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워브 워터 : 사랑의 모양( The shape of water)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장르 : 드라마, 판타지
개봉일 : 2018. 2. 22
연인들에게 추천.
로맨스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개인적으로 상당히 추천하는 영화.
일단 여배우의 연기가 빛나는 영화였다.
배우가 대사 한 마디 없으면 자칫 지루해지기 쉽다. 대화라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모든 영화는 대사와 행동, 케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전개된다. 그런데 주연 배우가 대사 한 마디 없다니!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수화의 형태로 끝없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으며, 주변 인물들이 늘 반응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불러 일으키는 몰입감.
스릴러 같은 영화는 보는 내내 긴장감을 불어넣어 몰입감을 주는데, 이 영화는 긴장감보다는 '호기심'이 몰입감을 주었다. 각 배우들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 호기심이 관객을 붙잡았다. 여기 배우들은 매우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인종, 국적, 나이, 성별, 성적취향, 장애유무, 종족까지 다양하게 배치하였고, 일부러 '독특한(?)' 주인공들을 앞서 배치함으로써,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지루해질 수 있는 반복적인 일상을 호기심으로 대체하는데 성공했다. 어째서 주인공은 말을 하지 못하는가? 주인공의 앞집에 사는 남자는 주인공과 무슨 관계인가? 와 같은 의구심, 호기심이 몰입감을 더해주었다.
상징적인 배우들
게다가 이 배우들이 지닌 불완전함은 어인과의 관계에서 맞아떨어진다. 말을 할 수 없는 주인공과 동일하게 말을 하지 못하는 어인은 대화를 나눌 수 없음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 외의 인물들 역시도 어딘가 다 불완전하다. 여기서 등장하는 배우들은 모두 국적, 인종, 성적취향, 종족 등의 이유로 한 가지씩 문제(?)를 지니고 있고,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사람을 한 단어로 지칭하고, 정의내리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흑인/러시아인/동성애자/어인 등등 이들은 모두에게 배척받는 존재이며, 선입견으로 작용하기 쉬운 것들이다. 이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존재는 미국인, 백인, 남성으로 역사적으로 '인간'의 대표자다. 그는 그가 상정한 배제되어야 할 존재를 향해 무자비하게 진압봉을 휘두른다.
배우들과 사랑에 대한 물음
감독은 이러한 배우들을 일부러 배치함으로써, 사랑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물음에 진지하게 답했다. 국적, 인종, 나이, 성적 취향, 성별, 종족으로 인해 배제되는 것을 보여주며, 그 중에서도 가장 확연한 차이인 이종(異種)간의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사랑이란 정형화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봐왔던 옛날 동화들, 수 많은 사랑이야기는 고정관념에 지나지 않았으며, 실로 사랑에 한계가 없고, 정형화할 수 없으며, 이해를 통한 수용이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제목
그렇기에 난 The shape of water 제목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물은 모양이 없다. 어떤 그릇이든 담으면 그 담긴 모양대로 나타난다. 그릇의 본질대로 순응하고 이해하는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것을 빗대어 사랑의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어인과 사람간의 사랑을 잘 드러내면서도, 감독의 의도를 잘 반영했다. 영화와 절묘하게 잘 맞어 떨어지는 영화제목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아쉬움
사랑에 대해 묻고, 이에 대한 답변으로 고정관념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수 많은 상들을 휠씁었으며, 전체적인 분위기나 연출, 연기도 훌륭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랑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사랑의 본질은 '이해'라는 것을 보여준 감독이 사랑은 에로스적이며, '감정교류의 극대화'는 성관계라는 고정관념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한계
이종간의 사랑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베드씬이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감정 교류의 종착점으로 성관계로 인지하기 때문이다.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은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 탈피였으나, 관객들을 설득하려면 관객들이 인지하는 상황에 맞춰서 설명해야 한다. 마치 '책상은 책상이다'와 같은 상황이랄까.
단순히, 현대적 기술로 다시 태어난 옛날 동화로 로맨틱함만을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에 대해 재해석함으로써 드러낸 주제의식은 관객들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즐거운 고민거리를 던져 주었다. 배우의 연기, 주제의식, 인물배치, 연출, 제목 등이 '하나'의 영화로서 녹아든 작품으로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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