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young and beautiful

어둠속검은고양이 2025. 3. 11. 00:35

오랜만이에요.

전부터 생각해보던 것들을 2월에 올린 뒤로, 쭉 글을 쓰려고 했어요. 쓰려고 했다는 말처럼, 쉽게 지켜지지 않았네요. 게으름이라기보단 조금 바빴어요. 주말에도 일정이 있었구요. 그래도 시간을 낼 수 있었음에도 쓰지 않은 것은 결국 의지와 게으름 문제지요. 다시 원점이네요.

young and beautiful은 노래 제목이에요. Lana Del Rey가 부른 노래로 영화 개츠비에서 ost로 쓰였죠. 영화 개츠비와 잘 어우러진 노래에요. 가사가. 가수의 목소리가. 가사는 마치 개츠비의 데이지를 떠올리게 만들지요. 개츠비의 사랑을 믿지만, 그 사랑이 더 이상 자신을 향하지 않게 되진 않을까 끊임없이 물어보지요. 그건 마치 개츠비에 나온 구릿빛 비소와도 같아요. 매력적인만큼 치명적이지요. 개츠비의 사랑이 매력적이고 매혹적이라서 그만큼 불안함도 커지는 거지요. 너무나도 달콤해서 두렵다니 이 무슨 아이러니컬함인지요. Lana Del Rey의 목소리는 신기루와도 같았던 날들을 잘 드러내줘요. 무더웠던 여름날 밤, 몽환적이었던 한여름 밤을 음색으로 드러내지요.

전 한 때 이 영화를 좋아했어요. 노래도.

한동안 잊고 살다가 우연히 Lana Del Rey의 dark paradise 듣고서 관련 노래를 찾아보니 young and beatutiful이 나오더라구요. 잊고 있었던 서랍을 열게 된 느낌이 들었어요. 제 목소리 취향은 한결 같구나 싶네요.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며 편지를 쓰고 있어요. 저에겐 데이지 같은 사람이 있어요.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이 노래와 참 잘 어울리겠다 떠오르던 사람이.

난 그 사람에게 개츠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 사람이 그걸 원했으니까.

....
한때였어요.

그 사람과 가까워졌던 것도 무더운 여름날이었죠. 무더운 날, 열대야로 잠 못 들던 날. 밤샘 과제와 시험으로 함께 지새우던 날. 더위 때문인지 열기 때문인지 분간이 가지 않던 그 날, 그 밤. 밤 산책. 그래서 이 노래가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이 노래를 추천해드리고 싶은 건 그저 지극히 개인적 감정이에요.
장황하게 말했지만, 별로 와닿지 않으실 수도 있어요. 그래도 츄라이~! 츄라이~! 랍니다.

벌써 겨울이 가고 봄이 다가오네요.
조만간 벚꽃이 피고 질 때쯤 더위도 성큼 다가오겠죠? 그 땐 또 어떤 인연이, 어떤 일이, 어떤 노래가 제게 닿을지 궁금하네요.

건강히 잘 지내세요. 또 편지 할게요.

p.s
드디어 만년필을 샀답니다.
다음엔 자필로 써보도록 노력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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