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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생각한다는 것 - 사라져가는 담론

사회를 생각하고, 시민을 생각하며, 미래를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여유가 생겨서 카페에 다녀왔어요. 오래 전에 사뒀던 '명견만리'라는 책을 들고요. 가볍게 앞부분만 읽었는데, 꽤 진지하게 한국 사회와 미래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서 무척 좋았어요. 이런 책을 읽다 보면 또 진지하게 사회에 관하여 생각해왔던 것들이나 분석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과거엔 이런 생각들을 이곳에 남기며 차분히 정리하곤 했는데, 그런 글들을 쓴 지 오래됐네요. 그냥 이젠 의도적으로 그런 생각을 잘 안하는 편이에요. 이따끔씩 나의 소식을 전하며 편지를 쓰는데 만족하곤 하지요. 워낙 성격이 재미없고, 진지하고, 또 부정적인 편이라, 사회에 대한 이런 생각, 저런 생각 하다보면 글들이 암울하니..

일상 2022.05.22

옛 사진 편지

옛 사진을 본 적 있나요? 안녕하세요. 일주일 만의 편지네요. 오늘은 사진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해요. 저번 편지는 옛 노래의 편지 였는데, 공교롭게도 이번엔 옛 사진에 대한 편지를 쓰게 됐네요. 혹시 사진 찍는 걸 좋아하시나요? 요즘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을 많이 해서 그런지 사진을 열심히 찍지요. 인스타그램용 사진이 아니라 할 지라도 사람들은 추억 때문에, 너무 멋진 풍경 때문에 사진을 찍곤 해요. 사실 전 사진을 잘 안 찍는 편이었어요. 왠지 사진을 찍는 것이 부끄럽고, 또 제 모습에 자신이 없었거든요. 반대로 누군가를 찍지도 않았어요. 덕분에 제 휴대폰 속 사진첩에는 몇몇 풍경 사진들과 어느 어플에서 받은 배경 사진만 잔뜩 있지요. 혹은 캡처했던 좋은 대사나 명언들 뿐이에요. 오늘 문득 사진첩을 열어..

일상 2022.05.13

두려워하지 말기

비대면의 시대가 되어서 그런가. 아니면 공급자와 수요자가 마주칠 일 없이 편하게 서비스를 공급하고 받을 수 있게 돼서 그런가. 사람들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두려워하기보단 그 낯섦에 대한 거북함이라고 해야 하나. 자주 얼굴을 보거나 일상에서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과는 친밀하게 잘 다가가지만, 1회용 인간관계 - 잠깐의 필요함에 의해 만나는 관계는 굳이 관계를 맺고 싶지도 않고, 정체를 모른다는 경계심이나 낯섦 때문에 대면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편안함을 선호하다 보니 불편함에 대해 비선호하는 것을 넘어서서 두려워하는 느낌이랄까요. 오래전 한 다큐멘터리로 유행했던 '불편한 진실'이란 단어처럼, [어떤 사실-진실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어느 방식으로..

옛 노래의 편지

내일은 하루만 지나면 휴일이네요. 그래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늦은 밤 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날 공휴일인데 잘 쉬셨나요? 사실 우린 어린이가 아닌데 말이지요. 그래도 이런 날이 있어야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놀아주고 밖으로 외출이라도 하지요. 어린이 날이라는 핑계 삼아서요. 어른이라는 건 그런 거 같아요. 무언가 이유가 있어야만 행동하지요. 누군갈 만날 때 이유가 있어야 하고, 말을 꺼낸 것도 이유가 있어야 하지요. '그냥'이라는 단어를 참 못 쓰는 것 같아요.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하고 감정을 드러내려면 이유가 있어야 하지요. 그만큼 사회 속의 나 라는 존재에 묶여 있다는 방증일테지만, 어쩌겠어요. 어른이니까요. 모처럼 오늘 하루가 슬프거나 화가 나는 날이 되지 않고 아이들에게..

일상 2022.05.06

안주하지 말라.

살아가면서 느낀건데, 사람은 자신이 직접적으로 불편함을 겪지 않으면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안주할 수 있는 범위가 존재한다면 - 살아가는데 지금 당장 큰 문제가 있지 않다면, 기존에 살아왔던대로 살아가려 한다. 어떻게든 삶이 흘러가기 때문이고, 흘러가는대로 살아가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변화하려면 직접적인 불편함을 느껴야만 한다. 물론 불편해도 좀 더 편하게 바꾸려 하지 않고, 그냥 불편한대로 적응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우리가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개선되지 않고 퇴보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안주해선 안 된다. 삶에서 가장 위험한 것 중 하나는 안주하는 것이다.

도구와 능력 그리고 앞날

오래 전 저는 도구의 효율성과 사람의 능력에 관해 짧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이야기했던 것을 다시 꺼내보려 합니다. 도구가 발전될수록 사람의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정확하게 말해서, 도구가 발전될수록 우린 효율적으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게 되지만, 우리 자체의 능력은 퇴화하는 방향으로 변해갑니다. 어쩌면 해당 도구들을 사용하는 능력이 발전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도구들이 갑작스러운 일로 인해 사용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일입니다.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온갖 도구들이 주변에 넘쳐납니다. 우린 약간의 돈만 지불하면 언제든지 해당 도구들을 신속하고 정확한 시간에 받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혹은 돈은 있지..

편지

안녕하세요? 일주일만의 편지네요. 오늘 오전에 날씨가 하도 좋아서 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일이 있어서 밤에 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 같아요. 자연스레 이런 일, 저런 일을 구구절절 펼쳐놓지요. 마치 어린애가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재잘재잘 밖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는 것처럼요. 아마도 이 편지를 읽을 청자를 고려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요. 이 편지가 즐거운 분들은 편지를 보고 가실 테지만, 이 편지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 분들은 금세 닫기를 누르고 가실 테지요. 우린 대화를 하더라도 아무리 친하더라도, 말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상황이나 상대방을 고려해서 가리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편지는 마음 ..

일상 2022.04.30

아멜리에

아멜리에 감독: 장 피에르 주네 개봉일: 2001. 10. 19 재개봉일: 2021. 12. 15 장르 : 코미디, 로맨스, 멜로 영화를 처음 보면서 든 생각은 '이게 왜 로맨스 코미디지?'였지만, 다 보고 난 후에 든 생각은 '이래서 로맨틱 코미디구나.'였다. 더불어 이 영화는 호불호가 매우 갈릴 거란 생각도 들었다. 아마 이 영화가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잔잔한 전개 방식과 나래이션이 있는 프랑스 영화 - 익숙하지 않음 때문이라 생각한다. 영어로 진행되는 해외 영화에 익숙한 탓에 불어로 진행되는 것이 익숙지 않은데, 나래이션까지 있으니 뭔가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데, 전개 방식마저도 관객들을 확 휘어잡는 것이 아니라 잔잔하게 진행되는 방식이라 흥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처음 상영이 되는 몇 분만에 호불..

취미/영화 2022.04.30

편지

반가워요. 날씨가 좋네요. 그래서인지 편지를 자주 쓰게 되네요. 빨래방에서 운동화를 빨래하는 동안 편지를 씁니다. 이렇게 바람도 불고 햇빛도 내리쬐는 기분좋은 날엔 아무것도 안하고 나른하게 쉬고 싶어요. 빨래는 세탁기가 열심히 하고 저는 아무것도 안한 채 쉬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천성이 베짱이인지라 나른하게 쉬는 걸 좋아해요.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느끼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려면 부지런해져야 하더라구요. 해야할 일이 많아요. 일상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요. 물건을 소유하게 되면 주기적으로 물건을 관리해줘야만 해요. 예를 들자면, 제가 지금 주말에 운동화를 세탁하듯이 말이지요. 자동차도 주기적으로 세차해야 하고 정비도 해야 하지요. 화장품이나 치약, 비누, 세제 등 부..

일상 2022.04.24

있는 그대로 : 진실은 없다.

'있는 그대로.' 라는 말을 저는 좋아합니다. 유사한 말로는 '말 그대로'가 있겠군요. 말하는 내용에서 덜어내지도, 덧붙이지도 않고, 그 자체로 받아들이길 강조하기 위해 종종 쓰이는 말입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 라는 말만큼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사람은 행간을 읽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떠한 사실을 언급할 때, 사람들은 그 사실들을 저마다의 생각대로 왜곡하여 해석할 것입니다. 진실은 없습니다. 인간은 행간을 읽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전 있는 그대로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p.s 행간을 지배하는 자가 사람을 지배할 것입니다.

긍정에의 편지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주말에 편지를 쓰려고 했는데 늦어졌네요. 2주 만의 편지입니다. 최근에 벚꽃이 활짝 폈는데 벚꽃 구경은 좀 다녀오셨나요? 날씨도 좋아서 벚꽃 구경 가기에 무척 좋았는데 말이지요. 전 바빠서 벚꽃 구경을 가지 못 했답니다. 대신 길을 오가며 길가에 핀 벚꽃들을 구경했답니다. 비록 직접적인 목적이 벚꽃 구경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길을 오가며 보는 것 역시 벚꽃 구경이긴 하지요. 알게 모르게 어느새 길가에 벚꽃나무들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누가 옮겨 심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말이지요. 덕분에 눈호강 좀 했어요. 벚꽃 구경은 다음에 볼 기회가 또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벚꽃이 생각보다 빠르게 피고 지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긴 해요. 1년에 볼 수 있는 날이 며칠 안 되는데, 바쁜 일정과..

일상 2022.04.18

과거를 사는 인간

과거를 사는 인간들이 있다. 그들은 과거를 잊지 못하고 끊임없이 과거를 되내인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가 아니라 과거를 되내이는 현재일 뿐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현재를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과거는 잡을 수 없고, 미래는 닿을 수 없다. 우린 오직 현재만을 붙잡을 수 있다. 앞으로, 앞으로. 현재만을 살아냄으로써 나아가 잡을 건 미래뿐이다. 우린 답을 찾아낼 것이다. 늘 그랬듯이. 미래가 긍정적으로 흐를 것이라 믿는 수 밖에.

세월 속의 기억들과 감정들

세월이 흐르며 모든 것들이 삭아가도 가슴 깊게 박힌 감정과 기억들은 여전히 어딘가에 남아있다. 그러한 감정과 기억들은 어떤 까닭으로 한번씩 한번씩 상자가 열려 사람을 괴롭힌다. 난 과거를 존재 않았던 것으로 취급하기로 했었다. 실제로 많은 부분을 지워버렸다. 허나, 까닭 모를 증오와 분노, 슬픔만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래서 어떠한 계기로 감정들이 떠오를 때면 사건조차 지워지고 이름조차 희미해질 과거의 인물들을 떠올리며, 만나게 된다면 비꼬고, 저주를 퍼부어 주고 싶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들은 뭐 그런 걸 가지고 아직까지 그러고 있느냐고 그럴 것이다. 분명 오랫동안 가슴에 담고 있는 것은 스스로 독을 품고 있는 것이다. 멋지게 사는 것이 복수고, 그대로 잊어버리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이라는 말은 분명 정론이..

세월의 무게

나이먹은 것을 핑계로 실수를 당연시 하지 말고 변화하지 않으려는 것을 정당화하지 말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주의를 기울이고 변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세월의 무게다. 우리 모두 알고는 있지만 지키기 어렵다. 세월의 무게는 참으로 버겁다. p.s 어떤 어르신을 보고 든 생각. p.s 2 과연 나는 시대를 따라갈 수 있을까. 이미 조금씩 뒤쳐지는 것 같은데.

만남에 의미가 생기는 나이 -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어릴 때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새롭고 특별했기에 의미가 깃들지 않았다. 특별하다는 것은 다른 모든 것들 중에서 어떠한 고유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뜻하니까. 모든 것이 특별하다는 것은 모든 것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것은 그냥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나이를 먹은 지금, 이젠 어떠한 것들이, 어떠한 행동들이 의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옆집에 산다는 것만으로, 나이가 같다는 것만으로, 같은 장소에서 논다는 것만으로도 만남은 자연스레 이루어졌고,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젠 만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됐다. 특별히 시간을 써서, 수고를 곁들일 정도가 된 사이. 만난다는 것은 이제 그런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우산을 함께 쓰는 것도 이젠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친구나 지인 정도..

대한민국, 불안과 신격화하는 경향

살아가다보니 한국 사람들은 무언가를 신격화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좀 더 정확하게 보자면, 삶이 불안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절대화 시키는 것이 아닐까. 불안감은 명확하지 않은 것, 알 수 없는 무언가에서부터 나타난다. 자신이 믿고 있는 절대적인 무언가가 생겨나는 순간, 자신의 삶의 모든 것들에 대해 설명이 가능해지고 불안감은 해소되니까. 그리고 자신의 삶은 그 절대적인 것을 기준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것은 심리적인 이유가 크다. 지능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종종 사이비에 빠진 이들을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멍청하다고 비난하곤 한다. 불안감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의심의 씨앗을 뿌린다. 어느것 하나 믿을 수 없을 때, 믿음직스러운 무언가가 나타난다면 우린 그것을 의심없이 집어들 것이다..

4월의 편지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이에요. 매번 하는 말이지만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편지를 씁니다. 정말로 오래 전부터 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바빴어요. 전에는 글쓰기가 싫어져서 잘 안쓰게 되었지만, 이번만큼은 쓰고 싶은대도 불구하고 바빠서 달을 넘기게 되었네요. 그렇다고 글 하나 쓰지 못할 만큼 하루종일 바빴냐고 물으신다면 수긍할 수는 없어요. 온종일 바쁜 것은 아니었으니까. 약간의 휴식과 여유시간이 있음에도 그 짧은 시간을 편지를 쓰는데 할애할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는 탓이지요. 오늘 만우절이지만 바빴다는 것만큼은 진실입니다. 벌써 4월 1일이라니 시간이 참으로 빠르네요. 그리고 지난 3월엔 코로나에 걸렸었어요. 정확한 진단은 아니지만, 가족이 걸리고 나서 그 뒤로 약간의 열과 코막힘, 기침 등의 ..

일상 2022.04.01

추억은 추억으로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는 것이 낫다는 말. 추억은 오직 마음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기에 추억엔 늘 기대나 환상이 들어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추억은 현실이 아니기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 100프로 일치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인 이상 우리는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의 기대가 깨져나가면 실망하게 된다. 추억이 추억으로 남기 위해선 추억을 추억으로 남기는게 낫다.

누군가의 불행이 행복이 되는 시대

누군가의 불행이 누군가의 행복이 되는 이 시대.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는 사실이 이해가면서도 개인들이 그러한 사회의 부품들로서만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멀어지면 춥고 가까우면 한 줌 재로만 남아버릴 불꽃처럼 멀어지기도, 가까워지기도 어려운 사회다. 우린 평생을 입장에 따라서 타인의 불행에 대해 울고 웃을 것이다.

문득 그리고 달콤쌉싸름

따스한 봄날. 뿌옇게 흩날리는 대기를 보고 있노라면 문득 당신이 떠오르곤 한다.뿌연 흙먼지에 반사된 햇빛들이 당신을 향한 아련함과 비슷하기 때문일까.되돌아 생각해보면, 당신과 있던 그 때가 참 그립다고 생각한다. p.s 사진을 봐도 우울함만 더해지는 이 때. 유일하게 달콤쌉싸름함이 느껴지는 것은 당신과의 추억뿐이다.

봄이 오길 바라며

오랜만이에요. 겨울의 시기 어린 마지막 투정도 끝나가고 완연한 봄 날씨가 찾아왔네요. 마냥 평화롭다고 말하기에는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달리 표현할 길 없이 날씨가 참으로 평화롭네요. 한가롭다고도 하지요. 영화 중에 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밀란 쿤데라의 을 영화화한 작품이지요. 필립 카우프만 감독은 영화 을 통해서 정치적이지 못한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지요. 공교롭게도 역시 소련(현 러시아)의 침공을 배경으로 갖고 있네요. '프라하의 봄'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프라하에 찾아오는 봄이라는 뜻이에요. 당시 사회주의 공화국이었던 체코가 자유화 운동을 하던 때를 가리키는 단어예요. 세계 2차 대전 당시 나치를 막기 위해 체코를 지켜주던 소련은 후에 자유를 열망하던 체코에 위기의식을 느..

일상 2022.02.26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 감독 : 요하네스 로버츠 개봉일 : 2022. 1. 19 장르 : 호러, 액션, SF 여러모로 뭐라 평하기 애매한 영화. 개인적으로 레지던트 이블 영화를 매우 좋아하는 편이다. 게임도 끝까지는 아니지만 한두 번 해 본 편이고, 게임 스토리를 요약한 영상도 꼬박 챙겨 봤던 사람으로서 이 영화는 뭐라 평하기가 그렇다. 영화가 허술한데, 허술하지 않다. 게임 자체는 플레이어가 하나씩 하나씩 흑막을 파헤치는 스타일로서 순차적으로 등장하지 않기에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헷갈릴 수가 있지만, 이 영화는 보기 좋게 정렬해놨다. 다만 영화 한 편에 모든 것을 담아내려다보니 전개가 빨라 내용이 조금 부실하다 느껴질 수도 있지만,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다. 오히려 게임을 안 해 본 ..

취미/영화 2022.01.28

사탄의 인형 4 : 처키의 신부

사탄의 인형 4 : 처키의 신부 감독 : 우인태 개봉 : 1999.05.01 장르 : 코미디/공포 처키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영화, 사탄의 인형. 이번 영화는 사탄의 인형 시리즈 중 네 번째인데, 부제목에 달린 '처키의 신부'처럼 처음으로 처키의 신부가 등장하는 영화다. 는 독특하게도 홍콩 영화 감독이 찍었는데, 사탄의 인형은 매 편마다 다른 감독이 찍고 있다. 가 TV 시리즈로 리부트 된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처키 시리즈를 찾다가 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 처키1, 2를 TV에서 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영화를 공포감 있게 너무 잘 만들어서 한동안 무서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은 굉장히 잘 만든 수작이고, 한국에서는 1,2 더빙까지 해서 TV에서 방영했었다. 아마 성인들 중에 내용까지는 기억하지..

취미/영화 2022.01.28

1월, 일상편지

안녕하세요? 오래만은 아니고, 2022년 첫 편지인데 불쾌한 편지만 쓰긴 그래서 좀 더 마음 편한 일상적인 내용의 편지도 곁들일까 합니다. 일단 가볍게 날씨 이야기부터 해볼까 해요. 날씨가 많이 풀렸네요. 지금 이 편지를 쓰고 있는 밤에도 기온은 영상을 가리키고 있네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8도까지 떨어지던 밤인데 말이에요. 한국도 그렇지만, 외국을 보면 온난화가 심각하긴 한가봐요. 혹시 커피 좋아하세요? 안타깝게도 올 한 해 커피값이 오를지 몰라요. 세계 최대 원두 생산지인 브라질이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거든요. 라니냐 현상으로 한쪽은 홍수, 한쪽은 가뭄, 한파로 인한 냉해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거든요. 음...가벼운 편지? 마음 편한 편지? 여튼 그런 슬픈 소식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

일상 2022.01.25

손절 편지

오랜만이에요. 연말 편지를 쓴 이후 첫 편지네요. 첫 편지가 많이 늦었어요. 시기가 애매하죠. 1월 첫 주도 아니고, 그렇다고 설을 맞이한 주도 아니고. 전부터 써야겠다 생각만 하다가 애매한 날에 편지를 씁니다. 첫 편지이니만큼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샘솟는 편지가 되어야 하는데, 별로 좋지 않은 내용의 편지니 부정적인 것을 별로 보고 싶지 않다면 그냥 넘기시길 바랄게요.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자신의 불행을 전시하는 사람들이요. 자신이 얼마나 불행한지, 그리고 얼마나 힘들며, 애쓰고 사는지 알리고 다는 사람들이요. 이런 사람들은 멀리해야 할 사람들이에요. 주변에 있다간 감정 쓰레기통으로 전락하고 만답니다. 오래 전에 살다보면 징징거리기도 하고, 때론 징징거림을 받아주는게 교류고 관계 아닌가 하고 글을 ..

일상 2022.01.25

그 정도뿐인 인간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는 사람들에게 무력감을 학습시키며 도덕적인 비판 보단 그 편에 서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을 점차 각인시킨다. 그러한 사실들은 사회를 좀 더 낮게 이끈다. 법을 넘나드는 자들이 되려 큰소리 치고, 잘못된 것을 교정하자는 목소리는 작아지며, 사회적 신뢰도는 완전히 망가지기 시작한다. 이제 사람들도 그러려니 하는 마인드와 자신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좇아 나쁜 쪽으로 변화한다. 최근 들어 제대로 된 처벌을 본 적이 없다. 법이 사람에 따라 경중이 달라진다. 더 노골적으로 변했고 사람들은 양분됐다. 법 위에서 조롱하는 사람들과 눈 가리고 아웅하며 이에 편승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러려니 하며 수긍하고 냉소적이게 되어버린 사람들과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풀이로 상대방의 꼬투리 잡기에..

필연적인 도덕적 비용

모든 사회적 변화에는 비용을 요구한다. 모든 사회적 도덕성은 돈을 필요로 한다. 도덕적 비용에 대한 허들과 부담은 사람마다 다르다. 발전된 문명에 살아가던 사람들은 이 사실을 쉽게 망각하곤 한다. 그리고선 자연스레 이루어지던 문명의 혜택처럼 입으로 도덕을 외치면 알아서 해결될거라 착각한다. 직접적인 길보다 우회적인 길이 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인 주장은 너무나도 하기 쉽다. 도덕적인 길을 닦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세상이 도덕적일 수 없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 시대의 자기연민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누구나 자기연민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대게 나의 이 감정들을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궁극적으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우리 자신도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자기 연민은 일종의 자기애와 맞닿아있는데, 이는 "이 세상에서 어느 누가 나를 이해해 줄 수 있을까. 나 자신이라도 스스로 이해해줘야지." 와 같은 것이다. 이것이 심해지면 우울한 나르시시스트가 된다. 우리가 종종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자아도취, 심각한 자기애, 비련의 주인공이라 여기는 마인드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이것을 견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합리화나 주지화를 통해 본인을 포장한다. 그리고 이는 슬프게도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