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

킹덤 오브 헤븐(2005)

어둠속검은고양이 2020. 6. 28. 04:33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감독판-

감독 : 리틀리 스콧
장르 : 전쟁
개봉일 : 2005. 5. 4 (한국기준)

 


2달 전쯤엔가.
갑자기 킹덤 오브 헤븐이라는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서 본 적이 있다. 이제서야 리뷰를 남긴다.

오래 전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을 때, 그 때의 그 웅장한 전쟁씬은 아직도 기억이 남아있다.
특히 'What is Jerusalem Worth?'하고 묻는 발리앙을 향해, 'Nothing.'이라 답한 살라딘이 두 주먹을 모으며 다시 'Or everything.'이라고 답한 부분은 장면뿐만 아니라 대사까지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인상깊었음에도 이 영화의 평이 별로였다.

알고보니, 3시간을 넘어서는 러닝타임 때문에 개봉할 당시 이야기의 3분의1에 해당하는 50분가량의 내용이 편집됐고, 그 결과 이야기의 전개가 부자연스러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졸작으로 남게 됐지만, 감독판이 나오고나선 상당한 수작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비운의 영화다. 필자는 그것도 모른 채 이번에 감독판을 보기 전까지 15년 가까이 이 영화의 내용을 다르게 알고 있었으니, 무참한 편집이 얼마나 영화를 망쳐놓는지 알려주는 대표적 사례라 생각한다.

이번에 감독판을 본 것은 정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었다.
애초에 개봉작에서도 편집당하지 않았던 웅장한 전쟁씬과 배우들의 명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으며, 무엇보다도 이야기의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 어째서 인물이 그런 행동을 하는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 이유가 뒷받침 되어 이야기의 전개가 매우 자연스러워졌다. 개봉작에서 볼 때, 들던 의구심들(어째서 높은 신분으로 보이는 기사가 일개 대장장이인 주인공-발리안을 찾아오는지, 영주는 왜 갑자기 주인공 일행을 습격하는지)이 감독판을 보면 다 해소가 된다.

무엇보다도 핵심 내용 중 하나인 '보두앵 4세의 누이 시빌라가 기사인 기와 혼인하며 왕위를 물려주는 장면'의 내용이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아들을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어머니의 선택이 발리안에게 거부당해서 화가 난 여성의 복수를 위한 선택 읽히게 된다는 것은 그 의미가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필자는 이 감독판을 보기 전까지도 시빌라를 주인공에게 거부당해서 예루살렘을 파탄내는 최악의 선택을 한 악녀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킹덤 오브 헤븐을 만약 보게 된다면 반드시 감독판을 권하고 싶다.

명배우들의 명연기, 명대사, 웅장한 전쟁씬, 이야기 전개 등 이 영화를 볼거리로 가득하다.
개봉한 지 벌써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요즘 영화에 뒤쳐지지 않는 굉장한 수작이다.

중세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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