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잡념들-생각정리

2017년 3월 10일 11시 21분 탄핵 인용

어둠속검은고양이 2017. 3. 11. 07:15

글쓰는 것이 늦었다.


2017년 3월 10일(금) 오전 11시 21분, 헌정사상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었음.

이라고 기록해둔다.


정의가 이겼다고 다들 기뻐한다.

오늘 하루쯤은 기뻐해도 되겠지...


헌법재판소에서는 최대한 중립에 서서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을 하려 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헌번재판소는 탄핵사유 대부분을 기각하였으나, 사적 이익을 위해 부당한 권력 개입을 했다는 점에서 헌법 및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 실정법을 위배하였고, 이에 따른 검찰 조사를 회피 및 은폐,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등 헌법수호의지가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파면을 결정하였다.


세월호 사건의 경우 대응이 미흡하였다고 할지라도,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에는 어렵고, 성실하지 못했다는 점은 비판의 여지는 있으나, 그 자체로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언론 자유 침해의 경우, 증거 불충분으로 개입여부 판단이 불가하다고 하였다.


공무원 임명권 남용의 경우, (솔직히 필자가 보기엔 여지껏 밝혀진 내용상 보면 뻔히 보이지만) 이 역시도 증거 불충분으로 판단이 불가하다고 하였다.


이제 불과 산 하나를 넘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다. 당분간 이 고통과 혼란은 지속되리라 생각한다.


아직 특검이 미쳐 밝히지 못한 정격유착의 구조도 있고, 박근혜-최순실 일당의 부역자들 상당수가 여전히 고위직에 남아있다. 그 외 숨겨진 자잘한 비리들도 많다. 박근혜-최순실의 재판도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 외 기소당한 이들 재판은 이제 시작이다. 미처 기소당하지 않은 이들도 남았다.


박사모는 미쳐 날뛰고 있다.

아마 그들의 '신념'이 무너졌으라 생각한다. 그들이 비록 돈을 받고 관제데모를 했다고 할지라도, 돈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할 뿐, 그들은 진실로 이 길이 애국이라고 믿었으리라 생각한다. 젊은 날에 열심히 일을 해서 대한민국의 경제를 일으켜 세웠던 것처럼, 나이가 먹었을지라도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그런 믿음으로 집회에 참가했을 것이다. 잘못된 믿음이었지만서도.... 또한, 이들의 폭력적 성향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잘못된 믿음은 믿음이고, 준법의식은 준법의식이다. 민간인과 학생, 기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소란피우는 행위는 확실하게 처벌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유한국당 역시도 미쳐 날뛰고 있다.

필자의 추측이지만, 저들이 날뛰는 이유는 하나다.

특검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겨누었기 때문이다. 저들이 새누리당에 있을 때는 나름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던 인물들이다. 하지만 왜 이제와서 저렇듯 난리일까. 그것도 수백만 촛불을 향해 왜곡, 선동으로 맞서려고 할까. 아마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수사하리라 예측했으리라 본다. 검찰이 그랬던 것처럼, 대기업은 피해자고, 공갈 협박한 대통령으로 남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허나 특검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대기업 조사를 통해 뇌물죄로 기소했다. 그들은 이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탄핵반대를 외쳤다고 보여진다. 박근혜 대통령으로 꼬리짜르기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것을 넘어서서 몸통을 건드리는 것을 보며 민감해졌을 것이다. (가령 엘시티 사건은 흐지부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참... 검사분들도 노력하셨으리라 생각하지만서도, 특검에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 이들도 정격유착 구조의 주요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박영수 특검께서 한 말씀이 떠오른다.

"수사의 핵심대상은 국가권력이 사적이익을 위해 남용된 국정농단과 우리 사회의 고질적 부패고리인 정경유착이었다." 정경유착의 구조, 부정부패의 사슬을 노렸던 특검에 대해 무한한 존경을 표하고 싶다. 필자가 감히 말하길, 이들은 대한민국의 시스템과 얼룩진 역사에 맞서 싸웠던 인물들이라 하고 싶다. 세상과 맞서 싸우신 분들이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언론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촛불시위가 이렇게까지 퍼져 나가지도 못했을 것이고, 탄핵까지도 가지 못했을 것이다.


새누리당이라는 이유로, 여자 대통령이 한번쯤 나올 때가 됐다는 이유로,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로, 마치 초등학생 학급반장 뽑는 듯한 마음으로 선거했던 이들.


그 결과가 이렇듯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언론자유, 관제데모, 국정교과서, 노조탄압, 부정부패지수 등등 많은 부분에서 퇴보해버린 대한민국을 다시 되돌리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지 상상조차 안 된다. 더구나 지금 우리는 성장동력마저도 꺼져가고 있는 상태다.


기왕 아픈 것, 아플 때 확실히 잡는 것이 좋다.

새로운 성장을 위한 성장통이라 믿고, 아픈만큼 확실히 부정부패가 청산되고 좀 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잡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