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잡념들-생각정리

특검연장 거부, 누구를 위한 국정안정인가?

어둠속검은고양이 2017. 2. 27. 13:31

2017. 2. 17 황교안 국무총리 특검연장 수용 거부하였음.

이라고 블로그에 기록을 해둔다.



내 이럴 줄 알았다.

그래도 막상 거부기사를 보고 나니 씁쓸하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입장표명을 최대로 미룬 후, 거부의사를 밝힘으로써 최대한 자신에게 돌아올 피해를 최소화하여 매듭지어 놓고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추측일 뿐이다.

기가 막히다.


1. (추측이지만) 대선을 관리감독 해야할 자가 대선에 뛰어들다니, 선수가 심판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서야... 물론 사퇴하고 출마를 할 것이지만, 그 전까지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판을 짜놓겠지. -필자의 추측일 뿐이다-


2. 아직까지 우병우 민정수석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라인이 검찰 내부에 뻔히 살아있는 것이 확인되는데, 검찰에게 수사를 맡기겠다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 나을듯 싶다. 특검이 수사해놓은 것이 있기 때문에 결론을 바로 뒤짚을 순 없겠지만, 최대한 은폐하고, 혼선을 주어 수사 결과를 축소시킬 것이 뻔히 보인다.


3. 누구를 위한 국정안정인가?

특검연장 반대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국정안정을 위해 환영한다고 밝혔고, 황교안 국무총리도 국정안정을 핑계삼았다. 대체 누구를 위한 국정안정인가? 부정부패를 청산하여,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염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국정을 안정시키는 길일 것이다. 지금 당장 조금 시끄럽다고 해서 진정하자고,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것이야 말로 국정을 망치는 길이다. 도둑놈이 도둑질을 했는데, 경찰이 수사를 해서 대충 마무리 된 거 같으니 적당히 넘기고 마무리 짓다고 한다면 이에 수긍할 수 있겠는가? 직무유기인 셈이다.


4. 특검연장 거부 입장전문에 대해

역대 최대규모니, 역대 최장 수사기간이니, 뭐니 이딴 것 집어쳐라. 역대 규모, 역대 최장 기간이 중요한가? 죄를 밝혔느냐, 확실히 뒤탈없을만큼 마무리 잘 지어졌는가. 이것으로 판단해야지. 그 외에는 그저 자질구레한 수사여구에 불과할 뿐이다. 주요 사건들의 핵심 당사자와 주요 관련자들에 대해 기소했거나, 기소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수준으로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그것을 판단할 것은 최전방에서 뛰고 있는 특검들과 법조인들의 몫이지, 황교안 국무총리가 판단할 것이 아니다. 특히나, (황교안 국무총리입자에서) 국민들이 법에 대해 잘 모를지라도, 최소한 그들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이유와 결론을 내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설득이라도 하던가. 일부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은 검찰로 이관하여 수사한다고 했는데, 글쎄다. 검찰 내부에서도 서로 단합이 안되고, 각자 라인을 타고 있는 마당에 잘도 수사하겠다. 조선일보 기자가 찍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진'이 기억에 선명하다. 추후에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새로운 특검을 추진하겠다는데, 어느 세월에 할까? 그야 적당히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원하는 대선을 위한 국정안정은 알 바 아니다. 특검은 특검대로 수사하면 되는 것이고,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대선을 위해 경쟁하면 되는 것이다. 각자가 각자의 위치에 서서 자신의 맡은 바 직분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왜 조기대선에 영향을 미치니 마니 하면서 우려하지는 모르겠다. 영향을 미치면 미치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왜? 그야 지금 특검 수사와 얽힐 짓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자업자득인 셈이다. 원래 대선후보는 엄격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는가? 특검 수사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면, 그 역시도 '검증해야 할 부분'인 것이다. 대체 누구를 위한 국정안정인지 모르겠다. 국민들이 원하는 국정안정은 부정부패를 뿌리까지 청산하여 청렴한 대한미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제도를 완비하고, 부정부패를 뽑는 것이야 말로 국정안정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인가?

'대충 대충 넘어가자고 하는 인물이 있다면, 그 자가 범인이다.'


5. 특검연장 거부에 불똥 튄 민주당

참 아쉽다.

필자 역시도, 그 때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하려 한 김병준 국무총리를 야당이 수용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다. 그 당시에 김병준 국무총리를 거부 했다고, 다른 야당에서 극딜을 넣고 있는데, 글쎄다. A 선택으로 결과가 안좋다고 해서, B 선택으로 결과가 좋아질 거라는 보장은 없다. 알 수 없는 것이다. 더 최악이었을 수도 있고. 아쉬운 마음에 미처 택하지 않았던 선택을 돌아볼 수는 있다. 

필자가 찾아봤다. 그 당시 대통령이 꺼내든 총리임명-2선후퇴는 결국 말장난이었다. 이미 헌법적으로 보장된 내용을 가지고 읊으면서 마치 2선 후퇴하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협상을 하는데, 애초에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와 똑같은 카드를 내밀면서 '내가 양보 많이 하는 거야.'라고 하는데, 어느 미친놈이 좋다고 협상하겠는가? 당연히 더 내놓으라고 해야지. 물론 그렇게 옥죈 결과가 이렇게 패착으로 돌아온 것으로 볼 때, 세상사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현재 상황에서 주어진 정보를 가지고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그것이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특히나, 여야 합의로 이루어지는 거국내각도 이야기 했었는데, 지금 자유한국당 하는 꼬라지를 보라. 그런 놈들이 있었던 새누리당하고 '사이좋게 합의'해서 국정을 이끌어 나간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이것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