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연상호
장르 : 액션, 드라마 외
개봉 : 2020. 7. 15

반도.
작년에 영화 <부산행>의 후속작으로 개봉한 영화다. 이번 설날을 기념해서 네이버에서 무료로 영화를 풀었기에 관람해보았다.
좀비 영화를 좋아하고, 또 영화 <부산행>을 상당히 재밌게 본 터라 기대했던 영화였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좀비 영화가 아닌데? 아포칼립스 영화에 가깝다'였다. 솔직히 영화 <부산행>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별개의 영화로 봐도 무방하다. <부산행>의 후속작이라는 말은 단지 마케팅에 불과한 느낌이다. 게다가 좀비 영화로 보기도 애매하다. 좀비가 나온다는 점에서는 좀비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연 좀비만 나온다고 다 좀비물로 봐야 할까. 영화의 절반에 해당하는 러닝 시간 동안 나온 거라고는 좀비로 가득 찬 세상에서 미쳐버린 사람들의 생활양식 소개뿐이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추격씬으로 이루어져 있다. 폐허가 되어 버린 부산을 매드 맥스의 사막처럼 아무것도 없는 듯이 질주한다.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좀비는 그저 길가의 돌, 잡초에 불과할 뿐이다.
영화의 첫 시작은 배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뤘는데, 피난민들 사이에 감염된 사람이 있어서 감염이 퍼진다는 것이 뻔한 클리셰지만서도 도망칠 곳이 없는 망망대해의 배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긴장감과 흥미로움을 더해주었다. 분명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들었는데, 배라니. 차라리 <부산행>의 기차처럼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배에서 버티는 걸로 영화를 찍었으면 뻔한 패턴이지만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배경은 부산에 도착해서 부산이 뚫리고, 배에 탄 후에 배가 항구에 도착하기까지 버티는 걸로 말이다. 이 편이 더 후속작 느낌이 났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흥미롭게 시작을 했으나, 결국엔 도시를 배경으로 한 매드 맥스 영화로 끝이 났다. 좀비로 보러 왔더니 아포칼립스로 미쳐버린 사람들을 보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평점을 봤더니 역시나 최악이다.
좀비라고 광고해놓고서 내놓은 건 매드맥스. 중간중간 긴장이 끊기는 어색한 흐름들. 그리고 억지 신파까지.
뭐가 됐든 어차피 킬링타임용 영화인데 재미만 있으면 되지 않겠냐고 변명해볼 수도 있지만, 제 아무리 재미가 있는 킬링타임 영화라도 애초에 기대했던 장르가 아니면 다른 의미로 원치 않게 타임을 킬링하게 되는 영화다.
좀비 영화를 원한다면 다른 영화를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배경만 부산인 화려한 자동차 추격신, 아포칼립스를 보고 싶다면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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