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너의 역을 지나쳤다.

어둠속검은고양이 2018. 11. 27. 19:19

지지난 주 토요일 쯤이었나 바람이 시렵게 불던 날, 너의 역을 지나쳤다.

구디역과 가디역을 매번 헷갈려 하던 나를 타박하던 너다.

찬바람이 겨울을 몰고 오는 날이 될 때면 네 생각도 바람을 타고 함께 몰려온다.

마치 내가 너의 역을 매번 지나치기라도 하는 듯이.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후, 서울에도 눈이 내렸다.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내리던 눈은 아침에 확연하게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드러내는 그 모습이 너와 같다.


며칠 전에 내렸던 새하얀 첫 눈과는 달리 오늘 밤은 먼지로 가득하다.

청명했던 그 날을 덮어버리기라도 하려는 듯이.


네 모습도 글에 남겨진 채 희미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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