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 대하여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아니, 생각보다 많다. 단지 입 밖에 내지 않을 뿐이지, 몇몇 등신들이 외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곳곳에 있다. 그들의 주장은 할결같다.
'고작 몇 사람 때문에, 그것도 시체 때문에 몇 천억이나 하는 인양비용을 써야 하는가?'
그래, 경제적 논리로 치자면 당장에 눈앞의 이익을 별로인데, 비용만 깨지는 세월호 인양이 아니꼬와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는 절대로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세월호 인양은 비용이 아닌, 국가 운영의 원칙과 의무로 접근해야만 한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불가항력의 재난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사고 예방에 최대한 힘써야 한다. 만약 이 의무를 제 때에 다하지 못했다면 그 책임을 지고 후에라도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국가는 인양비용이 얼마가 들던 간에 세월호를 인양해야만 하는 것이다.
어설프게 경제적 논리로 '비용'을 따지는 이가 있다면, 현대 '국가의 의무'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이해도 없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의 야경국가론 지지자인가?)
그리 좋아하는, 잘나신 경제논리의 사회적 비용으로 한번 따져볼까?
민주주의 국가가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쓸데업는' 사회적 비용을 소모하는 것처럼, 국가는 단순하게 이익과 비용의 경제적 논리로만 돌아가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는 이것을 필요한 사회적 비용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다.
세월호 인양 비용은 국가가 제 때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그리고 그 결과를 책임지기 위한 사회적 비용인 것이다. 또한 이 비용은 재난의 원인을 밝히고 예방 메뉴얼에 반영하기 위한, 미래를 위한 투자 비용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의 수 천억의 인양 비용으로 앞날의 재난을 방지하는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더 큰 이익이 아니겠는가?
이번 세월호 인양은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시기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수많은 논란과 사회적 혼란을 치루게 된다는 것,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수 많은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적 교훈 현장이기도 하다.
부디 잘 해결되길 바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기록보존실 > 잡념들-생각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써보는, 문재인1번가 - 여성할당제 그리고 고추스펙 (0) | 2017.05.07 |
---|---|
문재인 1번가 - 여성할당제는 남자의 역차별이 아니라, 회사에 부과하는 의무(?)다. (1) | 2017.05.01 |
박사모에 대한 심리적 분석 - 지독했던 가부장제의 종말을 고하다. (0) | 2017.03.13 |
2017년 3월 10일 11시 21분 탄핵 인용 (0) | 2017.03.11 |
서로의 삶의 궤적에 대한 이해도 없이 목소리의 크기로 싸울 뿐이다. (0) | 2017.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