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에요.
추적추적 비가 내리네요. 다음 주부턴 장마라던데.
우산을 쓰고 마트에 다녀왔어요. 빗줄기가 더 굵어지기 전에 말이지요. 들고 올 짐만 아니었으면 우산없이 다녀올 정도였지요.
전 이런 날씨가 좋아요. 비가 살짝 내리지만 구름이 완전히 끼지 않아서 밖이 환한 그런 날씨가요. 비가 내려 시원한데, 우중충하지는 않고, 또 밖이 환해서 하늘을 구경하기도 좋죠. 조금씩 조금씩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비 오는 날씨와 비 내리지 않는 날씨를 둘 다 볼 수 있는 그런 날씨지요. 살짝 억지부려 말해보자면, 비 오지 않는 날씨에서 비 내리는 날씨로 변화하는, 틈새 사이의 날씨라고 할까요. 정확히는 비 내리는 날씨지만요. 올 땐 빗줄기가 더 약해져서 우산을 안 쓰고 왔어요. 다닐만 하더라구요.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민트색 우산이 없었다는 점? 예전에 편의점에서 샀던 모네의 파라솔 든 여인이 그려진 민트색 우산이 사라져 버려서 민트색 우산을 새로 산 적이 있어요. 꼭 그 우산을 사고 싶었는데, 찾을 수 없어서 최대한 색깔이 비슷한걸로 민트색 우산을 샀지요. 하지만 그 우산도 사라져버렸어요. 우산을 자주 잃어버리는 편이 아닌데. 우산을 어쩌다 잃어버린 건이 기억이 안나더군요. 집에 갔고와서 소파에 놔둔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찾을 수가 없었죠. 잘 찾아보면 집안 어디선가 나올 것 같아서 새로 사기도 그래요. 언젠가는 나올테지만 좀 더 빨리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오늘의 추천곡은 에픽하이 - 우산(feat.윤하)에요. 빗줄기가 가볍게 내릴 때면 종종 생각나는 곡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명곡이지요. 유행이 지났더라도 어느 순간, 어느 삶 속에서 계기만 있다면 문득문득 떠올리게 만든다면 그것이 바로 명작이고, 명곡이라 생각해요. 비오는 날의 노래라 하면, 바로 '어느 새 빗물이 내 발목에 고이고-'하는 윤하의 목소리가 떠오르지요. 만들어진 지 10년이나 지난 노래인데. 비 내리는 집안을 그린 뮤직비디오도 매우 충격적이었지요. 요즘 아이들에게 비 오는 날의 명곡을 물어본다면, 헤이즈 - 비도 오고 그래서를 말하지 않을까 싶네요. 떠올리는 노래에 따라서 세대를 알 수 있으려나. 헤이즈의 노래도 벌써 5년이나 지났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에픽하의 우산은 좀 더 잔잔하게 비가 내릴 때 생각나는 노래고,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는 빗줄기가 굵은 밤에 어울리는 노래 같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주말 동안 장마가 북상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된다고 하니, 다음 주 쯤엔 당신도 빗소리를 들을 수 있겠네요.
p.s
일할 때마다 '돈이 많아서 일 안하고 맨날 놀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오늘은 문득 무언가 할 일이 계속 있다는 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전에 일 있어서 일 좀 했어요. 자잘한 일들이 계속 있는 것 같아요. 주말에도 뭔가 할 것들이 있네요.
p.s 2
오늘의 추천곡
(명곡이지요.) 에픽하이 - 우산(feat.윤하)
(편지 쓰다 생각나서) 헤이즈 - 비도 오고 그래서
(마트에서 틀어줘서) 소녀시대 - 소녀시대
(장마가 북상한다고 해서) 에피톤 프로젝트 - 서랍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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