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솔직히 머리가 있잖아. 진짜로.진짜 이번 한번만 하겠다고, 안되면 포기하겠다고 말씀 드리고 딱 1년, 아니 6개월만 해봐. 난 본격적으로 준비할 때, 진짜 가장 일찍 와서 가장 늦게 갔어. 난 내가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믿었어. 결과가 최선은 아니지만 조금은 잘 나올거라 믿었어. 근데.. 결과를 보니까. 정신을 내려놓게 되더라. 주변에서 왜 시간 낭비하냐고. 너보다 더 잘난 사람도 떨어지는데 왜 도전하냐고 그러더라. 차라리 다른 걸 준비하라고, 그걸 지원해주겠다고 했어. 그래서 진짜 이번 한번만 도전해보겠다고, 한번 해보고 안되면 포기하겠다고 했어. 했는데, 조금씩 나아지는게 보이는데, 결과는 안됐어. 근데 한번 내뱉은 말이 있잖아. 난 더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말씀 드린대로 포기했어. 너도 그렇게 해봐. 너도 나처럼 말씀드리고 딱 1번만 도전해봐. 넌 솔직히 머리가 되잖아. 너보다 머리가 안되는 애도 되잖아. 진짜 이번에 해 봐."
때론 말을 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는 것이 있다.
때론 알고 있지만 말을 함으로써 와 닿는 경우가 있다.
사실 나도 알고 있고, 너도 알고 있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알고 있었는데, 난 각오가 부족했다. 각오를 할 자신이 없었다. 스스로 각오를 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궁지에 몰리면 각오하게되지만, 난 그것이 부족했다.
머리.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머리 보단 멘탈이 더 중요하다. 특출난 머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난 각오를 하겠다 말했지만, 각오를 끝내 하지 못했고, 도망쳤다. 그리고 도망칠 곳이 있었다.
사실 알고 있었는데....
각오가 되어 있지 않기에 솔직하게 말씀 드릴 자신도 없었다.
배수진 치기 무서웠던 것이다. 마음 속으로 다짐해도 그 때뿐 다짐들은 옅어져 간다. 이 블로그에도 여러번 다짐을 썼었지만, 스스로 배수진을 치지 않는데, 한 켠에 안일한 마음이 있는데, 어찌 각오가, 다짐을 했다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도망치고 있단 걸...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렇게 점차 가라앉고 있었다. 넌 그걸 입 밖에 냄으로써 내 등을 떠밀어 주었다.
위기는 노력하지 않는 거에요.
더 큰 위기는 위험하다는 것도 모르는 거에요.
근데 더 큰 위기는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거에요.
오래 전 각오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실행에 옮길 것이다.
그 때 각오를 했던 때와 다르게 나이를 먹어, 머리도, 체력도 더 떨어졌을 것이다. 이러한 말 조차도 실패에 대비한 밑밥일 뿐이다. 걸어야만 하는 가시밭이다.
포기해야만 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희생없이는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
희생하기 싫어서 머뭇거리면 결국 다 잃고 만다.
정신을 다시 잡을 것이다.
고통스러울수록 즐길 것이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이 고통스러움이, 이 두근거림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줄 테니까.
즐길 것이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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