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선선하다. 가을처럼.
그래서 모처럼 밤산책을 나왔다.
...요즘 내 티스토리가 광고 조회수를 늘리기 위한 오토봇으로 덕지덕지 전단지판이 되어 가는 것 같아서 글을 쓰지 않았다. 한두 개뿐일 하트라도 그것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거나 의미가 되었다는 그 징표가 오토봇으로 눌러진 하트보다 훨씬 값졌으니까. 자유롭게 개방된 나의 공간이지만, 전단지 광고판으로 만들라고 허용한 건 아니니까.
홀로 밤산책을 한다. 노래를 들으며.
왠지 한적한 여유로움보다 약간의 우울감이 느껴진다.
일을 하는 동안엔 스트레스는 받지만 우울감은 없다. 우울할 겨를도 없이 바쁘고, 걱정해야 할 일이 한두개가 아니니까. 하루종일 바삐 일을 하다 집에 돌아오, 잠깐 쉬고 나면 잘 시간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나쳐 간다. 이것도 해야 하는데, 저것도 해야 하는데..생각만 하면서. 모처럼 생각 없이 걸어던 탓일까.
잡생각 사이로 묘한 우울감이 스며드는 느낌이다.
하루하루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지만, 비관론자로서 작게는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크게는 온난화로 인한 지구 자체가 멸망에 다가가고 있다는 걸 마음 한켠에 생각하고 있는 나로선 차라리 명확히 멸망해버렸으면 하는 마음과 이 위기상황을 극복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내가 원하는건 명확함이 아닐까 싶다. 그 결과 패망이든 희망이든 간에.
의미가 없다.
바라는 것도 없다.
그저 숨쉬기에 살아가는 것일뿐.
뭐가 되든 열심히 살아야지. 늘 향상심을 갖고 뭐가 됐든 일단 해봐야지. 열정적으로 살아야지. 생각했던 것이 바로 오늘 아침이었던 것 깉은데. 허나 방향없이 노를 힘차게 지을 순 없는 법이다.
재가 되어 버린 내 마음은 언제쯤 불씨가 되살아나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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