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희망의 편지

어둠속검은고양이 2025. 3. 28. 03:30

안녕.
오랜만이에요.

평일엔 회사를 가야 하는데. 왠지 잠들기 싫어서 억지로 깨어 있네요. 올해는 무척 다사다난한 사건이 많네요. 편지의 첫 시작부터 조금 우울하게 시작하게 되는데, 참 나라가 망조가 든 것 같아요. 역사적으로도 그랬죠. 중앙 귀족들은 서로 분열돼서 싸우고만 있고, 지방은 각자도생하게 되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요. 딱 그런 느낌이에요. 티비를 켜면 뉴스로 정치적 싸움 혹은 각종 사건 사고에 분투하고 있는 사람들만 연일 보도되고 있어요. 지방에서는 온통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는데, 서울 고위층들은 정치적 싸움만 열심히 하는 느낌. 제가 티비를 잘 보지 않아서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자그마한 시골에서 살고 있는데,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빠서 자연스레 세상사에 관심이 사라지더라구요. 정치에 무관심한 대가는 상당히 크리란 걸 알고 있지만, 아무래도 좋은 느낌이네요.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곳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라. 저의 예전 글들을 보면 알겠지만, 대한민국은 수도권만 해당 되잖아요? 그 외 지방은 먼 나라일 뿐이지. 투자가 적어져 인구도 적고 인프라도 적어져 버린 곳에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것을 들이밀어 합리적으로 배제해버리는 걸요. 소중한 세금을 낭비하면 안되니까요. 좋은 시설은 전부 수도권에. 혐오시설은 사람도 없고 부동산도 싸고 인프라도 없는 지방에. 결국 지방은 수도권의 부동산을 올려주기 위한 들러리일뿐인 걸요. 성별 갈등에, 세대 갈등에, 이젠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까지. 경쟁의식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은 경쟁의식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빠르게 분열하여 멸망하는 최초의 국가가 되겠죠.

아, 안 좋은 습관이 나왔네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 생각들이요. 지울까 하다가 그냥 놔둘게요.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여튼 올해는 다사다난한 사건들이 많아요. 살아가다보면 아픔도 있고, 슬픔도 있고, 사건도 있지만, 그것들을 이겨내며 우리의 삶이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거라 생각하기에 그것들의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하지만, 그래도 막상 이 세상엔 슬픔이나 상처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어요. 맞아요. 이 편지는 사실 새벽 감성에 취해서 쓰는 글이에요. 피아노 곡도 틀어져 있으니 감성에 취하기 딱 좋은 환경이죠. 새벽에 감성적이게 되는 이유는 아마 모두가 잠든 이 때, 오롯이 자신의 마음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어떤 이의 글을 봐서 그래요. 그 글에 쓰인 마음이 참으로 아파보여서. 안타까워서.

살아가다보면 일이 뜻대로 안 풀릴 때가 있어요. 나도 '삶이 그럴 때도 있지'라고 초연한 듯이 말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관조하는 마음을 유지할 수 없을 거예요. 당장 닥친 일에 온 신경이 쏠려서 시야는 좁아지고, 감정은 부정적이게 되고, 간절해질 거예요.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내 뜻과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주변 상황에 절망할 거예요. 그런 사람에게 힘내라거나 괜찮아라고 감히 위로를 건낼 순 없을 거 같아요. 닿지 않을 거란 걸 알기 때문에요. 의미없는 말일 뿐이죠.

단지 안타까울 뿐이에요. 이제와서 말이죠. 언제부터 관심 있었다고. 애초에 나와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일 뿐인데 말이지요. 이 편지도 그저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안타까운 감정을 털어버리기 위해 쓰는 것일 뿐. 당사자는 떠나고 없는데, 그 마음은 이미 훨훨 날아가버리고 없는데.  그저 괜히 새벽에 잠 못드는 사람 하나가 뒤늦게 글을 보고서 마음이 동해 이렇게 끄적끄적 글을 쓰고 있는거죠.

그래서에요.

상처도 슬픔도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새벽 감성으로 편지를 써봐요.
하지만 욕망으로 점철된 세상과 우리네 인생이 지속되는 한 슬픔도, 고통도 계속 되겠죠. 하지만 반대로 기쁨도, 행복도 있을 거예요. 분명히 있을거라고 장담드릴 순 없어요. 모든 것은 가능성이니까요. 억까하는 인생도 있을 것이고, 행운으로 점철된 인생도 있을 거예요. 다만 부정적인 면을 보는 저의 사고방식상 고통이나 슬픔도 있을 거라 강조하는 것뿐이죠. 모든 것은 가능성이기에 계속할지 그만할지 오로지 본인의 선택만 있을 뿐이죠. 선택의 결과는 알아서 찾아올 뿐이에요. 어떤 이는 희망고문이라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전 계속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인생은 늘 가능성을 보며 이어가는 거니까요. 희망이 중요한 이유죠.

모두가 미쳐 날뛰는 대 마녀사냥 시대에 더 이상 비극은 없길 바라며 이번 편지는 희망의 편지라 제목을 써봅니다.
다음엔 정신 차리고 좀 더 멀쩡한 소식으로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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