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오전에 집을 나서 시원한 공기를 맞으며 생각했고
종종 직장에서 보이는 한 여성분을 보며 또 생각했다.
정말, 어쩌다, 간혹.
그립다고, 좋아했었다고.
오늘 그 여성을 보며 내가 왜 그녀를 좋아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은 그녀지, 그 여성분이 아니니까.
그녀는 모자를 즐겨 썼었고, 마스크를 자주 썼다.
꽁꽁 감췄지만 슬쩍 보이는 하안 피부는 날 설레게 만들었었다.
그리고 제멋대로인 그녀가 나는 무척 좋았다.
이젠 추억을 너머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그녀지만, 그럼에도 이따끔 내 삶 속에서 이렇게 나타나곤 한다. 그리운 느낌이지만 그립진 않다.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그리운 느낌이다.
그녀를 참 많이도 좋아했었다.
참 많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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