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츠지모토 타카노리
장르 : 공포 외
개봉일 : 2017. 5. 27(일본 개봉)
개인적으로 좀비가 나오는 슈팅 게임이나 좀비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챙겨보는 편이다.
레지던트 이블 영화가 2편 이후부터 쭉 망해가고 있기에 별 기대도 안 하고 있지만, CG 애니메이션은 킬링타임용으로 깔끔하게 잘 나오는 편이며 오히려 원작인 게임의 느낌을 잘 살리는 것 같아서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이는 필자의 개인적인 소감에 지나지 않을 뿐, 영화는 말라요보비치의 액션씬으로 역대 수익을 올렸다. 애니메이션은 얼마나 수익을 내고 있는지는 모르나, 원작의 팬들을 위해 서비스로 꾸준히 내오고 있는 것으로 필자는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 애니메이션을 보고 난 후 매우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좀비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니까, 과학적 고증이나 뭐 현실감을 그렇게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건 좀 너무한 수준이다. 전작들에서 보여주던 캐릭터성도 버리고, 현실성도 갖다 버렸다. 주인공과 좀비가 싸움을 벌일 때 긴박감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주인공이 얼마나 센 지 보여주기 위해 좀비를 엑스트라로 갖다 놓은 것 같다. 주인공을 절대 죽지 않는다는 것이 좀비 영화의 법칙이지만, 그래도 그 주인공을 아슬아슬한 지점까지 몰고 간 후에 그것을 이겨내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긴박감과 재미를 느끼게 되는데, 하나도 긴장되지 않고, 주인공이 어떻게 때려 부수고 다닐까 하는 생각만 든다. 인류를 위해 싸우던 주인공들은 뉴욕 한복판에서 당당하게 폭탄과 총을 휘갈기며 다닌다.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입지 않도록 굳이 스스로 힘든 길을 택하던 주인공들은 온데간데없고, 자신들의 액션을 위해서 무고한 사람이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주제에 마지막 총싸움은 정말이지 액션이 아니라 개그에 가까웠다. 보스에게 맞은 주인공이 날아가 벽에 강하게 부딪쳤음에도 전혀 타격받지 않는 것은 덤이다. 정교한 CG와 주인공의 액션씬으로 그나마 볼거리를 제공하던 영화는 마지막 부분에서 그 액션마저도 버렸다. 마지막 전투 장면들은 짤이 되어 놀림거리로 돌아다니고 있다. 필자는 오늘에서야 그 짤이 이 영화였다는 걸 알았다.
스토리도, 연출도, 액션도, 현실감도, 캐릭터성도 갖다 버린 CG 애니메이션이었다.
CG와 중간중간 주인공들의 액션씬은 볼만했다. 그게 다다. 아마도 그 액션씬만 따로 모아서 본다면, 영화를 다 봤다고 여겨도 좋다. 이 CG 애니메이션도 점차 영화처럼 되어 가는 것 같다. 과장된 위험, 그러나 주인공들에게는 하나도 위협이 되지 않는 위험. 주인공들의 과장된 액션. 이 다음 시리즈가 넷플릭스에서 개봉된다고 하는데, 과연 볼만한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까지 보고 난 후에 이 애니메이션도 영화처럼 기대를 접을지 말 지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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