적되어 만들어진다는 속성이다'라는데 초점이 맞춰져 사람은 어지간히 변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따라서 과거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을 알기에, 이미지가 변화한 쪽도 섣부르게 고백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반대로 보이는 대로만 본 채로, 무조건적인 믿음으로 인해 배신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자신들이 바라봐 온 상대방의 이미지와 자신의 눈과 머리를 굳게 믿으며, 하나같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현실 부정으로 시작한다.

더 나아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서도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하며 이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를 하나둘씩 찾아 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미지 세탁에 성공하고, 속이는데 능한 사람들은 이걸 호기로 여겨 마지막 박차를 가한다.


결국 상대가 변할 것인지, 변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상대방에 대해 얼만큼 관대해질 수 있느냐와 믿음의 차이로 결정되는데,

이러한 믿음과 관대함은 상대방과 지닌 시간들, 깊이의 정도, 좀 더 많이 보아온 다양한 단면들로 인해 결론이 나게 된다.


내가 이리 글을 쓴 이유는,
과거 이미지를 세탁해서 잘 사는 지인을 보며 그 지인과 맺어진 그 사람은 이 사실을 알까 하는 어떤 동정표와 더불어, 솔직히 말해서 그 지인이 아니꼽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 과거와 변화와 이미지라는 생각, 심성이 뒤틀린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으로 이리 새벽에 글적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