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7월 편지

어둠속검은고양이 2023. 7. 2. 22:52

장마라더니 날씨가 많이 덥네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며칠전부터 주말 내내 비소식이더니 비가 그쳤네요. 때문에 주말은 무척 힘들었어요. 비 때문에 습한데다 햇볕이 내리 쬐니 찜기에 있는 기분이었거든요. 주말동안 하루종일 밀렸던 일을 하느라 더욱 그랬죠. 그래도 하고 넘어가야지 어쩌겠어요. 아직도 못 끝낸 게 있어서 다음 주말로 일정을 잡아놨답니다. 일은 충분히 많이 있네요. 사람이 없어서 문제지. 피로가 여전한 느낌인데 내일은 또 출근날이라니.... 휴가가 절실해지네요.

돌아오는 길에 보름달을 봤어요. 달이 무척 예쁘게 떠서 편지를 쓰게 됐답니다. 계신 곳에서 달이 보일진 모르겠는데, 달이 보인다면 밤하늘을 한번 보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오늘 달이 참으로 예쁘거든요.

일본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달이 아름답네요'라고 간접적으로 말하기도 하죠. 학생들이 i love you라는 문장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번역하니 나쓰메 소세키가 '일본인이 그런 말을 입에 담겠는가, 달이 아름답네요 정도로 옮겨두게.'라고 했다는 도시전설이 있지요. 말 그대로 카더라~식의 도시전설이에요.

그래도 표현이 무척이나 문학적이어서 좋아요. 실제로 일본에서 작품에 쓰이는 표현이기도 하구요. 어렸을 땐 밤하늘도, 달도 자주 봤던 것 같은데 안 본 지 좀 됐네요. 자주 밤을 세던 어릴 때와 달리, 밤이 깊으면 잠자기 바빠서 그런가봐요.

오늘은 밤하늘 보름달이 참 예쁘네요.

벌써 7월이에요. 올 한 해도 절반이 지나갔군요. 새로운 달, 새로운 분기네요. 여름 맞이 준비도 해야 하구요. 주말에도 쉴 틈이 없죠. 백수 시절이 살짝 그리워지는 걸 보면 사람은 참으로 만족시키기 어렵네요. 일할 땐 백수가, 백수일 땐 일이 하고픈 걸 보면 말이죠. 내가 하고픈 일을 찾는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르겠네요.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오면 또 언제 더위가 왔냐는듯이 가을 추석이 성큼 다가오겠죠.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남은 분기, 잘 계획해서 보내도록 해요. 우리.

p.s
참, 올해 계획은 많이 이루셨나요?
저는 큰 고비는 하나 넘겼고 또 준비해야죠.

여름 휴가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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