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

창궐

어둠속검은고양이 2018. 12. 20. 14:40

창궐(Rampant 2018)

감독 : 김성훈

장르 : 액션

개봉일 : 2018. 10. 25


 




스토리를 개의치 않는다 하면 추천할 영화다.


다른 평론가들의 말처럼 영화 창궐은 정치사극에 좀비를 끼얹는 느낌이 강하다.

정치권의 암투는 원래 스토리 자체가 재밌어서 보는 경우가 많다. 호쾌한 액선씬은 덤이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그 이야기가 재밌는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 창궐은 좀비도 단순히 정치권 암투의 한 장치에 불과할 뿐이다.


하지만 문제는 영화를 보면 정치권의 암투가 주되지 못하다는데 있다.

상당부분 좀비와 칼의 액션씬에 할애됐을 뿐이고, 정치권의 암투는 선과 악의 구도로 매우 단순하게 나타난다. 주거니 받거니, 급박한 수 싸움에서의 즐거움은 없고, 그냥 단순한 대립의 결말이 좀비와의 사투가 전부다.


그렇다면 액션씬은 어떤가?

칼의 액션씬은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좀비분장도 그렇고, 조선시대의 배경답게 총이 아닌 칼의 액션도 즐거웠다. 하지만 액션씬의 재미는 위기와 극복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오는 긴장감에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후반에서 그것을 완전히 부셔버렸다. 주인공 버프가 너무나도 쎄서 긴장감이 하나도 들지 않는 진행이 된데다가, 선악대립을 하기 위해 억지 설정을 무리해서 넣은 탓이 크다.


결과적으로 정치 사극의 뼈대를 두고 있음에도, 암투의 즐거움을 담지 못했고, 좀비물로서의 액션을 넣었으나, 후반부에 액션물로의 재미도 담지 못해서,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영화가 되어 버렸다.


조선시대, 정치 사극, 좀비물의 조합은 분명 새로운 시도였고, 나름대로 흐름자체는 어색하지 않게 잡아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어느 한 장르의 즐거움이라도 확실하게 담아내지 못했다는데 있다. 분명 정해진 시간 내에 2가지 전혀 다른 장르를 어색하지 않게 한 이야기로 묶는 것은 어렵다. 어떻게 보면 좀비영화를 이끌어가기 위한 스토리로 정치사극을 끼얹은 것일 수도 있지만, 관객들-평론가들은 정치사극에 좀비영화를 끼얹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실패다. 만약 전자를 생각하고 만들었다면 이건 액션영화가 스토리에 잡아먹혀 버렸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액션과 공포감이 그만큼 강렬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차라리 '안시성'처럼 전투장면에 치중해서 호쾌하게 전투하는 좀비 액션씬이 됐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시대적 배경만 다른 전형적인 좀비영화라고 까였겠지만, 영화관에서 보는 재미라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스토리 기대하는 분에게 비추천.

좀비 영화 좋아하는 분에게는 기대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추천.

그냥 사극이면 다 좋다는 분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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