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마다의 발걸음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요.
그래요.
누군가는 발걸음이 무겁고, 누군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또 누군가는 발걸음이 경쾌하고, 누군가는 발걸음이 둔탁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저마다의 보폭으로,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을 걸어요. 그 중에서 중간에 다른 이들과 마주치기도 하고, 함께 걷기도 하지요.
그러나 함께 걷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들이 어느 새 앞서가고 있는걸 보면서 괜시리 앞서가던 이들을 하나씩 하나씩 손꼽아보면서 초조해하기도 합니다. 이젠 보이지 않을만큼 멀리 가 버린 이들도 있습니다. 바로 앞에서 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살다보니 삶의 간격이 달라졌고, 삶의 격차가 달라져 버렸습니다. 관계라는 것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관계 그 자체보다 삶의 환경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 같습니다.
머리로는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는 걸 이해하고, 그저 자신의 속도에 맞게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가슴은 그렇지 못합니다. 좀 더 서둘러야 한다고, 초조함 속에서 비교하고, 되내이곤 합니다.
그럴 때면 전 생각합니다.
한 발. 나보다 딱 한 발만 앞서가는 이들도 많다고. 그들이 걷는 속도보다 딱 반 발자국만 더 빨리 걷자고. 그러다보면 예전처럼 그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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