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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편지

밤하늘 별을 본 적 있나요? 이렇게 묻는다면 조금 이상하겠네요. 살다보면 밤하늘을 한번쯤은 올려다 보게 되니까요. 오늘 밤하늘 별자리를 보고서 편지를 써요. 제가 알고 있는 별자리는 몇개 되지 않아요. 북두칠성이라든가, 오리온자리라든가. 몇 가지만 알고 있을 뿐이죠. 오늘 오리온자리가 유난히 잘 보이더라구요. 생각해보면 밤하늘 별을 본 지 얼마만인지. 오리온 자리는 가운데에 별 세 개가 일직선으로 밝게 빛나고 그 일직선을 중심으로 양쪽 끝으로 별이 있죠. 장구형태라고 할까. 그래서 찾기가 유독 쉬워요. 어릴 땐 분명 별자리니, 우주니, 하는 약간 지구 밖에 대한 호기심이나 기대감 같은 것들이 전세계적으로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별자리에 대한 걸 가르치긴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일부러라도 별자리를 보러 ..

일상 2024.03.11

저마다의 매력

사람은 저마다의 매력이 있다. 어떤 사람은 목소리가, 어떤 사람은 외모가 어떤 사람은 성격이, 어떤 사람은 분위기가. 난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난 누군가에 어떤 매력이 있다고 칭찬 받아본 적이 있나. 사람은 저마다 매력이 있다. 저마다의 매력을 하나로 모은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덮는다. p.s 매력은 타인의 인정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의존적이고 하잘 것 없는 것이지만, 사회적 동물로서 사람은 독립적으로만 살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 매력은 자존감에 관여하여 독립성을 형성시키기도 한다. 참 모순적이다. 그래서 매력을 매력적이라 부르는 걸지도 모르겠다.

힘 잃은 종교, 무너진 도덕과 질서

종교의 힘은 내세관에서 나온다. 종교는 내세관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이야기를 끝으로 사람을 교화시키고 믿음을 갖게 만든다. 그리고 그 내세관은 대체적으로 현실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 이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그러나 현대 사회로 넘어오면서 과거엔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과학적으로 이해되고 설명되기 시작했다. 이제 사람들은 종교를 믿지 않는다. 현실을 믿는다. 그래서일까. 도덕과 질서가 무너지는 느낌이다. 법은 최대한의 질서가 아니라 최소한의 질서다. 법만 지키면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니라 법을 지키지 않으면 사회에서 격리해야 할 대상이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법대로 했는데? 불법 아닌데? 하며 법을 어기지 않았으니 문제없다는 것을 방패로 삼는다. 법대..

부끄러움

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일. 우린 늘 부끄러움으로부터 도망쳤다.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온갖 핑계를 댔지만, 결국 그것은 부끄러움으로부터의 도망이었다. 하지만 다 괜찮다. 부끄러움도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일이다. 그 땐 그랬었지. 저 땐 저랬었지. 하며 털어내버리고 말 일이다. 웃으며 소주 한 잔하고 넘겨버릴 일이다. 부디 그 부끄러움을 핑계삼아 도망치지 말자. 지금의 고통이, 미안함이, 부끄러움이. 훗날 웃으며 넘겨 버릴 수 있도록. 나의 부족함이 상대를 힘들게 할 지라도, 힘든 상대를 보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울지라도 이기적인 아픔이라 생각하고 견디자. 견디는만큼 더 잘해주자. 포기하는 것은 결국 그 부끄러움으로부터 도망침이다. 그 땐 그랬지...하며 지금의 미안함이 훗날의 민망함으로..

구분짓기

사람들은 늘 구분지으려 한다. 자본으로, 사회적 권력으로 계급을 나누고, 구분 짓는다. 그리고 그 구분짓기는 계급적 위,아래뿐만 아니라 서로간의 차이에서도 발생한다. 누구는 선이고, 누구는 악이고, 누구는 부정부패로, 누구는 도덕으로, 끊임없이 구분지으려 든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사회다. 누군가는 부정부패로 먹고 살고, 누군가는 성실하게 일해서 먹고 살고, 누구가는 사회적 부품으로서 역할을 다해 먹고 산다. 그 역할들을 선과 악으로, 저차원-고차원으로 나누어 서로 깎아내리고 구분지으려 든다. 그러나 그것을 구분지을 필요는 없다. 그건 애초에 사회 그 자체, 하나니까. 선과 악이든 고차원 저차원이든, 모든 것들이 인간에서 출발된 것들이다. 인간이 없으면 세상도 없고, 사회도 없다. 의미가 없다. 결국..

사회성

오랜만이에요. 설날은 잘 보내고 계신가요? 1월에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겠다고 떠났는데, 결국 다시 돌아왔네요. 얼마전에 입춘이었는데. 날씨가 다시 추워졌네요. 여러가지 하고픈 말이 많았는데. 이젠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어떤 글을 써야 할 지도 모르겠어요. 이곳에 글을 쓰는 것은 방백에 불과하니까. 그냥 내 할 말만 하고 털어내버리는 거죠. 사회성에 도움이 안돼요. 사회성은 상호작용이니까.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조율해가는 과정이니까요. 할 말은 하고, 또 눈치 볼 것은 보고, 상대방의 기분이나 의도도 고려해야 하죠. 대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내 의도가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요. 대체적으로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내 의도를 중시해요. 내가 이런 의도를 가지고 말했으..

일상 2024.03.04

가능성과 유유상종

사람은 미완의 존재이기에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 가능성은 죽는 날까지 알 수 없다. 일찍부터 재능을 개화해 쭉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 사람도 있고, 일찍 성공했으나 망해서 사라져버린 사람도 있고, 재능을 개화하지 못한 채 평범히 살다가 죽은 이들도 있고 각양각색이다. 허나 그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타고난 재능이나 성격 외에도 환경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사회적 배경, 생활 습관, 심리적 요인 등에 큰 영향을 주어 삶에 대한 태도 자체를 바꿔놓고 나아가 삶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난다. 비슷한 지적 수준, 비슷한 직업, 비슷한 배경, 비슷한 생활 양식까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남으로서 앞날에 대한 가능성이 실패하지 않도록 위험을 관리한다. 물론 비슷한 수준의 사..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

우린 현실을 직시하되, 희망을 노래해야 해요. 행동의 목표는 현실로 세우지만, 원동력은 희망이니까. 요즘 뉴스를 보면 하나같이 전망이 어두워요. 고구마 100개 먹은 현실만 앞에 있죠. 모두가 불안한 시대에요. 전 원래부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비관론자에요. 그렇기에 후회를 많이 했고, 자꾸만 돌이켜보고, 늘 회피하고, 도망쳤어요. 하지만 미래는 반드시 오고 우린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요. 그렇기에. 그렇기에 우린 희망을 노래해야만 해요. 삶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계속 되니까요. 물질적 가치와 무형의 가치에서 늘 헤매이지만, 그 혼란에서도 우린 삶을, 희망을 노래해야만 해요.

서울의 봄

서울의 봄 개봉일 : 2023. 11. 22 장르 : 드라마 감독 : 김성수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영화를 관통하는 명대사다. 그렇기에 리뷰로 이 포스터를 정했다. 그는 실제로 성공했고 대통령이 되었다. 물론 후대의 평가는 그렇지 않았고, 성공했으나 그의 말대로 혁명이라 할 수도 없지만서도. 영화가 꽤 잘 만들어졌다. 대립적인 두 인물을 배치해 선과 악의 대립구도를 명확히 했으며 이태신(정우성) 배우를 통해 대한민국의 참군인에 대한 자긍심, 애국심을 고취시켜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이끌어 냈다. 명작은 결말을 알고도 다시 보게 만든다는데, 그것을 제대로 실천한 영화다. 이 영화는 실화를 가지고 만들었음에도 2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몰입하게 만든다. 그것은 감독의 연출 역량도 있겠지만, ..

취미/영화 2024.03.04

오랜만이에요.

오래만이에요. 어떤 말을 해야 할까요. 하고 싶은 말은 많아요. 일단 안부부터 물어야겠네요. 그리고 제 안부도 말해야겠어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전 잘 지내고 있어요. 간단히 말하자면 변함없이 그대로 바쁘게 잘 지내고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드릴 순 없어요. 이 편지는 방백에 불과하니까. 그러니까 그냥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볼게요. 우선 사회성. 사회적인 인간이 되는 건 실패한 것 같아요. 사실 일반인이 뭐고, 사회인이 뭔지 알 수도 없어요.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것이 될 수 있겠어요. 다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판단하기엔 제 자신이 사회성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과 그런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제 감정뿐이죠. 떠나면서 글 쓰는 것을..

일상 2024.03.04

2024. 01. 01 veracita님께

오랜만이에요. 2024년 1월 1일, 첫 편지를 써봅니다. 이 편지는 veracita님, 당신께 보내는 편지에요. 한동안 글을 안 쓰기도 하고, 그만둘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어찌저찌 이 블로그를 10년 이상 유지했네요. 첫 가입일이 2013. 02. 28이니 곧 11년차가 될 지도 모르겠군요. 언제부터 이 블로그를 지켜봐주셨는지 기억도 잘 안나지만, 오랜 기간 꾸준히 지켜봐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당신 덕분에 그래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추천 받으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이젠 하트에 숫자 1이 없으면 뭔가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당신께 편지를 한번 쓰고 싶었어요. 새해라서 뭔가 거창한 다짐을 하는 건 아니에요.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날짜는 그저 인류가 만들어낸 관념에 불과하니까. 해..

일상 2024.01.01

일반인 코스프레

뭔가 특별한 건 아니다. 대단한 것도 아니고. 다만 별종일뿐. 특색이라고 하면 특색이겠지만. 보편적인, 일반적인, 그런 것과 거리가 먼 것은 배척받을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안 맞는 건 안 맞는 것이다. 그건 만남에서 정신적 자원을 더 소모해야 한다는 의미니까. 안 맞는 옷이라 할 지라도 무대에 참가하려면 맞춰야지. 남들과 비슷한 취미, 비슷한 사고, 비슷한 언행으로 사회성을 갖춰야지. 개성으로 인정받기엔 내가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니니까. 난 그저 사회성이 떨어진 사람일 뿐. 잘 해낼 수 있을까. 일반인 코스프레. 메리 크리스마스.

일상 2023.12.25

소금 뿌린 토양 같은 사회

경쟁이 치열해서일까. 우린 칭찬에 인색한 것 같다. 칭찬하면 내 능력이 상대방에 뒤쳐진다는 걸 인증하는 것처럼. 그래서 힐난하는걸 택한다. 그건 칭찬하려는 용기보다 훨씬 쉬운 선택이니까. 잘하면 본전치기요, 못하면 욕먹는 사회에서. 누가 시도를 하고, 누가 가능성을 열까. 사회를 토양에 비유한다던데, 우리 사회는 비유하자면 소금 뿌린 토양 같다. 상처에 소금 뿌리면 아프듯이, 힘든 실패에 힐난만 돌아온다. 어떤 가능성도, 시도도, 희망도 죽어가는 토양. 사회.

실수에 관대하지 않는 사회

실수에 관대하지 않으면 사람은 수동적이게 된다. 모든 사람은 경험주의자이다. 사회는 완벽주의자를 원한다. 허나, 사람으로 구성된 사회 역시 경험주의자일 수 밖에 없다. 실수에 관대하지 않는 사회는 시도와 가능성을 지워낸다. 용서와 관용이 없는 사회가 진심 어린 사과도 지워내듯이. 실수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는 수동적인 사람을, 수동적인 사회를 만들어낸다. 수동적인 사회는 죽어버린 사회다. 병실에 누워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식물인간처럼.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모 아니면 도가 됐을까. 다수가 침묵한 대가는 양극단주의자에게 끌려가는 사회다. 그리고 그 침묵은 관대하지 않은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다.

완벽주의자들의 자존감

완벽주의자들은 자존감이 대체적으로 매우 약하다. 왜냐면 자존감이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인정하고 스스로 존중할 때 생겨나는 것인데, 나 자신을 인정한다는 것은 나라는 불완전한 인간을 먼저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 자체가 불완전한데, 완벽주의자들은 불완전한 것을 인정치 않고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완벽주의자들은 대체적으로 한 가지 일을 하는데 탁월하다. 꼼꼼하고 빈틈없이 마무리 짓는다. 허나,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면 뭐 하나 완벽히 끝맺음하지 않고 이것저것 다 손대고 있으므로 신경이 분산되고 쉽게 멘탈이 약해진다. 완벽하게 끝맺음한 결과가 나오질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게으른 완벽주의자로 변신한다. 당장의 쉬운 일들은 완벽하게 해놓지만, 해야만 하는 일들, 당장 성과가 안 ..

잃는 것을 두려워하면 잡아먹힌다.

잃는 것을 두려워하면 잡아먹힐 뿐이다. 기세에서 밀려 조금씩 조금씩 내주다가 결국 전부를 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내 뜯어먹혀 가고 있는 자신을 합리화하기 시작한다. 서로가 서로를 교묘히 뜯어먹는 숨겨진 야만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역설적으로 야만성을 드러내야만 한다. 너 죽고 아니면 내가 죽는 올-인 정신은 때때로 필요하다. p.s 물론 그건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드러난 야만성은 공공연한 공격의 대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숨겨진 야만성에 숨어 상대를 뜯어먹는 이들은 충분히 쎄고 쎘다. 비열한 시대다.

뒷담화

근래에 회사에서 나에 대해 까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내버려두었다. 더 오래 다녔던만큼 회사 내 입지에선 내가 부족했으니. 말싸움이란 누가 옳고 그르냐 명분 싸움이기도 하지만, 누가 발언하느냐의 입지 싸움이기도 하다. 그래서 난 그를 내버려 두었다. 어차피 그가 까대는 건 눈 가리고 아웅식이었으니까. 난 그 뒷담화가 사실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내 일만 성실히 잘 할 뿐. 결국 되돌아가더라. 그 사람이 나를 왜 까는지 모르겠다고 이해가 안 간다고, 날 지지해주는 이가 늘었다. 사실상 그 사람과 그 직속 상관 말고는 모두 나를 지지해준다. 사람이 10명뿐인 부서에서 지지해주는 이가 2명과 6명이면 제 삼자가 봤을 때 누가 더 신뢰가 있을까. 오히려 그 사람이 원래 안 그랬는데 요즘 이상해진 거 같다..

일상 2023.12.02

말버릇 편지

안녕하세요. 벌써 12월이네요. 오늘은 어떤 말을 해야 할까요. 편지를 좀 더 일찍 쓰려했는데 어쩌다 보니 달을 넘겨 버렸어요.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 따뜻한 방에 누우면 잠이 솔솔 오더라구요. 솔솔. 사실 이 편지도 어제 밤에 쓰려고 했는데. 어느 새 잠들었어요. 따뜻한 온기는 나른함을 주죠. 나이를 먹었나. 잠드는 순간이 그렇게 행복하더라구요. 학생 때 자는 게 제일 행복하다며 쉬는 시간마다 잠자던 애들의 기분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여튼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글을 써봅니다. 얼마전 친구와 긴 통화를 했어요. 여자친구를 만나서 오랫동안 이야기 했다고 하더군요. 전에도 상담을 해줬었는데. 여전히 평행선이에요. 시간만 흐르고 있죠. 여자친구는 양보할 수 없는 지점을 보여줬어요. 이젠 남자가 선택할 차례죠...

일상 2023.12.02

매력적인 편지

편지를 써요. 자주 쓰게 되네요. 자주 쓰게 되는 편지가 혹은 별로이진 않으신가요?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사실, 편지는 그냥 분위기에 따라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따닥따닥 어떤 타자를 두드리고 싶을 때. 딱히 주제가 정해지진 않았는데 무언가 글을 쓰고 싶을 때. 고요한 밤, 잠은 오지 않고 생각이 저물어갈 때. 그럴 때면 어김없이 편지를 쓰게 돼요. 제 글을 봐주는 당신이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힘이 된답니다. 당신은 어찌 잘 지내고 계신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편지를 쓰려고 티스토리를 켜면요, 제가 썼던 편지가 눈에 띄어요. 저번 편지의 주제는 강렬할 삶이었죠. 그리고 다시 한번 읽어보곤 해요. 지난 편지의 마지막 문장이 다시금 와닿네요. 연말에 저를 돌이켜 봤을 때, 과연 나..

일상 2023.11.14

편지 - 강렬한 삶

오랜만이에요. 날씨가 많이 춥네요. 절에 와서 그런지 당신께 편지쓰고 싶어졌어요. 차분히 생각이 가라앉아서 그런가봐요. 오랜만에 당신께 편지를 써요. 오랜만에 도심에 있는 절에 다녀왔어요. 불교를 믿는 건 아니지만, 고요한 절 분위기는 무척 마음에 들어요. 추워서 그런지 사람들도 별로 없네요. 생각을 펼칠 땐 명확했는데. 글로 쓰다보니 무언가 표현이랄까 명확해지지 않네요. 쓰다보니 구구절절 해지는 것 같아서. 그래도 절에 오니 쓰고 싶은 생각이 자연스레 하나로 모이면서 떠오르네요. 전 강렬한 삶을 살고 싶었어요. 타인의 시선에 의한 명성이나 명예 같은게 아닌, 나 스스로에게 빛나는 삶이요. 그래서 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그리 빛나 보이고, 매력적이더라구요. 또한 스스로 치열하게 살고 싶었어요. 어쩌..

일상 2023.11.11

감정적-불꽃같은 삶

감정적이라는 말. 그것은 부정적인 느낌을 담고 있다. 그것은 마치 '이성적'인 사람에 반대되는 느낌이며, 사람이라면 이성적 마음을 응당 지녀야 한다는 것이 전제에 부정된 느낌이다. .....언제부터였을까. 우리가 감정적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여기게 된 것이. 분명 강렬했던 감정들은 우리의 시야를 어둡게 한다. 하나에 매몰되게 만들어 상황을 악화시키고 최악의 상황으로 내닫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은연중에 감정적인 상황을 회피하고 부정한다. 잃지 않기 위해. 손해보지 않기 위해. 귀찮아지지 않기 위해. 하지만 그 강렬한 감정들이, 그 좁디 좁은 시야에 가로막힐 정도로 숨 막힐듯한 그 매몰이 왜 그리 빛나보일까. 그건 아마도 그 강렬함 만큼이나 쉬이 사그라들어버리기 때문은 아닐까. 마치 다시는 돌아..

맞춤형 매체와 사회성 고립, 약해지는 중재능력

맞춤형 매체가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은 사회성을 잃어 버리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에선 내 입맛에 맞춰 세상이 변하니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더 이상 지지고 볶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조율하는 과정을 즐거워하지 않는다. 하긴, 지지고 볶는 - 조율하는 과정이 즐거울 이유가 있을까. 싸우고 화내고 부딪치고 양보하고 포기하는 과정들이 반복되는데. 그래도 억지로라도 맞춰갈 수 밖에 없었다. 사회 활동이든 결혼이든 삶을 유지하려면 집단 생활이 필요했으니까. 허나, 이젠 필요없다. 음식은 배달하면 그만이다. 쇼핑은 택배로 주문하면 된다. 여가 생활? 온갖 즐거운 매체가 매일매일 쏟아진다. 업무에 필요한 협업은 최소한, 필요한만큼만 한다. 맞춤형 컨텐츠, 맞춤형 쇼핑, 맞춤형 매체. 나만..

단순하게

A를 말하면 A로 받아들이고 B를 말하면 B로 받아들이는, 있는 그대로 단순하게 살고 싶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대화의 의중을 파악하고 목적을 살피게 된다. 흔히 말하는 빌드업 이라는 걸 생각해 회피하기 바쁘다. 세상 사람들이 그러하니 나 역시 그리해야 한다. 아니, 내가 그렇게 돼서 그렇게 지례짐작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단순하게 보고자 하면 단순하게 볼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그 빌드업이라는 것들이 결코 나에겐 좋은 의도를 지닌 것이 아니기에. 물론 너도 좋고 나도 좋으면 완벽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득보는 자와 손해보는 자로 나뉘게 되고 거기서 대화가 오간다. 슬쩍 던져보고 슬며시 반응을 살핀다. 우습다. 대화가 아니라 연극을 하는 꼴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왜 사람이 정치적이 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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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끔 옛 사랑 이야기를 꺼내곤 해요. 마치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듯이. 요즘엔 동전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아요. 카드가 그 자리를 대체했으니까요. 그러니 내 사랑 이야기도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지요. 마치 철 지나버린 동전처럼. 추억이란 그런 거에요. 분명히 내 주머니에 있는 것인데, 돌아서면 어디론가 가 버리고 없죠. 요즘엔 주머니에 무언갈 넣어 다니는 걸 싫어해요. 다들 휴대폰과 카드 한 장 뿐이죠. 혹은 그 카드마저도 휴대폰에 넣어 다녀요. 이젠 사람들의 최애의 친구는 휴대폰이 되어 버렸어요. 여튼 전 이따끔씩 옛 사랑을 주머니에서 꺼내곤 해요. 블로그를 통해 그 추억들이 묻어나는 글들이 보여서요. 하지만 할 말이 없어요. 그건 술 취한 아저씨가 한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는 것과 같으니..

일상 2023.10.30

권력의 착각

어느 자리에 오르게 되면 착각하게 된다. 본인이 말하면 알아서 딱딱 처리되기에. 직접 하지 않기에 현장 감각을 잊게 되고 어려움이나 힘든 걸 경험하지 않기에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말만으로 처리하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된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 말 한마디면 자연스레 이루어지니까. 그러나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순간, 그것이 권력이었음을, 그토록 편안한(달콤했던) 것을 알게 된다. 오르되, 잊지 말아야 한다. 직접 해본다는 그 감각과 경험을 각인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좁아진 시야로 권력만 탐하는 망령이 되어 떠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