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독서

자본의 승리인가 자본의 위기인가, 올리케 헤르만 지음

어둠속검은고양이 2015. 4. 30. 11:15



자본의 승리인가 자본의 위기인가

저자
울리케 헤르만 지음
출판사
에코리브르 | 2014-11-2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우리는 현재 심각한 경제 위기 속에서 살고 있다. 고작 10년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에 대해, 특히 현재 돌아가는 '사회와 시장' 메카니즘을 알게 된 느낌이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을수록 느끼는 것인데,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책일수록 읽을 때는 사고에 도움이 되지만,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또한 정교한 책일수록 책들이 주장하는 바가 무조건 옳다고 느껴지니, 내용을 가릴 수 있도록 자신의 지식과 역량을 기르고, 다독과 함께 정독, 반복 독서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책에 대해 소개하자면...

자본주의 자체에 대해 다룬 책들은 많다. 자본주의의 오해든지 진실이든지 말이다. 그리고 근래에 일어난 미국발 금융위기와 그리스와 함께 위기를 맞이한 EU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는 책과 보고서도 넘쳐난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자본주의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지적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 문제점이 근본적으로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를 다루고 있다. 근래의 금융위기와 더불어 현재 세계경제의 위기만을 다루는 것도 아니고, 자본주의만을 이론적으로, 혹은 역사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다. 몇몇 챕터와 소규모 주제를 잡고서 그 주제를 바탕으로 통시적으로 자본주의를 분석함으로서 생각의 전환을 이끈 후, 현재 경제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거시적인 경제부분, 시사적인 부분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세계경제를 바라보는 시야가 좀 더 깊어지고 넓어질거라 생각한다.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균형잡힌 시야라고 말할 수 있다. 자본주의를 무조건 찬양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암물하게 보는 것도 아니다. 자본주의를 '이론적'으로만 파는 것도 아니다. 자본주의가 현실에 적용되었을 때, 나타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문제점이 어째서 메카니즘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지 보여준다. 나는 이론은 현실을 딛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자본주의와, 사회와, 경제정책 등 현실을 바탕으로 자본주의를 설명하고 있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이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에 해법을 어느 정도 제시해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아니, 실상 해법을 알고 있지만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왜냐면 세계각국에서 취하는 경제정책과 반대로 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대해 인용부분을 남긴다.

인용부분만 읽어도 이 책이 어떠한 해법을 내놓고 있는지, 또한 어째서 세계 각국이 임금을 인상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될거라 확신한다.


인용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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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p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유럽은 임금을 점점 더 낮춰야 했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역사가 보여주듯 오해이다. 자본주의는 낮은 임금이 아니라 높은 임금 덕분에 잘 돌아간다. 노동력이 비쌀 때라야 기술적 혁신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생산성이 올라가고 경제 성장도 이룰 수 있다.

- 이 책에서 영국의 생활이 유복해지자 임금이 상승하데 되고, 따라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방적기를 개발하게 되어 이것이 산업혁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생활이 유복해진 이유는 농업혁명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봉건제도가 사라지고, 농업자본주의가 시행되면서, 지주에게 바치는 수확량외에 몫은 개인의 재산으로 인정되면서부터 적극적인 농업혁명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할 뿐이다. 전반적인 사회적인 맥락을 분석하면서 자본주의의 핵심적인 부분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57p

1908~1927년에 포드 T모델은 1500만 대가 생산되었다. 1914년부터는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자동차를 완성했고, 미국 달러로 440달러면 한 대를 구입할 수 있었다. 당시 포드 자동차 회사에서 일한 노동자들은 놀랍게도 일당 5달러를 벌었다...(중략)..즉 중산층과 노동자가 구입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고자 했다. ...(중략)...수요가 있어야 자신도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까닭이다.


이후 72p까지..

표절부분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독일은 상대적으로 늦게 산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영국의 증기기관, 방적기 등의 기술을 표절하는데 주력했다고 쓰고 있다. 하지만 독일은 표절하는데 머물지 않고 그것을 더욱 기술적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영국을 앞질렀다.

- 저자는 독일과 영국의 역사를 통해 자본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며, 그러한 기술혁신을 자극하는 요인이 높은 임금에서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당시에 독일 노동자의 임금이 영국과 비슷했음에도, 보다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의 기술투자였다고 말한다. 기술관련 대학교를 설립하고, 무상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기술에 과감한 투자가 생산의 '효율성'을 증대시켜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춤으로써 우위에 섰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필자의 생각엔 한국에 비추어 봤을 때, 이 기술에 대한 투자에 대해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기술은 발전할수록 더 발전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LV1 짜리가 2,3되는 것은 쉬워도, LV50이 51, 52되는 것은 무척 어렵다는 뜻이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어마어마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고, 그 기술이 상용화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에 기술부문에 대한 투자는 기업보다 더 큰 국가단위로 이루어지고 있고, 그것도 신중히 진행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제약시장이 있다. 한국같은 경우는 대부분이 대학교를 졸업한 고학력 인플레이션이다. 그것도 모자라 대학원도 많이 가는데, 그 자체로 한국은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있다. 사회적 비용이든, 개인적 비용이든 간에 이러한 부담들이 물건소비로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해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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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에 관한 세 가지 오류

1.자본주의는 시장경제가 아니다.

78p

투자비용이 너무 많아 거대 기업 연합만이 이를 조달할 수 있다. 따라서 거대 기업 연합이 시장을 지배하는 위치를 점한다. 예전에 생각하던 경쟁이라는 개념과는 더 이상 상관이 없다.

-철강이나 조선, 자동차 산업 분야는 너무도 많은 기술과 인력, 자금이 필요하기에 세계적인 기업들끼리 경쟁하면서도 서로 협력을 통해 생산을 하고 있다.


80p~81p

자유시장만 있다면 많은 농부들은 빨리 망할 것이다. 수확이 좋은 해는 가격이 바닥일 테고, 흉작일 때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그러기 전에 경작지를 망친 농부들은 이런 이득조차 누리지 못한다. ..(중략)....농부들은 국가 차원에서 보조를 받아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기업 연합은 가능한 경쟁을 하지 않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합병하고, 협력함으로서 말이다.

- 전적으로 동의한다. 거대 기업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적 제휴 등을 통해 서로 협력을 한다. 그리고 그 협력은 쓸데없는 경쟁을 줄여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유경쟁시장이라 말하지만, 완전경쟁시장은 존재할 수가 없다. 현실에서의 시장 경제는 결국 어느 정도 계획에 의해 굴러가는 경제체제인 것이다. 


81p

과연 어딘가에 진정한 의미의 시장이 존재할까? 그렇다.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시장은 대부분 경제 정책이 아직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틈새에서 일어난다. 소규모 자영업자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가차 없는 경쟁에 내몰린다....(중략)...하지만 이런 작은 회사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치 창출이 부분적으로만 일어난다.....(중략)..경제는 총매출의 많은 부분을 소수 기업 연합의 지배를 받는다. 이처럼 기업 연합은 경쟁에서 제외되며, 여기엔 다른 현상이 동반된다. 즉 그들은 자신의 수익을 계획할 수 있다.

- 저자는 (진정으로) 자유경쟁시장경제에서는 수익을 계획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 그렇기에 앞날을 미리 내다보고 거대 기업 연합이 '정밀하게' 수익을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은 자유경쟁이 아니라, 계획된 경제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지만, 전제가 조금 잘못된 듯 싶다. 모두가 모두와 자유경쟁상태로 되어 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상대방을 보면서 각자의 판단으로 예측을 통해 끊임없이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물론 그 계획이 저자가 말하는 거대기업연합들의 계획에 비하면 정밀성이 한참 떨어질 수 있겠지만, 계획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 계획에 맞춰서 수익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통찰력이 좋으면 정밀하겠지..) 수익에 대한 계획이 일어난다고 해서 자유경쟁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물론, 거대기업의 연합과 그들만의 리그를 통한 정밀한 수익성 계산 및 계획을 보았을 땐, 자유경쟁시장이라기 보단 계획경제로 보이긴 하다.


82p

계획된 수익은 오로지 계획 경제에서만 존재한다.


88p~89p

'노동시장'은 자체적으로 공정한 임금을 결정하는 이른바 '진정한 시장'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보호받지 못하느 근로자는 살아남기 위해 최저가격으로 자신의 노동력을 팔게끔 강요당하기 때문이다. ...(중략)..."다툼이 발생할 경우 기업가들이 훨씬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 애덤스미스는 1776년 이렇게 확언했다.....(중략)....종속성은 반드시 직접적인 것은 아니다...(중략)....역사학자 위르겐 오스터하멜은 이렇게 말했다. "실질적인 의미에서 자유로운 노동이한 무한한 계약의 자유를 사회주의 국가처럼 제한함으로써 나온다."

- 제대로 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이 생각에 매우 동의한다. 노동시장의 권력관계는 대한민국을 보면 철저하게 알 수 있다. 공급자(노동자)는 많은데 수요자(회사,자본가 등)은 적다. 그렇기에 이들은 철저하게 비용을 줄이려는 수요자의 입맛에 맞춰서 노동력을 팔게 된다. PC수첩의 저임금 노동자라는 방송을 한 적이 있다. 프로그램 속 노동자들은 최저한의 임금만을 받고, 그 임금으로는 4인 가족 생계유지가 힘들기 때문에 야근, 특근을 하는 식으로 돈을 벌어가고 있었다. 야근, 특근이 없으면 먹고 살 수가 없다. 기본임금에, 1.5배 수당을 주는 야근과 특근을 하무조건 해야만 생계유지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마저도 야근, 특근할 사람이 넘치기에 또 그 인건비도 서로 줄여가면서 하겠다는 이들이 많다. 헐값에 자신의 노동을 팔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취직', 생계유지를 위해 노동자가 되는 이들은 정말 무차별적인 경쟁에 노출된다. 너도나도 대학교를 가고, 복수전공을 하며, 각종 스펙을 만든다. 이러한 스펙들을 만들기 위해 지출되는 돈들은 다시 교육시장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그것도 쓸데없는 스펙을 위해) 어찌됐든 그런 '우수한(?)' 인재를 회사에서는 거져 먹게 된다. 혜택읜 회사가, 비용은 노동자가.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판다지만, 애초에 불공정한 상황인데, 그것은 국가에서 제대로 잡아줘야 한다.


90p

자칭 공평한 노동 시장에 대한 새로운 믿음은 '자기 관리'라고 부르는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와 가장 잘 어울린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가능한 한 시장에서 잘 통용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91p

자신의 몸이 튼튼하고 좀더 건강하고 스트레스에 잘 견디게 하려면 책만 읽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육체적인 움직임도 필요하다. 그리하여 30년 전부터 헬스클럽이 호황을 누렸다. 700만 명 이상의 독일인이 이런 헬스장에서 체력을 단련한다.....(중략)...이처럼 생산의 세계, 시장의 세계 그리고 경쟁의 세계는 우리의 여가시간까지도 뚫고 들어와 있다. 주관적으로 보면 헬스클럽을 찾는 게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움은 그에 따른 보상을 해주기 때문이다.

- 놀랍도록 고개가 끄덕여지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에서도 현재 '자기관리'는 필수로 되어가고 있으며, 그 '자기관리'에는 마른몸매와 탄탄한 근육도 포함되어 있다. 뚱뚱한 사람은 자기관리를 하는데 실패한 사람으로 취급된다. '웰빙'과 '인구노령화' 바람을 타고 건강한 삶을 위한 헬스 열풍이기도 하지만, 그 헬스에는 분명히 사회적으로 자기관리라는 암묵적 강요가 기저에 깔려 있다. 그 외에도 저자는 헬스클럽 산업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며, 앞으로도 찾는 이들이 더욱 증가할 거라 예측하고 있다. 씁쓸한 현실이다...필자도 헬스클럽을 다닌다. 운동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건강과 체력을 위해 다니며, 또한 마른근육몸매를 가꾸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나 난 근육돼지, 머슴형 스타일이다. 하....)...여가시간은 말 그대로 본인의 행복을 위해 쓰는 취미생활인데, 그것마저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회에서 최적화된 이상적 인간을 만들기 위해 살아간다. '우리는 취미, 여가생활이 행복이 본질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끝없는 자기계발로 점철된 시간을 보낸다.'


97p

조지프 슘페터 같은 보수적 경제학자조차도 일찍이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시장'이 아니라 기술적 진보임을 깨달았다. 슘페터는 기술적 진보를 "창조적인 파괴를 몰고 오는 영원한 허리케인"이라 불렀다. 이와 같은 진보는 무엇보다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개별 회사가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회사는 새로운 제품이나 새로운 생산 과정에 투자하는데, 이런 것들이-부수적 효과로서-경재을 납작하게 눌러버린다.

-이 책의 핵심이라 보면 된다. 앞서 52p에서 설명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자본주의의 원천은 경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윤 추구에서 나오며, 그 이윤 추구는 '기술적 진보'에 의해 이루어진다. '기술적 진보'로 이윤을 극대화하지 않고, 인건비(비용)를 줄임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하는 순간 자본주의는 변질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변질되었다는 말이다. 자본주의를 통한 대량 생산, 기술 진보 등을 통해서 인간은 좀 더 안락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기술적 진보가 없으면 자본주의도 끝난다.


98p

오늘날 우리 경제 형태는 고삐 풀린 역동성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시장 경제'라는 개념으로는 도저히 이를 그려낼 수 없다. 왜냐하면 '시장'이라는 단어는 제품의 교환 및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이란 이처럼 정체되어 있는 개념을 통합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나 '자본주의'라는 개념은 자본을 더 많이 만드는 일에 관여하므로 경제 성장이라는 과정을 완벽하게 표현하게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장에 대해, 자본주의 = '시장경제'라는 단어 하나로 뭉뚱그려서 설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경제 시스템을 잘못 그려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개념에 줄기차게 매달리는 이유는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이를 통해 이득을 얻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민영화'이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국민의 삶과 아주 밀착되고도 중요한 산업을 거대 기업 연합에서 떠맡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목숨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비대칭적인 권력관계가 형성되고, 판매자(기업) 입장에서는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알짜배기 황금알인 셈이다.


99p

영국의 사회학자 콜린 크라우치는 이렇게 말했다. "신자유주의 정치는 시장보다 기업을 더 지원한다." '자유 시장 경제'이론은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단순한 선전용 속임수를 사용한다. 자유, 개인적 발전, 공정한 가격, 어마어마한 양의 공급을 보장해주고 무엇보다 효율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시장 경제가 좋다고 말한다. 국가는 관료주의, 무미건조한 획은주의, 부패 그리고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낭비한다는 오명을 뒤짚어 쓴다.


100p

(이 부분은 신자유주의적 시장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깊이 사람의 사고영역에 파고들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여러번 읽어보는 것이 좋다.)

마이크 J 센댈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시장과 시장을 기준으로 삼는 생각은 예전에 시장과 거리가 멀었던 가치를 통해 규칙을 정하던 삶의 분야-가족생활과 사적인 인간관계, 건강과 교육, 환경 보호와 처벌 가능성, 국가의 안전과 시민의 삶-에까지 파고들었다. 우리는 거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시장 경제를 갖춘 사회에서 시장 사회로 진입했다. 이 두 사회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즉 시장 경제는 생산성을 조직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가치있고 효율적인 도구-이다. 이와 반대로 시장 사회는 실제로 모든 것을 팔 수 있는 장소이다. 시장 사회는 시장 가치가 사회의 관계로 파고들어 모든 영역을 결정하는 삶의 방식이다.

이와 같은 묘가사 상당히 비판적으로 들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긍정적(신자유주의적 시장 이데올로기에 대해서)이다. 왜냐하면 샌델은 제품의 생산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시장'이라는 이른바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한 경쟁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소수 거대 기업 연합만이 자본주의적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저자는 완전히 놓치고 있다....(중략)...즉 한편에는 사유 재산과 시장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사회와 국가가 있다. 유일한 차이라면, 샌델 같은 비판가들은 시장이라는 전능한 것으로부터 사회적 관계를 구하고자 하며, 반대로 프리드먼 같은 신자유주의자들은 자칭 독재적인 국가로부터 시장을 보호하고 한다는 것이다.

- 이 부분을 읽는 순간 충격이었다. 마이크 J 샌델의 말은 정말 비판적이라는 것을 느꼈음에도, 이 저자가 날카롭게 지적한 것과 같이 샌델 조차도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믿고 있는 것이다. 그 근본부터 이 저자는 의문시하고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시장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의 생각에 매우 동의하는 바이다. 시장과 국가를 대립관계로 볼 수 없다. 대립과 협력을 하는 부분적 동반자같은 관계다. 서로 매우 밀접한 관계다. 이것을 나누어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가치있고 효율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정의해볼 필요가 있겠다. '효율적'인 것은 적은 비용에 더욱 생산적인 것으로,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느낌인데, 결코 '효율성'이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담보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담보해주지 않으면 그건 효율성이 없다고 보아야 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2. 자본주의는 국가와 적대적이지 않다.

110p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된 탈규제는 국가가 정하는 규정은 '금융 시장'과 경제의 자유로운 발전을 막을 수 있다고 비방하는 속임수에서 비롯되었다...(중략)...마가릿 대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관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응축해 표현했다. "성공을 방해하던 감독이 사라졌습니다."

자본주의는 지극히 동적인 시스템으로서 주기적인 위가 반드시 찾아오는 경향이 있다. 이는 흔히 호경기에 발생하는 정상적인 위기일 경우도 있지만, 금융투자자들의 집단적 행동을 통해 유발되는 심각한 불활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성장이 멈추는 즉시 그들은 또다시 국가의 개입을 요구한다...(중략)....기업들은 이와 같이 직저적인 지원금을 받을 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도움도 받는다. 시장경제학자들이 너무 높은 국가 재정 지출에 대해 기꺼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음에도 부룩하고, 정작 위기 때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은 바로 공공 자금이다. 연금도 지불하고, 실직자들을 도와야 하고, 의료보험도 서비스를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자동적 안정장치'는 수입 기반을 보장해주고, 이는 다시금 소비와 매출과 일자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와 달리 회사는 투자와 생산력을 하향 조정한다.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다. 과거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건을 떠올려보자. 월가의 많은 금융은행들과 금융권 투자자들의 투기로 인해 경제에 세계적인 충격을 몰고 왔다. 미국은 울며 겨자먹기로 어마어마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은행들을 살리는데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은행에 근무했던 이들은 '투기'를 통한 거품성장으로 해마다 수많은 인센티브를 챙겨갔었다. 위험할 때는 경제 위기를 빌미로 공공자금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돈을 벌기 위해 국가를 적으로 광고해대며 탈규제를 외친다. 정부입장에서는 국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들어줄 수 밖에 없다. 이 점을 금융산업을 잘 알고 있다. 그들과 더불어 회사들은 저자가 말한 것처럼 '자동적 안정 장치'를 통해 간접적으로 도움받고 있다. 하지만, 위기가 닥치면 결코 짐을 같이 짊어질려고 하질 않는다.


3.세계화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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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도 몇몇 중요하다 생각했던 부분이 있어서 페이지를 적어놨으나, 리뷰는 여기까지 하려고 한다. 이 리뷰를 처음 시작한 때가 거의 3주전 이었다. 어느 정도 쓰고서, 다시 써야지 하면서도 막상 귀찮아져서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쓴다. 표시해놨던 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새록새록하다. 역시나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부분에 따라서는 필자가 따라가기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다. 재밌는 사건과 발상도 있었고, 매우 동의하는 부분도 있었다. 나중에 한번 더 정독하고 2번째 리뷰를 추가하리라 생각해본다.


리뷰를 끝마친 날 5. 22(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