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새벽에 이리 글을 씁니다.
모두가 잠든 이 때의 고요함은 글쓰기 좋은 시간대지요 해가 뜨는 낮은 아무래도 활동적이게 되니까요. 비록 글을 쓰는 요일을 월요일이지만, 이 편지의 내용상 일요일을 오늘로 칭할게요.
오늘 산책을 다녀왔어요. 날씨가 너무도 좋아서요 사람들이 활동을 멈추니, 활동하기 좋은 날씨가 지속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네요. 분명 발전은 우릴 더욱 편하고, 여유롭게 만들어주지만, 지구에 있는 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궁극적 발전이 이루어지기 전까진 많은 문제들이 그 발전의 과정으로 인해 새로이 발생하겠죠.
산 입구까지만 가볍게 산책하려고 했는데, 채 가지 못하고 돌아왔어요. 주말이라 그런지 등산하러 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더라구요. 다들 마스크 쓰고, 등산복 입고 그렇게들 등산하러 가더군요. 몇몇 분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요. 마스크를 쓴 채 등산하기 버거울텐데도 많이들 몰리네요. 그래서 가다가 돌아왔어요.
그 짧은 거리를 갔다오는데도 여러 단상들이 떠오르더군요.
산책은 생각하는데 훌륭한 촉매제지요. 마냥 생각없이 걸을 수는 없으니 자연스레 머리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걸요. 그러나 제가 단상이라고 말했듯이 그것들은 그저 대부분 스쳐지나갈 생각들에 불과해요. 이런 생각들을 일일히 기록할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빨리 잊어버려야만 하죠. 대부분은 의미없는, 누군가는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시간과 집중력을 낭비하게 만드는 것들이거든요.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글로 기록하기 보단 오히려 생각을 덜어내는 연습을 해야만 하죠.
최근엔 떠오르던 단상들이나 생각들을 메모장에 몇몇 핵심 단어들만 간략히 기록했어요.
각잡고 티스토리에 써야겠다고 기록하던 과거와는 달리 일단 가장 큰 이유는 글 쓰는 것이 귀찮서에요. 미루는 습관들과 게으름 피우는 습관이 겹쳐진 안 좋은 이유죠. 그러나 보니 티스토리에 글을 쓰는 것이 늦어지더군요.
두 번째는 글 쓰는데 들어가는 노력이나 시간들을 아끼기 위해서에요. 분명 글 쓰는 것은 나쁘지 않아요. 생각을 정리하게 해주고, 나름대로 사고력 증진에 도움이 되죠. 그러나 바로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생각들은 꼭 기록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것도 아니고, 대체적으로 남들이 다 해왔던 생각들로서 나만의 특별한 생각도 아니에요. 오래 전에 글에 썼던 것처럼 생각이 많은 저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 버리기, 생각 중단이에요.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것이 삶에 방해가 된다면 비워야 해요. 생각이 과다한 것은 분명 문제에요. 그것이 잡생각이라면 더욱이요. 모든 행동과 생각에 의미가 있을 필요는 없지만, 저의 시간은 유한한걸요. 그간 기록해두었던 것과 오늘 떠올린 단상들을 써놓으려고 해요.
저도 요즘 매체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격언이나 명언과 같은 짧은 문장들, 단상들이 좋더라구요.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아도 되고요. '이것도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는 말처럼 일련의 사건들이나 상황에 대해서 깊게 생각한 내용들도 막상 정말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대부분이에요. 그냥 그 순간 잠깐 감정이 동해서 쓰게 된 것. 그 뿐이에요. 그래서 아마 앞으로 이 티스토리에 올라올 글들은 떠오르는 것이 대부분이 되지 않을까 해요.
글을 써내려가는 것은 많은 시간을 요하지만, 그것을 읽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잠깐이에요. 제가 써내려간 그 대부분의 글들은 영양가 없는 글들이지요. 제 아무리 생각정리용, 자기만족을 위해 글쓴다지만, 깊은 울림을 주지 못할 글들은 그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시간낭비를 가져와요. 차라리 격억이나 명언을 한 문장 더 기록해 놓는 것이 독자들에겐 더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물론 심심풀이용으로 읽으시는 분에게는 나쁘지 않은 글일지도 모르겠네요.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어쩌다보니 과거에 메모장에 기록해두었던 것들을 보면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갈수록 시대의 흐름이 빨라지는 것 같아요. 수 많은 정보들을 접하고, 그에 대해 고민 끝에 글을 써내려가도, 그것들은 순식간에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글 쓰는 것에 대해 의미를 생각해보는 거지요. 자기만족도 일종의 의미라고 하면 의미겠지만요. 의미도 늘 상대적이라 지금 내 삶의 기준에서 되짚어 보게 되네요. 올해 초에 말했던 것처럼 이 티스토리의 1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중단하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을까요.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네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 편지 (0) | 2020.04.20 |
---|---|
근황 편지 (0) | 2020.04.18 |
벚꽃 피는 계절이 오고 말았어요. (0) | 2020.03.29 |
추억은 망울망울, 현실은 만개하는 벚꽃처럼 (0) | 2020.03.28 |
자기관리 하는데 게으름 피우지 말자. (0) | 2020.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