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일기

기모 후드티

어둠속검은고양이 2019. 12. 3. 22:30

오늘은 옷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해요.
전 특별히 옷을 사지 않아요. 정확히 말해서 필요이상의 옷을 구매하지 않지요.
매번 살빼고 나서 사야지, 내년에 새롭게 출발할 때 사야지 하는 핑계로 미루고 미뤄요.

저에겐 옷은 필요에 의한 격식 갖추기용일 뿐이에요.
옷 자체에 관심이 없어서, 피부나 외모와는 달리 옷에 대한 자기만족감이 없어요.
타인에게 나의 모습을 비춰야 하는 경우에만 신경쓰지요.
옷은 본인이 입기에 편한 것이 제일이라 생각해요.

오늘은 며칠 전에 산 기모후드티를 입었어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샀는데, 정말 기대이상이네요.
생각보다 보온효과가 뛰어나고, 부드러워서 좋아요.

올 겨울 내내 입고 다닐 거 같은데, 2벌정도 더 살걸 그랬어요.
재구매하고 싶은데, 예약구매 형식이라서 재구매 할 수 없어서 아쉽네요.
싸게 좋은 옷을 잘 샀다는 생각이 든 것이 얼마만인지.

그러고 보면 멋을 내본 것도 정말 오래됐네요.
대학생 때는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열심히 꾸미고 다녔는데...
그 때 저에게 어울리는 옷 색깔, 스타일을 좀 알게 됐어요.

같은 모임에 있던 후배가 옷을 좀 봐줬거든요.
저에게 지금 입고 있는 체크무늬 남방과 후드티부터 버리라고 말해주더군요.
그 날 저와 옷가게를 같이 다니며 상의부터 신발까지 전부 맞춰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무척이나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어요.
고마운 친구들이지요.

오래 전에 한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누군가를 만나러 갈 때는 꾸미고 가는 것이 예의야. 최소한 준비는 해야지. 그래서 난 --가 날 만나러 나올 때 후드티만 달랑 입고 나와서 돌려 보낸 적도 있다.'

그래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예의는 지켜야겠지요. 그리고 그 예의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구요.
옷이라는 것도 격식이 있다는 점에서 예의의 일종이기도 하지요.
그래도 '후드티가 사람에 따라선 성의 없는 걸로 보는 경우도 있구'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 한 때의 추억들이지요.
이번엔 몸관리 잘해서 내년엔 부디 멋을 내고 다녔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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