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던 우리 집 뒷골목 만화방 아주머니도
탕수육을 잘하던 집 앞 중화반점 요리사 아저씨도
동네 슈퍼 가게 할머니와 그 옆옆 꽃신발 아저씨도
각종 튀김과 떡볶이, 오뎅, 붕어빵을 팔던 분식집 아주머니도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어린 시절 내 세상의 전부였던,
항상 그대로 있을거라 믿었던
이젠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우리 집은 도로가 나면서 헐리었고
뒷골목 만화방 아주머니도 사라졌고
집 앞 중화반점도 문을 닫았다.
튀김과 분식을 팔던 분식집도 헐렸고
그 옆 집 세탁소는 다른 곳으로 이사갔으며
동네 슈퍼는 장사 안되는 동네 의원집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어떤 분은 세상을 떠나셨을테고
어떤 분은 새로운 곳에 가게를 개업했을 것이며
또 어떤 분은 다른 곳에서 취직을 하셨을 것이다.
우리집이 있었던 곳엔 새로운 분식집으로 변해버린 만화방과 옆 집이었던 과일가게만이 변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친구들도 일자리를 찾아 하나둘 고향을 등졌고
그 많던 어르신들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아마 나처럼 서울 어딘가에 도시민1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도시 속에 섞여 들어 여느 도시민들처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