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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역치가 높아져 버린 시대

행복의 역치가 너무 높아져 버린 시대다.문득, 내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그 때가 잘나서가 아니라, 200원 300원 용돈으로 학교 앞 문방구점에서 간식만 사먹어도 행복감을 느꼈던,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하교만 해도 즐거웠던, 그 때 그 감정이 그립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행복 역치는 너무나도 높아져 버린 것 같다.

독선의 시대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없다. 도덕 자체가 상대적이기에. 그렇기에 공인에 대한 평가는, 공적인 부분과 사생활은 분리되어 이루어져야 하는데, 도덕적 정당성이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무기가 되는 상황에선 절대로 불가능하다. 무기는 구분하지 않으니까.대한민국은 손가락 살인으로 사이버 불링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고, 그냥 가벼운 글이라 하여, 책임감은 분산되고, 처벌은 힘들다. 그리고 손가락 살인마들은 도덕적 정당성을 무기삼아 독재를 하려 든다.독선의 시대 : 도덕적 무결성 추구는 모든 것을 검열하는 이슬람국가로 돌아올 것이다.

돈에 집착하는 이유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그토록 돈에 집착하는 것은 돈이 우리의 욕망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욕망이라는 것은 결핍과 필요의 합작으로, 우린 끊임없이 무언가 욕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무엇인가 욕망한다는 것은 결핍을 해소하려는 목적 의식을 넘어, 어떤 방식으로든 생각과 행동이 그것에 얽매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돈을 갈구한다는 것은 단순히 욕망을 이루기 위한 강력한 수단을 소유한다는 것(결핍 해소)을 넘어 나의 사고 방식들이 돈에 얽매여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우리가 돈에 집착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경제적 자유를 통해 돈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을 하고 싶다는, 자본주의 하에서 진정한 자유를 맛보기 위한 노예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아닐까 싶다.

이해하지 않는 사회

우린 조금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이해하려는 연극을 하고 있을 뿐.우리 사회는 다른 의견을 수용치 못한다.의견이 나뉘었을 때 우린, 내가 진실을 잘못 전달했기에 혹은 상대가 잘못 이해했기에 결론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꾸만 추가 설명하려 하고, 설득하려 하고, 답답해하다 멍청하다며 공격 한다. 아니다.상대는 나와 같은 사람이다.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다. 그렇기에 때때로 내 의견에 동조하지 않더라도, 설령 내 의도와 달리 받아들여 그렇게 됐더라도 우린 그것을 수용하면서 내 의견을 펼쳐야 한다. 설득이 아니라 주장이다. 주장을 해야 한다.

그리움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 함박 눈을 맞으며 걸으면 문득 외롭거나 그리워진다.아니, 외로운지 잘 모르겠다. 분명 그리운 것과 고독은 별개의 감정인데.그립다는 것이 외로운 것을 나타내는 것일까.외로움을 다른 매체로 떠넘기는데 익숙해져 버려서, 외롭다는 감정도 잊혀지는 것 같다.그러나 그립다는 감정만큼은 분명하다. 오자마자 글을 쓰는 것이 그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니까.날씨가 추워서 그리운 것일까. 아니면 내리는 함박 눈이 그립게 만드는 것일까.그리운 감정을 느껴보는 것도 오랜만이다.난...무엇을 그리워하는 것일까.명확한 대상은 없는데 그냥 막연히 그립다는 느낌이 든다.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 시절일까. 그 사람일까. 그 상황일까. 무엇일까........글을 써야겠다 체크해놓은 것도 몇 번. 결국 지금까지 글을..

25년 첫 편지

자정이 지나고 늦은 이 밤, 이제야 키보드를 두드립니다.25년 새 해 첫 편지네요. 첫 주이기도 하구요. 새해 일출은 챙겨 보셨는지요. 전 특별히 따로 챙겨보진 않았습니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후로 회사에서 새해맞이 기념 행사로 1월 2일 새벽 등산을 했기에 그걸로 대체했는데. 올해는 행사가 취소됐습니다. 그 이유는 아시다시피. 새해맞이 일출를 본다고 해서 회사가 특별히 늦게 연다거나 쉰다거나 그런 건 아니라 직원들은 오히려 좋아했습니다. 이런 소소한 기념일을 챙기는 것도 좋겠지만, 다들 기념을 챙기는 것보단 쉬는게 더 좋은 나이가 되어 버린 지라.연말도 안타까운 소식으로 마무리 되어 버리고, 새해 첫 날도 안타까운 소식으로 시작되네요. 이런 상황에선 말을 아끼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새해부터 ..

일상 2025.01.06

편지

강원도에 계시다던 당신께우리가 필담을 나눈지도 꽤 오래됐군요.지금도 잘 계신지 궁금합니다. 강원도에 계신다고 들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 계신지요. 강원도엔 지금 눈이 내리고 있나요. 여긴 눈의 흔적이 사라진 지 오래라, 대신 강원도에 내릴 눈을 생각하며 편지를 씁니다. 저는 여전히 고향에 머물고 있습니다. 남쪽 끝자락이지요. 그래도 작년엔 눈을 제법 봤던 것 같은데. 올해는 눈이 쌓이질 않네요. 아름다움은 한순간이지만, 불편함은 지속되기에 상당수의 어른들은 눈을 좋아하지 않지요. 그래도 그 아름다운 한순간을 볼 수 있다면 때때로 그 지속되는 불편함을 감내할만하지도 않겠냐는 게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전 여전히 눈을 좋아하고, 눈 내리는 장면을, 눈 내린 뒤 풍경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눈 내린 강원..

일상 2024.12.25

멋진 사람이 되려면

상상은 구체화다.구체화는 경험이 많을수록 선명해진다.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면멋지다고 생각한 사람을 떠올려라.그리고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끊임없이 생각하라.행동도, 사고도 그 사람 자체가 되어라.p.s경험이 중요한 이유다.p.s2경험은 지식적 측면이든, 행동적 측면이든 내재화하지 않으면 의미없다.p.s3롤 모델의 중요성이다.

세상사 편지

정말 오랜만이에요. 정말로.오늘은 여유가 생겨서 편지를 써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 모르겠네요.사실 전에도 몇 번 쓰려고 했는데,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잠들기도 했고, 쓰려고 하니 일이 생기기도 했고, 뭐 그래요.세상사가 다 그렇죠.해야할 일은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시간은 늘 부족하죠. 그래서 이건 나중에, 저건 나중에, 이러다가 한 주, 한 달, 한 해가 다 가도록 못하는 일들이 많아요. 회사에 있으면 늘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가요. 일 마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대충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잠들곤 하죠. 이런 취미도 하고, 저런 취미도 하고 싶었는데. 새롭게 시작하려고 책도 샀는데 결국 첫 장도 못 폈네요. 어찌보면 제가 게으른 탓이죠.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핑계로 안 했으니 말이..

일상 2024.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