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떠오르는

나는 도덕적 당위성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어둠속검은고양이 2017. 4. 20. 18:32

왜 우리는 살인을 해서는 안되는 것일까.

어째서 우리는 도둑질을, 강도질을,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되는 것일까.


공동체가 사라져 버리고 개인들만 남은 지금, 이 질문에 나는 답변을 내릴 수가 없다.

절대적 진리가 사라지고 상대적 진리만 남아버린 지금, 나는 도덕적 당위성을 찾을 수가 없다.




그저 어렸을 때,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것처럼,


나의 소중한 사람이 아파하면 나도 슬프니까.

네가 미워하고 때린 친구가 또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일 수 있으니까.

그 사람도 속상하고 아파할테니까.

너와 같은 사람이니까.


하고, 공감능력에 기대하며 얼버무릴 수 밖에 없다.


처벌 안 받으면 괴롭혀도 돼?

감옥 안 가면 도둑질 해도 돼?

괴로운 것은 상대방이지, 내가 아니잖아?

나는 약자가 아닌데, 왜 약자를 보호해야 해?

힘 쎈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것은 당연하잖아?

왜 혜택을 굳이 나눠줘야 해?

왜 괴롭히는 것에 대해서 처벌을 받아야 해?


타인에 대한 관심보다 나 하나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 최우선시 되는, 그런 개인화된 사회에서 도덕적 당위는 감성이나 공감보단 이성적으로 설명되기를 요구받는다.


그리고 나는 그 물음에 대해 답을 할 수가 없다.


개인들만 남아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나는 어떤 (어쩌면 공동체적 삶을 위한) 도덕적 당위성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