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에 대한 심리적 분석 - 전근대적 가부장제의 종말
박사모는 한 단어로 '가부장제 시대의 잔재들'이라 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그들은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인 1표로 대통령을 '임명'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대통령에게 권력과 권한을 잠시 빌려주는 것이 민주주의다.
제대로 일을 못하면 다시 거둬들이는 것이 당연한 민주주의다.
허나 그들은 대통령 = 국가의 원수 = 가장(家長)이고, 이 가장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것이다. 즉, 가부장제를 뼈 속까지 익히고 살아온 이들이다. 아무리 아버지가 폭력에 도박을 하는 개망나니라도 아버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접해야 했던 나날을 살아왔던 이들이다. 감히 아버지를 때린다거나 고소한다거나 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할아버지도 그런 권위적 삶을 살아왔고, 할머니도 그에 순응하여, 며느리인 어머니를 구박했지, 아버지를 감싸던 그런 시대였다. 이들 역시도 나이가 먹어 드디어 아버지가 되었다. 절대 권력을 맛볼 시기가 온 것이다. 아버지에게 홀대받던 어머니 조차도, 이젠 집안의 가장이라는 자신의 말을 들어야 할 것이다. (삼종지도)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내 손주들은 가장의 권위를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의 권위는 이제 A4용지의 한 장만큼이나 작아져 버렸다.
자신들은 그렇게 보고 배우면서 자라왔는데, 이제와서 자신들보고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으라는 시대가 온 것이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이젠 가장의 노릇도 못하게 되었다. 전에는 그나마 돈이라도 벌어오니까, 큰 소리라도 땅땅 쳤는데, 이젠 돈마저도 못 벌어오는 식충이 비슷하게 된 것이다. 허나, 지난 날 자신들이 키워준 노력은 있으니까, 큰 소리칠 자격은 된다고 여긴다. 하지만 외부적 시선까지는 막을 수 없다. 옛날에는 '남자노인'이라는 것만으로도 마치 전역 직전의 말년병장과도 같은, 조용히 지내는 권력자 느낌이었는데, 그것이 사라진 것이다. 가부장제의 끝을 승복할 수 없는 것이다.
이들에게 남자와 나이는 절대적인 신성불가침의 권력인 것이다.
그 달콤했던 시기, 그 달콤한 권력을 손에 놓고 싶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때 그 시기를 만든 박정희는 못 잊는 것이고, 그 딸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한 국가의 가장이신 대통령 말이라면 꿈뻑 죽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대를 벗어난, 그 가부장제의 권위시대를 끝내버린 대통령은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권위의식을 타파하려 했던 노무현 같은 이들은 대통령이 아니고, 대통령감도 아닌 것이다. 그들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가부장제의 관습에 따라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그들은 가부장제를 타파하려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게 된 메카시즘-종북이며, 빨갱이로 낙인을 찍어놓고 애초에 대통령이 아니었다고 부정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가부장제를 부정할 필요가 없어지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죽자살자식으로 김대중을, 노무현을 부정하는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으로 생각하는 것이며, 가부장제를 상징하는 박근혜야 말로 구원의 화신인 것이다.
그들은 '애국애족'이라는 단어 하나에 집착하여 집 안팎에서 잃어버린 권위와 자존감을 되찾으려는 것이다. 그들은 지난날의 영광을 찾기 위해서 투쟁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그들을 무시하고 괄시해도, 자신의 대통령을 탄핵하는 불순한 세력을 향해 싸우는 것이다. 아직 '애국애족' 할 힘은 남아 있다며, 젊은이들 향해 노익장을 과시하는 것이다. 오히려 종북세력에 넘어간 저 젊은이들과 저 세력들이 문제인 것이다.
그들은 가부장제에 대한 향수와 지난 날의 권력에 대한 영광에 집착하는 추한 존재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자들일 뿐이다. 권위와 가부장제의 시대를 거쳐오면서 몸에 밴 노비근성과 세뇌에 대해 일말을 동정을 할 여지는 있겠지만, 이제는 청산해야 할 구시대의 찌꺼기일 뿐이다.
구시대의 발악 때문에 아직도 사회에는 가부장제의 영향이 남아있지만, 결국 가부장제는 점점 더 옅어질 것이고, 마침내 소멸할 것이다.
필자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구시대의 인물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구시대의 발악이 얼마나 추한가를 겪은 필자로서, 찌꺼기가 되지는 않으련다.
추가적으로, 저 찌꺼기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들 역시도 청산해야 할 존재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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