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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1번가 - 여성할당제는 남자의 역차별이 아니라, 회사에 부과하는 의무(?)다.

어둠속검은고양이 2017. 5. 1. 10:33

우연히 문재인 1번가에 들어가 봤다.

그리고 핫 플레이스인 '남녀 같은 임금, 같은 대우'를 보았다.

후기들 보면 반은 불평, 반은 화색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인데, 성별로 같은 임금이라니...와 같은 불평들.

-> 당연히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기본 전제로 깔고 간다. 다만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것이 회사의 몫이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 가중치를 줄 지는 회사 마음이다.


거기다 글을 남기려다가, 1000자로는 부족할 것 같아 블로그에 결국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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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필자이기도 하고, 취업 준비생입니다.

[일단, 저는 여성할당제에는 수긍은 합니다만,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취업 준비를 하다보면요, 소위 말하는 고추 스펙, 남자 선호가 있긴 합니다. 그런데 남/여 둘 다 지원자가 워낙 많아서 '남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남자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남자가 뽑히는 것은 '여자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해서 많이 뽑힌 것 아니야?' 라고.


네,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 맞습니다.

그런데, 그 우수한 이유가 '노예 정신에 투철한 모습'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문제지요.


뭐, 군대 다녀왔으니까, 단체생활을 통한 협동심도 있을 거라 생각되고, 육체적 고통, 정신적 갈굼에도 더 잘 버틸 것 같은, 그런 극기 훈련이 되어 있을 거라 생각되서 그렇습니다. 여자보다 '밤 늦게'까지 체력적으로 부려먹기도 편하고 그래서 뽑습니다. ( 참으로 근대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산업화가 아직도 제대로 고도화되지 못하니까, 노동자들을 잡아두어서 생산성을 짜내는 구조지요. 대한민국이 아직까지도 이렇습니다.ㅎㅎ 아이들 데려다가 극기훈련이니, 뭐니, 시키는 나라인데 말 다했지요. )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회사 입장에서는요, 노예를 원해요. 100만원 주고 200만원어치 일할 사람 뽑습니다. 아 물론, 우수한 능력 있으면 당연히 뽑겠지요. 능력이 출중해서 1시간에 200만원 어치할 사람이 있는데 왜 안 뽑겠나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좋은 연봉과 '제곱' 비례해서 일감을 몰아주겠지요.


그런데요, 솔직히 필기 시험보고, 면접2~3회 본 것만으로 회사에서 지원자가 우수한지 가려내기 쉽지 않습니다. 어차피 지원자는 많고,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사람들인데, 도토리 키재기입니다. 학교 간판 보고, 1차 시험보고, 걸러내면요. 생각수준, 행동은 다 거기서 거깁니다. 여자든, 남자든 간에.


그럼 남은게 뭐냐?

노예로 부려먹기 편한 사람을 뽑습니다.


남자는요, 군대에서 재사회화 되어서 나옵니다. 융통성 있게 순응 하는 법, 단체 생활하는 법, 희생할 줄 아는 법(?), 직급에 따라 사람을 다루는 법(?) 등등....

회사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조직생활을 경험해본 '우수한' 사원을요.

(여성분들도 눈치껏 거의 쓰지 않는) 생리 휴가, 출산 휴가, 육아 휴가와 같은 것들.... 남자들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으로서 안 쓸 확률이 여성에 비해 높다는 인식도 한 몫합니다. 여자들은 결혼하면 그만둘거 아냐? 와 같은 그런 미래의 불확실적인 비용을 회피하려는 경향도 남성선호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결국 회사가 남자선호를 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얼마나 더 노예 같은 삶'에 익숙하느냐.


여기서 여자분들은 고추스펙을 체감하게 되고, 남자분들은 남자선호를 체감하지 못하게 됩니다. 왜? 지원자가 여자를 제외하고서라도 산더미처럼 많은데, 그게 느껴질까요? 바닷물에서 한 100톤 정도 물을 빼보세요. 바닷물 수위가 낮아집니까?




사실 여성할당제는요.

정부가 강제로 회사에게 부과하는 의무 같은 겁니다.

남성을 역차별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너희들이 인재를 원하는 건 알겠는데, '성별'에 가려서 사람 뽑는 건 좀 아니지 않니?

강제로라도 뽑아! 이런 겁니다. 근데, 문제는 취업 준비를 하는 남성들도 피해를 보는 것이지요. 회사와 노동자는 한 배를 탄 적군 같은 거니까요.




그럼 현재 취업 준비를 하는 20~30대 남자분들은 억울할 겁니다.

'남자'라는 이유로 취업 파이가 줄어들게 생겼기 때문이죠. 그런데 반대로 말하면, 이전에는 '남자'라는 이유로 취업 파이가 여성에 비해 더 넓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취업준비하는 나는 그런 혜택 못 받았는데...씨부엉)


그럼 또 그렇습니다.

'아니, 회사가 군필자를 원하는데, C8, 그게 억울했으면 여자들도 군대를 갔어야지!!' 라고.. 여자들은 국가에 의해 징병 의무에서 배제당한 상태입니다. 즉, 강제로 배제 당한 상태지요. 국가의 책임이 큰 것입니다. 국가가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에게만 부과한 징병의 의무와 함께, 회사들은 군필자를 선호하는 문화가 자리잡게 되고, 그것이 현재 이르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제와서 회사에게 여성할당제를 부과하는 것은 국가의 실수를 회사에게 떠넘기는 것이지요. (사실 그 징병문제가 이렇게 문화적인 것에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한 사람이 그 당시에 얼마나 됐을까요. 뭐든 겪어봐야죠.)


그래도 억울한 느낌이 드실 겁니다.

'아니, 난 2년 동안 썩어 문드러 졌는데, 그동안에 여자들은 시험 준비해서 취직하잖아? 걔들도 2년의 혜택보는 거 아냐?' 라고...


네, 이건 맞습니다. 그런데 여성분들이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남성분들이 불이익을 당한 것입니다. 정확히 말해, 남성들 불이익  여성들 혜택 입니다. 취업을 놓고 성별대결로,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니까, 언뜻 같아 보이는 거지.


이것 역시도 국가의 책임이 큽니다.

징병의 의무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사실, 2년간 남자 군대 보내고, 그 2년 동안 최저월급 130만원 이상을 지급했다면, 이렇게 억울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결론은 이전 국가들이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남성에게 희생을 강요한 것들이 지금와서 이렇게 여러가지 복합적 문제, 특히-취직문제로 불거져 나오는 것입니다. 즉, 국가가 싸놓은 거대한 똥입니다.


그래서 나는 여성할당제에 어떻게 생각하느냐?

솔직히 말해, 별로 안 좋게 보고 있습니다. 솔직히 까놓고, 내 취업파이 줄어드는 것이 마음에 안 들기도 하고ㅎㅎ.... 보다 큰 이유는, 근본적 대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강제 임시방편은 후유증도 큽니다.


회사에서 남자를 선호하는 그 이유를 여성이 갖출 수 있도록 해준다거나, 아니면 회사의 인식을 개선 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 근본 대책이 될 것입니다. 남성에게도 강제로 육아휴직이나 부인-출산에 의한 휴가를 쓰도록 만들고, 위반 시에 강하게 처벌하도록 하는 등 남성에게 강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회사가 원하는 노예근성을 방지하여 여성을 꺼리는 이유를 제거할 필요가 있습니다.


p.s 1

어떤 정책이든, 사회 문제 뒤에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 정책 변화 단계에서는 손해 보는 이와 이득을 보는 이가 존재하게 됩니다. 이 부분을 얼마나 최소화를 하느냐가 정책의 집행 성공성을 가늠하는 열쇠가 되겠지요. 하지만 그 부분에서 이 정책은 말아먹었습니다.


직 문제는 지금 취준생에게는 '생존의 문제'와도 같습니다. 굉장히 민감합니다.

생존싸움에서 남,여가 어딨습니까? 정해진 취업파이를 놓고 피튀기는 경쟁자일 뿐이지.

여성할당제의 경우는 급진적(?) 정책으로서 후유증이 큽니다. 당장 내 목에 칼이 들어오는 경험을 당하는 남성들 입장에서는 반발이 거세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정치권은 여성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남성 취준생의 이 절박한 심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단지, 너네들이 양보에 혜택을 누려왔잖아? 라고 억압하는건 더 큰 반발심만 불러올 뿐입니다.


반대로 말해서, 여성 할당제에 남성들이 이렇게 반발을 심하게 할만큼여성들에게도 취업에 있어서 '고추 스펙'이라 부를 정도로 절박하다는 것을 뜻하겠지요. 남자에게는 그 사소한 우위(지원자가 좀 많아야지....씨부엉)가 여성들에게는 목맬 정도라는 것이지요. 이대로 두면 여성들에게 불리한 것도 맞으니, 곧바로 해결하고자 하는 그 의지로서의 여성할당제에 대해서 수긍은 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구닥다리 기득권층이 이런 주장하는 것이 참으로 아니꼬와 보입니다.

뭐, 기득권이 아니거나, 젊은 정치인들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되겠냐만은....


솔직히 혜택본 것은 윗 세대들이지, 지금 당장 취업전선에 뛰어들려는 세대들은 아니거든요. ( 물론 윗 세대 남성분들 모두가 직접적인 가부장제의 혜택을 본 것은 아닙니다. ) 남녀차별에 대한 의식도 희미해져가고 있고, 사회적 분위기도 평등으로 나아가는 추세에서 지금의 20 ~ 30 남성은 남자로서의 혜택을 본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보다 더 상대적으로 남성적 혜택을 받은 기득권 사람들이, 남성 혜택 많이 받아 왔으니 20 ~ 30대 남성들이 양보해야지?ㅎㅎ 하고 있으니 열받지요. 남성도 힘들다는 목소리조차도 아예 배재해버리는 그 상황이 참으로 엿같습니다 그려.


뭐 어쩌겠습니까. 사회는 천천히 변해가는 것이고, 변해감에 따라서 혜택보는 자와 아닌 자로 나뉘게 되는데...


하지만, 최소한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는 제스처라도 취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심한 남근다발들로 취급하지 말고요.


p.s 2

별도로, 남녀 프레임 이야기하면, 꼭 나오는 것이 '혼수/집장만 - 데이트 비용'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진 않았지만서도, 이 '혼수/집장만 - 데이트 비용'은 과거 가부장제의 잔재이며, 이 부분에서만큼은 남성이 피해자입니다. 과거 남성들에게 부과한 책임의식이 먹고 살기 힘든 이 때에도 여전히 남아서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여자가 강요하는 것도 있겠지만, 남자 스스로 피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내 여자를 경제적으로 책임지지 못하는 무능력한 남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그런 책임의식 때문입니다. 


취직 문제는 취직 문제고, 혼수/집장만 - 데이트 비용 분담 문제는 분담 문제고, 징병 문제는 징변 문제로 각각 별개로 다루어져야 합니다. 다만 이게 성별 대결로 인해 '너네 이기적이야, 너네 이기적이야!'라고 서로를 향해 상처 입히니까, 뒤죽박죽 섞이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