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이라는 것이 환상임을 잘 안다.
사랑은 신기루이자 허상에 불과하며, 현실에서의 사랑은 치열한 자리싸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난 잘 안다. 많은 이들이 사랑의 결실인 결혼을 주저하는 것도 지독하리만큼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이 언제고 날 배신할지라도 그 상황에서 온전히 나를 맡길 수 있는 타인은 몇이나 될 것인가. 이젠 결혼도 하나의 비즈니스가 되어 버렸다. 사랑은 사랑이고, 손에 있는 패의 계산은 별개다.
그리고 난 사랑이라는 것이 여전히 환상일거라 믿고 싶다.
그것은 일종의 판타지 - 유토피아다. 현실 어디에도 없지만, 이상적인 그것. 서로를 지극히 생각하는 마음이, 그 온기가 버팀목이 되는 그런 사랑 말이다. 삶을 좀 더 인간답게 만들어주고, 왠지 모르게 세상이 다 좋아보이는 그런 사랑이다.
사실 그런 사랑은 연애 초기때 - 콩깍지가 끼었을 때면 다 나오는 말이다. 슬프게도 나이를 먹고 나면 그런 콩깍지가 쓰일 틈도 없이 머리부터 돌아가는 씁쓸한 현실만이 보인다. 난 여전히 마음 가대로만 사랑하고 싶다 생각하지만, 그것은 철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초심자의 기대일까. 연애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다들 뭔가를 기대한다. 뭔가 삶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 같은 기대랄까. 하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단지 즐거운 날이 좀 더 많아질 뿐이다.
앞서 사랑과 환상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두 문장을 썼다.
하나는 부정적 의미로, 하나는 긍정적 의미로. 동일한 단어에 두 가지 의미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은 재밌는 현상이다. 쓰기 나름이라는 것이 언어의 즐거움이다.
나는 사랑이라는 것이 환상에 지나지 않음을 잘 안다.
그러나 난 사랑이라는 것이 환상일거라 여전히 믿고 싶다.
p.s 현실과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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