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는 가을 소식을 알리는 바람들만이 거닐고 있습니다.
이렇듯 계절감이 느껴지는 날이 될 때면, 혹은 어느 계기로 계절감을 문득 느낄 때면 글이 쓰고 싶어집니다.
뭐랄까, 일상에서 나눌 수 없는 말들이나 글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랄까요. 일상에서 수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그건 교류에 의한 도구적 일환으로서 사용되는 것일뿐 차분하게 감정을 전달하고 전달받지는 못합니다. 세상 어디에서 '오늘은 가을이 다가왔다는 것을 부쩍 느껴지게 만드는 날씨입니다. 이렇게 가을 바람이 부는 날은 왠지 모르게 날 차분하게 만듭니다.'라고 '대화'를 할까요. 그러나 이러이러한 감정 상태를 표현하고 싶어질 때가 있고, 그럴 때마다 난 이렇게 티스토리 블로그를 방문합니다. 그리고 익명의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지요.
편지는 일방적으로 내 말을 쏟아낼 뿐이지만, 이 편지가 누군가에게 도달할 것이고, 내 말을 들어주겠다는 믿음이 있기에 대화의 즐거움이 있는 듯합니다. 허나, 이것은 누군가에게도 도달하지 못할 편지이며, 답장이 올 수 없는 편지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혼자만의 공상에 불과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씁쓸하면서도, 정서적 고립상태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곤 합니다.
오전에 문구점에 다녀오면서 느끼게 된 계절감은 날 고양시키며, 한편으로는 차분하게 만듭니다. 감정을 기록하고파, 하던 것을 잠시 멈추고 딴 짓을 해봅니다. ....난 가을이 좋습니다. 사계절은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고 그것은 날 기분 좋게 만들지만, 좋아하는 계절을 손꼽으라 한다면 난 가을을 꼽을 것입니다. 가을의 매력은 모든 것은 차분하게 내려놓게 만드는데 있습니다. 아무것도 생각지 않고 편하게 차나 한 잔 할 수 있는 계절이 바로 가을입니다. 생각이 많은 저에게 꼭 필요한 계절이지요.
가을은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라고들 말하지만, 그보단 차분하게 앉아서 계절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을입니다. 활동보다는 진중하게 머무르기 좋은 계절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이 가을도 아쉬울만큼 빠르게 지나쳐 갈 테지요.
가을을 생각하며, 어느 새 겨울의 낭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제 블로그에도 겨울글이 올라오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겨울의 매력은 그 때 가서 이야기해 봅시다.
매번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록보존실 > 떠오르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로 악마는 디테일이 아니라, 허상 속에 숨어 있다. (0) | 2018.09.19 |
---|---|
언어는 간결하고, 수더분하게 끝맺어져야 한다. (0) | 2018.09.14 |
내면에 관한 10가지 단상들 (0) | 2018.09.07 |
쉽게 얻는 것은 쉽게 버려진다. (0) | 2018.09.03 |
삶이 불안정해지면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0) | 2018.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