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떠오르는

당신과 열꽃

어둠속검은고양이 2019. 4. 4. 12:14

음음...

문득 그대 생각이 났어요.
수 많은 가정을 하고서야 잘 됐을거라 겨우 상상했던 그대 말이에요.
그거 알아요? 당신은 열꽃과 같아요. 많은 이들이 스쳐 지나갔지만, 흔적 하나 남겨 놓지 않았지만, 잠깐 동안의 감기처럼 몽롱함과 아픔을 주었지만, 당신만은 나에게 잔향을 남겼어요. 나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던 사람이여서일까, 당신은 열꽃처럼 피어오르다 져요. 나도 몰래 잠복해 있다가 이따끔씩 이렇게 문득문득 나타나요. 스스로에게 만족할만큼 성공하면 당당하게 당신께 연락할 수 있을까요. 아마 안 될 거예요. 너무 늦어버렸거든요. 이제부턴 당신의 열꽃을 내 발전 목표로 삼으려고 해요. 좀 더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누군가에게도 어울릴 사람이 되기 위해서요.

객관적으로 봤을 땐, 내 인생은 망했어요. 분명히 좋은 기회가 있었을텐데, 그 가장 중요한 시기를 눈 먼 장님처럼 알아채지 못하고 흘려 보냈어요. 이제와서 열심히 해봤자, 내가 원하는 만큼의 성공을 할 수는 없을 거예요. 어쩔 수 없죠. 이미 지난 건 지난 거니까. 다만 자포자기 하지 말고, 현재보다 좀 더 나은 사람, 좀 더 멋진 사람이 되어 보려구요.

만약에, 정말 만약에, 인연이라면 그 때 닿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정말 당신은 열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