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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의 편지

오랜만이에요. 추적추적 비가 내리네요. 다음 주부턴 장마라던데. 우산을 쓰고 마트에 다녀왔어요. 빗줄기가 더 굵어지기 전에 말이지요. 들고 올 짐만 아니었으면 우산없이 다녀올 정도였지요. 전 이런 날씨가 좋아요. 비가 살짝 내리지만 구름이 완전히 끼지 않아서 밖이 환한 그런 날씨가요. 비가 내려 시원한데, 우중충하지는 않고, 또 밖이 환해서 하늘을 구경하기도 좋죠. 조금씩 조금씩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비 오는 날씨와 비 내리지 않는 날씨를 둘 다 볼 수 있는 그런 날씨지요. 살짝 억지부려 말해보자면, 비 오지 않는 날씨에서 비 내리는 날씨로 변화하는, 틈새 사이의 날씨라고 할까요. 정확히는 비 내리는 날씨지만요. 올 땐 빗줄기가 더 약해져서 우산을 안 쓰고 왔어요. 다닐만 하더라구요..

일상 2023.06.25

왕관은 무게를 견뎌야 빛난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라고 하죠. 왕관은 원하지만 무게를 짊어지고 싶어하진 않는 것 같아요.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재물을 원하지만 책임과 의무는 원치 않죠. 당연해요. 자연스러운 본능이지요. 하지만 자연스러운 본능이라고 해서 그게 옳다거나 당연하다는 건 아니에요. 본능대로 행동한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지요. 저도 의무나 책임을 더 짊어지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더 큰 권력이나 더 많은 재물을 탐하지도 않죠. 정확히 말하자면, 재물은 다다익선이라 생각하고 더 많이 얻길 바라지만 그것이 더 큰 책임과 의무를 행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구태여 얻으려고 하지 않을 거란 거에요. 하늘에서 툭 떨어진다면 고맙게 받겠지만 말이에요. 떳떳해야죠. 내가 일하고, 일한 만큼 정직하게 벌..

편지 - 고민 상담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렇게 누워서 편지를 쓰는 것이요. 물론 이 편지를 읽는 당신도요. 계속 바빴다고 하면 거짓말이구요. 안 좋은 습관이 다시 시작됐어요. 이래서 습관은 고치기 힘들다고 하나봐요. 본인이 느끼기에 편해지는 쪽으로 습관이 잡히니까요. 그래서 습관을 고쳤다고 느껴도 어느 새 되돌아가 있곤 하죠. 좀 있다가 해야지. 저녁에 밤새서 해야지. 이러면서 미루다가 결국 해야 하는데....내일은 꼭 해야겠다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지요. 어쩌겠어요. 누우면 잠들게 되는걸요. 그래서 눕기 전에 해야할 일을 미리 해놔야 하는데, 퇴근하면 일하기 싫네요. 지금도 몇 글자 쓰다가 졸려서 끌 뻔 했어요. 체력도 떨어져서 예전 같지 않네요. ...... 결국 잠 들고 오전에 이어서 편지를 써요. 방금 오..

일상 2023.06.18

질투와 경쟁의식

옛 사람들이 왜 '질투는 추악하다'하며 경계했는가. 질투의 끝은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부정적이며 자기파멸로 이끈다. 상대방을 나에게서 지우든지 내가 지워지든지. 반면 경쟁의식은 자기 발전으로 이끈다. 저 사람보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라 믿고 나아가게 만든다.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게 만든다. 더 나은 상대방이 있고 더 나은 자신이 남아있다. 둘 다 상대에게 비롯된 부정적 감정이지만 그 끝은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질투하기 보단 경쟁의식을 갖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구품지마관

구품지마관 감독 : 왕정 개봉일 : 1994.3 장르: 코미디 구품지마관. 주성치식 코미디가 돋보이는 작품. 그러나 감독이 주성치가 아니라는 것이 의외다. 구품지마관이란 요즘 말로 치면 말단 관리직 공무원이라 할 수 있는데, 또 관리직 공무원이라 하기엔 조금 애매한 것이 과거에 등용은 되었으나 확실한 관직을 받지 못한 사람을 이르는 말로 한 마디로 전보 대기 중인 관리직 정도라 보면 된다. 9품 말단이라 하니 9급 공무원처럼 보이긴 해도 과거에 등용했으므로, 엄연히 5급 '관리직'이다. 그런데 현령을 보좌 혹은 현령을 대리한다는 점에서 현 시대의 5급보다는 권한이 쎈 편이기도 하다. (삼권분리 안되어 있었으니까...) 나라에서 현령을 미처 파견하지 못했을 때, 상위 지방관이 임의로 지정이 가능했으므로, ..

취미/영화 2023.06.12

비뚤어진 자식사랑

요즘엔 자존감이라는 말을 방패삼아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보고도 아이를 혼내지 않고 되려 큰소리치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를 믿고 지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아이를 믿고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방치하는 것이다. 아이는 실수할 수 있다. 어른도 실수할 수 있다. 아이와 어른의 차이는 실수 이후의 책임 자세다. 아이는 잘못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며 자존심 내세울 수도 있다. 허나 어른은 그러면 안된다. 아이를 믿고 지지한다는 것은 아이가 잘못했을 때, 아이와 똑같이 자존심 내세우며 큰소리치고 사과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아이 대신 책임지고 사과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네가 잘못했을 때 지금 당장 너에게 책임은 없지만, 너를 믿고 지지하는 사람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대신 책임지..

카테고리 없음 2023.06.04

바닷가와 명상

연휴를 맞이해 부산에 놀러 왔다 가요. 마지막 날, 오전에 일어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탁 트인 바닷가를 걷다보니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네요. 지난 날을 생각하면서요. ......울고 웃었던 날들. 사회적 체면 때문에 부끄러운 진실들을 감추는 어른들. 그리고 얼마나 도덕적인가 옥신각신 싸우던 날들. 싸우는 이들. 울고 웃는 이 모든 이들이 사람이라는 걸 생각해요.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사람. 이를 바로 잡는 것도 사람. 옳다 그르다 싸우는 것도 사람. 갈등을 일으키는 것도, 그것을 극복하는 것도 사람. 우는 것도. 웃는 것도. 감정들을 드러내는 것도, 숨기는 것도 사람.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가,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모든 감정들이 사람이라는 걸요. 그 사람이라는 걸 한 단어로..

변화하지 않는 대한민국

요새 사회가 시끄럽다. 사회 곳곳에서는 저출산으로 인한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단지 그 문제가 영향력 있는 이들의 호소가 아니라면 주목받지 못하고, 또 그만큼 미디어가 관심 가져주지 않을 뿐이다. 군인 부족에 의한 군무원 문제라든가, 지방의 노동인구라든가, 건설현장-기술직들의 고령화는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온 문제 아닌가. 수도권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으니 모른 척 했을 뿐. 정치인들도 내 표랑 직결되지 않으면 알빠노 자세고.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랜 기간 동안 인력을 갈아 유지하는데 익숙해져버린 사회는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 대체 인력을 어떻게서든 끼워 넣어 갈아넣으려고만 한다. 비용을 원치 않고, 변화를 원치 않으며, 사회적 인프라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최후의 1인..

가난과 사랑

가난이 대문으로 오면 사랑은 창문으로 도망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난 여전히 창문으로 도망치지 않는 그런 사랑을 믿고 싶다. ..... 그래도 내 능력 부족으로 사랑하는 상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봐야만 하는 것은 무척 괴롭다. 능력을 이유로 상대를 놔주는 것은 상대를 위함일까 아니면 괴로움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 회피하는 이기심일까. ........서로에게 못할 짓이다. 어느 순간부터 결혼을 포기하는 것이 생존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슬픈 현실이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나이

더 이상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나이. 문득 뒤돌아보면,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때가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이면 실수하는 것이 당연할진대, 대한민국은 실수가 용인되는 나이대와 용인되지 않는 나이대가 있는 것 같다. 어린 아이가 실수하는 것은 '어리니까 그럴 수 있어'. 노인이 실수하는 것은 '나이먹었으니까 그럴 수 있어'. 하지만 중장년층이 되면 실수해선 안 된다. 그 나이 먹고도 이런 실수나 하냐고 되묻는다. 완벽함을 요구하고, 완벽한 사람이 되길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사회에서 쓸모없는 부품으로 전락하고 만다. 어느 순간부터 나도 더 이상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나이가 됐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대. 나이를 먹어가면서 ..

열대야를 그리는 마음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밤 거리를 걸었다. 다만 비가 내린 뒤라는 점이 달랐다. 비가 내린 뒤의 산뜻한 공기가, 선선한 바람이 무척이나 좋았다. 그러다 문득 열대야였던 여름날 밤이 그립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이 선선한 날씨가 좋다고,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열대야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분명 열대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할 밤이다. 좋아할 사람이 있긴 할까. 특유의 그 습함과 더움이, 잠 못 드는 그 밤이. 그런데도 신기하게 그 끕끕함과 습함, 열대 특유의 무더위가 왠지 그리웠다. 어쩌면 바쁘게 살아가면서 날씨에 대해 자연스레 신경을 덜 쓰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년 여름에는 어땠지?' '재작년 여름에는?' 도통 기억나지 ..

일상 2023.05.06

밤 거리 편지

일이 있어 밤거리를 걷고 있으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르곤 한다. 비가 내리는 잿빛 하늘의 밤거리는 묘한 느낌을 준다. 그 고요함이, 그 어둠이. 간간이 보이는 네온사인은 풍경과 대비되어 제법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는 빗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사뿐히 내려앉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 아래에 내리는 빗줄기 보고서야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만큼 아주아주 작게 내리고 있었으니까. 묘한 느낌을 주는 이 밤거리를 나는 좋아했다. 그 까닭에 밤거리를 걸을 때면 글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와 비슷한 이유로 겨울에 눈 내리는 밤거리도 좋아했다. 추운 겨울날 밤에는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으니까. 조용히 내리는 눈과 잿빛 하늘과 어둠과 인기척이 없는 고요함. 그리고 이 곳이 마냥 죽어버린 거리가 ..

일상 2023.05.05

군체의식적 국가, 대한민국

나댄다는 말로 사람들의 개성 표현과 변화하려는 의지나 행동을 죽이더니 오글거린다는 말로 사람들의 감정 표현과 감성을 마저도 죽였다. 씹선비라는 말로 염치와 예의를 죽이고 사람들을 천둥벌거숭이들로 만들어 놓더니 설명충이라는 말로 가르침과 설득도 막아버리고 사람들을 전부 확증편향자로 만들어 놓았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자유를 외치지만, 타인의 사고와 행동을 통제하려 든다. 대화가 아니라 집단적 방백만이 존재할 뿐이다. 대한민국은 군체의식적 국가다.

용서와 관용이 사라진 사회는 사과마저 지워낸다.

용서와 관용이 사라진 사회는 사과마저 지워낸다. 요즘엔 잘못된 짓, 못된 짓을 하고도 뻔뻔하게 구는 이들이 많다. 당연하게도 1차적으론 그들이 문제이지만, 한편으론 우리 사회는 뻔뻔함을 권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문해본다. 뻔뻔하게 굴어도 사과하지 않아도 그래도 되니까. 그래도 쉴드 쳐 줄 사람들은 쳐 줄 테고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으니까. 법적 처벌만 피하면 그만이고 그깟 솜방망이 처벌 받는다 해도 벌금 몇 푼으로 때우면 그만이니까. 그래서 뻔뻔하게 구는 인간들은 판사 앞에서만 사과를 하고, 판사 앞에서만 반성의 눈물을 흘린다. 그래도 되니까. 사과하면 득달같이 달라들어 물어 뜯기 바쁘니까. 사과하면 용서와 관용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처입은 개마냥 기회를 노리고 목덜미를 물어 뜯으려고 달라드니까. ..

편지 - 사랑, 시작과 끝

오랜만에 늦은 밤에 편지를 써봅니다. 사실, 이 글은 며칠 전에 썼던 글이기도 해요. 다만 글을 쓰다보니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히스토리 한 켠에 놔뒀던 글이지요.오랜만에 저녁에 편지를 쓸까 하다가 이참에 다시 꺼내 보려고 해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하지요. 그래요.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감정의 선이 달라지는 기간이 오지요. 설렜던 감정들은 어느 순간 사그라지고 그냥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변합니다. 숨 쉬는 것이 당연하듯이 말이지요. 있을 땐 소중한지는 잘 모르겠는데, 곁에 없으면 허전해지지요. 그냥 내 몸처럼 자연스레 같이 활동하고 같이 숨쉬는 거지요. 그러다가 없어지면 인생의 한 부분이 없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이렇게 사랑의 설렘은 친숙함, 정으로 바뀌어 갑니다...

일상 2023.04.17

엄격해지는 사회

전부터 느끼던 것이지만, 갈수록 타인에 대해 관심이 없어진 듯하다. 물론 나도.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더 이상 설득이나 교화, 교정 등을 하려 하지 않는다.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문제되는 건 니 인생이지 내가 아니니까. 그래서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일을 더 주고, 일을 안 하는 사람, 성질 더러운 사람은 굳이 상종하지 않는다. 참고 참는 사람에겐 계속 참길 바란다. 참지 못하면 왜 말 안 했냐고 여지껏 참았던 사람 탓으로 몰아간다. 역지사지를 해야 할 이유도, 생각도 잊어버렸고, 공감도 잃어버렸다. 타인에게 관심도 없고 오직 자신의 일, 자신의 입장만 남아있을 뿐이다. 고마움도 사라져버렸고, 타인에게 관대한 사람은 만만히 보고, 책임을 뒤짚어 씌우기 바쁘다. 배려도, 고마움도, 관대함이나 여유조..

화려한 인생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화려한 인생이 무언가 더 가치있고 행복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화려한 인생만을 좇다가 망가져가는 이들이 많다. 보기 좋은 떡을 만들기 위해 플레이팅에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듯 화려한 인생을 살기 위해선 외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화려한 인생은 화려한 인생을 살아갈 때 이득이 있는 사람들(예컨대, 연예인)에게나 맞는 법이다. 혹은 화려한 인생으로 치장하느라 인생을 허비해도 부담이 없는 이들이거나. 화려한 인생을 좇다가 불나방처럼 사라지는 이들이 많은 시대다.

우리 세대 이야기

오늘은 우리 세대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추억 이야기, 사랑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밌는 치트키 같은 소재지요. 그만큼 식상하기도 하구요. 그래도 문득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우리 세대 이야기를요. 우리 세대 이야기라고 해서 뭐 거창한 거시적, 사회적 그런 이야기는 아니고, 추억팔이정도겠네요. 어쩌면 지금 우리 세대가 가장 대한민국을 다양하게 겪어본 세대가 아닐까 해요. 6.25 전쟁 이후 근 수십년간은 경제적 고속 성장을 하기에 바빴죠. 그 시기의 대부분을 보낸 세대가 현재 우리 부모님 세대가 아닐꺼요.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오기까지의 그 시대 말이에요.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내고, 한창 자녀들을 키울 시기에 IMF 외환위기를 겪었죠. 그리고 지금은 말년에 드..

일상 2023.04.07

관계 - 감정들의 작용

대게 긍정적 감정들보다 부정적 감정들이 강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행복하긴 어렵지만 불행해지긴 쉽다. 행복은 모든 것이 만족되어야 하지만, 불행은 한 가지만 불만족스러우면 되니까. 이는 관계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연인들은 때때로 상대방이 좋아할 짓 100가지 하는 것보다 싫어할 짓을 안 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좋아하는 행동은 기본적인 관계에서 올라가는 거지만, 싫어하는 행동은 기본적인 관계조차도 안 되니까. 잘하려고 하지 말고, 못하지만 말자. 관계에서든, 일에서든.

4월 편지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무척 좋죠? 그래서 편지를 써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따닥 따닥- 글을 쓰고 싶어지더라구요. 아마 한낮에 제가 무언가 글을 쓴다면, 기분이 가장 좋을 때 일거라 생각해요. 더 없이 현재에 만족할 때 자연스레 편지를 쓰게 되거든요. 오늘과 같은 날씨가 지속되길 바라-봅니다. 그리고 보니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 날이네요. 신기하네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만우절과 비슷한 날들이 있다는 것이요. 성경에서는 인간이 하늘을 향해 바빌론의 탑을 쌓자, 신이 노해서 서로 소통 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렸다고 하죠. 이처럼 원래 인류는 하나의 문명이었는데 각각 흩어지게 된 걸까요. 그래서 만우절과 비슷한 날들이 나라에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요. 또 성경에는 신이 대홍수로 한번 인류를..

일상 2023.04.01

사는 곳이 중요한가.

천외천(天外天)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무협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단어에 익숙하실테지요.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는 뜻이죠. 우물 안 개구리라는 속담을 쓰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면 돼요. 그런데 이 말이 현재에도 충분히 적용되더라구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한 방문객의 방명록에 대한 답변 때문이에요. 아이들의 상상력은 주변에서 보고 듣는 것만큼 발달하지요. 주변이 판사와 의사, 세무사, 회계사와 같은 전문직들이 많은 학군에 사는 아이는 그 전문직에 대해서 잘 알게 될 거에요. 어떤 고충이 있고, 어떤 이득이 있고, 또 어떤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지, 미래에 갖게 될 경제력까지도. 물론 그것을 안다고 해서 전문직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정보를 알면 판단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

사랑 편지

오랜만이네요. 비교적 짧은 주기로 글을 써보는 것이요. 오늘은 오랜만에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해요. 정말 지겹지도 않냐고 말할 만큼, 사랑은 정말 수 많은 이야기가 있어요. 수 많은 작품과 수 많은 글과 수많은 이야기들이요. 인류가 지금껏 생존해 올 수 있었던 것을 이과적으로 말하자면 종족 번식 욕구라 할 테지만, 저는 사랑이라 하고 싶네요. 사랑의 종착점이 결국엔 가족의 형성으로 이어지니까, 사랑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어요. 저는 지금껏 직간접적으로 사랑과 연관된 글을 많이 썼었지만, 그럼에도 또 사랑에 대한 글을 쓰고, 또 써 보고 싶어요. 그래서 오늘은 가볍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사랑은 일종의 감정이죠. 마음이에요. 마음. 이 감정이라는 것은, 마음은, 종잡을 수 없어요. 늘..

일상 2023.03.26

편지 - 얀데레

얀데레라는 말을 아시나요? 어떤 사람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병적인 집착과 질투로 인해 극단적인 사고나 행위를 하는 이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오래 전 일본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병든' 이라는 뜻을 가진 얀데루와 부끄러워하는 모양의 데레데레가 합쳐진 언어지요. '병들다'라는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얀데레 속성 자체가 정신질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걸 알수 있어요. 라는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이 작품의 여 주인공인 가사이 유노가 주목 받게 되자 유행하게 된 단어지요. 첨언하자면, 는 저도 꽤 재밌게 봤던 작품이랍니다. 하지만 얀데레라는 것도 우리와 멀리 떨어진, 제 3자 입장에서, 작품에서 보니 인기를 끌만한 속성이 되는 것이지, 실제로 보면 굉장한 이질감과 공포감으로 다가올 거에요. 너무도 사랑해서, 상..

일상 2023.03.24

편지 - 웹툰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늘 해오던 말이지만, 얼마만에 편지를 써본지 모르겠네요. 요즘 들어 날씨가 무척 좋아졌어요. 활동하기 좋은 날씨죠. 몇 번이나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몰라요. 이유는 날씨가 좋아서. 화창한 날씨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생각보다 무척 좋거든요. 그러면 어떤 글이든 써야 할텐데....편지가 제격이더라구요. 가벼운 담소를 나누듯이 가볍게. 사실 소설도 써보고 싶긴 한데, 제가 그쪽으로는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 유명 작가들 보면 부럽더라구요. 자신들이 쓰고 싶은 글도 쓰고, 생계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창작의 고통은 엄청나다던데, 그쪽으로 도전해보지 않은 저로서는 그저 막연하게 부러울 뿐이죠. 쓰고 싶은 것을 썼으나 대중들에게 외면받은 작..

일상 2023.03.17

말의 무게

말의 무게는 무겁다. 아니 무거워져야만 한다. 그러나 감정조차 가벼워지고, 목숨도 가십거리로 소비되어 버리는 이 가벼운 시대에서 무거운 것을 찾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직업이, 외모가, 인기가 등가 교환처럼 면죄부로 작동하는 이 때, 어찌 말이라고 면죄부가 없을까. SNS로, 언론으로, 유튜브로, 온갖 다양한 미디어 매체로 - 우린 어느 시대보다도 더 밀접하게 서로에게 얽혀있다. 그러나 우린 어느 시대보다도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다양해진 매체만큼이나 책임감은 흩어졌고, 헛소문은 빠르게 확장되고, 소비된다. 모든 것들이 가벼워지는 이 시대에 무거운 것을 찾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다양해지는 매체만큼 말의 무게는 무거워져야만 한다.

어린 날의 단상 - 휴게소 음식들

날씨가 무척 좋아서. 그래서. 그래서 가볍게 글을 써봅니다. 오늘 점심을 먹으며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냥 그랬다...처럼 쉬이 지나칠 그런 사소한 생각이었죠. 그런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아무 글이나 쓰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에요. 휴게소에서 음식을 사 본 적있나요? 고속도로에 가다보면 중간에 있는 그 휴게소 말이에요. 요즘엔 이색 휴게소라고 해서 저마다 독특한 매력을 뽑내는 휴게소가 많죠. 지금처럼 멋진 매력을 지닌 휴게소는 없었지만,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왜 그리 휴게소가 좋았는지요. 오랜만의 가족 여행에 신나서 차를 타고 갈 때, 지루해질 때쯤 나타나는 휴게소가 무척 반가웠던 것 같아요. 휴게소에 있는 각종 먹거리는 또 얼마나 맛있던지요! 떡꼬치, 핫바, 호두과자, 핫도그 등등 이것저것 사고..

일상 2023.03.08

카페 편지

오랜만이에요. 편지가 많이 늦었네요. 며칠 전 날씨가 너무도 좋아서 편지를 한 장 남겨볼까 했어요. 어쩌다 보니 이제서야 편지를 쓰게 됐네요. 오늘 오전에는 구름이 잔뜩 낀 잿빛 날씨였는데, 해가 떴네요. 선선한 바람도 불고요.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오전에 씻고 카페에나 갈 걸 그랬어요. 우중충한 날씨 때문에 카페를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집에 머무르고 있거든요. 제가 가려던 카페는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카페예요. 사실 부부인지는 모르겠어요. 작년에 우연히 방문했던 카페인데, 산딸기라떼가 너무 맛있어서 몇 번 찾아갔던 곳이죠. 한 번은 휴업 중이라서 그냥 왔고, 한 번은 갔더니 계절메뉴라서 못 먹고 왔어요. 그래요. 두 번 다 찾아갔는데, 두 번 다 못 먹고 왔죠. 어제 방문해서 메뉴판을 봤는데,..

일상 2023.03.01

고향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건 마치 최후의 요새처럼 어떠한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사실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다. 그냥 내 근원과 연관된, 그런 막연한 믿음 같은 것이다. 사람들에게도 작게나마 어떤 회귀본능 같은 게 있지 않을까. 드문드문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런 장소들을 아련하게 느끼고, 그리워하는 걸 보면 말이다. 어쩌면 익숙해서, 편해서. 힘든 타향살이를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뭔가 좋은 일이다. 든든하다. - 흙으로 와서 흙으로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