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못 번다는 것은 죽은 목숨과도 같다.
엄연히 말해서, 애초에 살아있는 자들이 아니다. 살아있지도 않으니 죽을 수도 없는 그런 존재, 존재하지 않는 자라 할 수 있다. 취업하지 못한 20-30대 젊은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다. 그들은 통계치에도 잡히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서 '돈을 번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의미다. 무언가 자신의 능력을 팔아서 돈을 번다는 것은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능력이 무엇이 됐든 간에 불법적이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정의니, 도덕이니 남을 여력이나 있을까. 단지 능력이 부족해서 못할 뿐이다.
컨텐츠 시대에 그에 걸맞는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번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이다. 정보를 왜곡하든, 진실을 전하든, 뭐가 됐든 간에 직업으로 많은 돈을 번다는 것에서 이미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욕을 먹는 것은 최소한 '존재하는 사람'이 되고나서부터 얻게 되는 것이고, 그 이전에 취업하지 못한 이들은 '존재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다.
삶이 여유가 있어야 정의를 찾고, 도덕을 찾는다.
경제가 불안한 이 때, 혐오와 대립, 분열을 컨텐츠 삼는 것은 갈수록 넘쳐날 것이고, 외부의 적을 상정하여 결집하는 일은 빈번해질 것이다. 허나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자들의 싸움이고, 하층민들끼리의 싸움일 뿐이다.
이 사회의 떳떳한 구성원들은, 혹은 살만한 이들은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사회적 소수인 그들을 외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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