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뉴스에서 경고했었던 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중진국의 함정'이라는 단어였다.
하지만 더 절망적인 것은, 우리의 '중진국의 함정' 뒤에는 저성장시대가 같이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개무시하는 일본은 GDP로 세계 3위을 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곳이다. 그러한 일본 역시도 저성장국면에 접어들면서 잃어버린 10년, 잃어버린 20년을 외치고 있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자살하고, 파산하였으며 아직까지도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이 역시도 일본은 1억이 넘는 인구로 내수시장이 받쳐주니 때문에 이정도였다. '일본'이기에 이정도로 버틴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답이 없다.
1.일본처럼 기술이 월등하지도 못하고, 개발도상국과 경쟁할 정도의 인건비가 되지 않는다.
2.내수시장은 1억이 되지 않는데다, 지하자원도 없다.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중진국에 함정의 원인을 보자.
부모님 세대는 빠른 성장 시대를 살아왔다. '사람'을 갈아넣어 이룩한 부는 대한민국을 세계 12, 13위 권에 올려 놓았다. 규모만 보면 엄염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는 것이다. 모든 개발도상국의 희망이 되어주는 대한민국이다. 자기들처럼 아무것도 없는 나라에서 노동력만 가지고 이렇게 우뚝 선 대한민국인 것이다. (실상 그들은 지하자원이 풍부해서 대한민국보다 오히려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더 크게 성장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 지하자원 때문에 내전, 선진국들의 간섭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참 모순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전체 GDP 규모는 어느 선진국 못지 않지만, 어째서 지금 세대들은 가난하고, 불행할까.
1.
사람을 갈아넣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후진국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이렇게 커져버린 파이는 결코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았다. 엄청난 빈부 격차를 가져온 것이다. 생각보다 빈부격차가 낮지 않느냐고, 통계를 보라 반박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직접적 부의 빈부격차가 아니다. 부를 만들어낼 '생산수단의 여부'인 것이다. 문어발식의 확장한 대기업과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은 자영업들을 보라. 이들의 빈부격차는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 처음엔 다 같이 못 살아서 티가 안난다. 성장하면서 격차가 조금씩 벌어지긴 하지만 아직 견딜만 하다. 지금을 보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2배로 커져 버렸다. 대기업은 그나마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기술집약적 산업의 자본을 바탕으로 모든 부문에 진출하여 시장을 잠식한 것이다. 그러니 중소기업이 크지 못할 수 밖에.....빈부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2.
이러한 빈부격차와 더불어 고질적인 한국형 산업들...즉, 유통업의 문제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산업화가 늦은 농업기반 국가로서, 농사를 지을 땅이 한쪽에 쏠려 있으며, 산맥이 많은 나라다. 그러기 때문에 유통, 물류의 기원 - 보따리 상인이 발달할 수 밖에 없으며, 다들 그것을 '장사'로 알고 살았다. 국가에서부터 상공업을 억제하고 농업을 중시하니, 생산력은 부족하고, 다들 '직접적 생산'이 되지 않는 물류업, 유통업에 종사하여 숟가락 얹어가는 장사치가 된 것이다. 비정상적인 자영업 비율, 그것이 아니면 특별한 기술이 없는 유통, 물류업....그로 인해 올라가는 물가.
그리고 이러한 산업 구조와 국민들의 정서는 매칭이 되지 않는다.
중진국의 함정 때문에 현 세대가 고통스러운 것이다.
현 세대들은 경제가 어느 정도 반열에 올라선 뒤, 올라서는 해에 태어난 아이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선진국형 사고와 마인드를 지니고 태어난다. '삶의 질'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 세대는 절대적 빈곤에 벗어나기 위해, 가정을 위해 '돈'에 목숨을 걸고 뛰어다녔다. '내 시간'보다는 '가족'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였다. 하지만 선진국은 그렇지 않다. 절대적 빈곤은 사라졌으며, '상대적 빈곤'을 고민하고, 사회문제, 환경, 문화를 고민하고, '개인의 삶'이 중시되는 사회인 것이다.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 자신의 욕망을 돌아볼 여유가 있는 현 세대들은 돈'보다도 '시간', '행복',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구조는 여전히 '사람을 갈아넣어' 억지로 생산하는 구조다. 기술개발할 여력도, 생각도 없다. 기술개발하면 뭐하나, 단가는 후려치고, 기술은 복제하며, 사람은 빼돌려진다. 중소기업은 발전할 생각이 없다. 대기업도 손쉬운 '부도덕한' 방법이 있는데, 기술개발하겠나. '정 필요한 고기술적'인 부분만 개발하지. 국가가 강제하지 않는 이상, 문화와 구조를 개선할 의지가 없는 수동적인 회사로 변모하는 것이다. 손쉽게 말해, 인간들은 이제 '선진국형 문화, 마인드'가 나타나고 있는데, 기업은 여전히 후진국형인 것이다. 선진국처럼 기술집약적 생산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 현 세대 앞에는 두 가지 길 밖에 없다.
1. 돈 많이 받고, 내 시간을 저당잡힌 채 부품으로 살아가기. (후진국형)
2. 부족한 벌이 대신에 적당한 시간적 여유를 통해 내 삶 찾기.(뭔가 모자란 선진국형)
- 그런데 이마저도, 돈이 없으니 내 삶을 찾을 여유가 없다.
이는, 물류업/유통업의 구조와 독과점구조가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한몫한다.
+ 중소기업 - 내 시간도 없고, 벌이도 시원치 않게 살기.
> 이들이 공무원으로 몰리는 것이다. 차라리 시간이라도 갖자는 것이다.
혹은 후진국형 산업구조에 들어가지 못한 패배자들이 공무원으로 몰리는 것이다.
(물론 진정한 직업의식으로 공무원을 하려는 분들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고방식으로 공무원에 몰리면,
그러한 공직사회는 100% 부패, 무사안일, 복지부동...비효율적 기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적 재앙이다. 그리고 많은 후진국형 회사원들이 일 안하고 논다고 배아파한다.
여전히 후진국형 마인드의 기업가와 기업들로 인해, 기업문화와 구조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부도덕한 방법, 독과점, 노동력 갈아넣기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구조는 필연적으로 산업의 몰락을 가져온다. 결코 이 방식으로는 선진국에 올라설 수 없으며, 오히려 선진국과 후진국의 두 문제점 모두를 가져올 것이다. 비싼 인건비와 저출산, 저성장 등의 선진국의 문제들과 물질만능주의, 황금만능주의, '희생을 빙자한 착취들'의 후진국형 문제점들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고통 속에 빠진 이들은 유례없는 '저출산'으로 그 결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기술개발과 더불어 선진국형 산업구조로의 개편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분배를 중시한 성장은 기존 기득권들이 결코 원치 않는 상황이고, 이 기득권들이 언론,경제,정치를 모두 손아귀에 지고 있으므로 요원해 보인다. (2000년대생들은 일본처럼 회사를 골라 갈 수 있을거라 말하지만, 그 때까지 과연 수 많은 중소기업들이 존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이것은 필자의 생각일 뿐이므로, 어떠한 근거도 존재치 않으며, 그저 뇌피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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