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떠오르는

분명히 그리운건 그대일거다.

어둠속검은고양이 2016. 11. 8. 21:08

하상욱의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나는 분명히 그때일거라 생각했다.

그대와 헤어진 뒤로 그대가 생각나지 않은지 오래됐으므로. 

어쩌다 누군가와 그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그 시절 주변 인물 만날 때가 돼서야 간혹 떠오르곤 했기 때문에.


떠오르는 그대를 나는 흔적의 일부 조각들로 치부해버리곤 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새로운 만남뒤에 영원한 헤어짐이 있었고, 그 헤어짐은 좋든 싫든 나에게 자국과 흔적으로 남았다고 여겼기에, 

단지, 그때가 그리울뿐 그대가 떠오르는건 잔향과도 같은 거라고.


그대 이름을 가만히 읖조려 보았다.

오히려 그때는 이미 지나가버린, 그런 일도 있었다는 희미해져버린 향, 그 정도였다.


난 그대가 보고 싶었다.

지금, 여기서, 그대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고, 변해버렸지만, 변해버리지 않았을 그대의 모습이 보고 싶었다.


분명히 그리운건 그대일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