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입추, 말복의 편지

어둠속검은고양이 2023. 8. 12. 15:39

어제 말복이여서 그런가.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네요. 피부로 느껴질만큼.

새벽에도 무척 더웠던 것이 거짓말처럼 사라졌어요. 낮은 여전히 덥지만요. 새벽의선선함. 귓가에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 서서히 떠오는 새벽녘의 햇볕. 이런 것들이 느껴질 때면 가을이 왔음을 깨닫게 된답니다. 그러고보니 입추가 4일 전이었네요. 8월 8일.

선선함의 가을 아침은 왠지 모르게 글을 쓰게 만들어요. 아마도 낮아진 기온이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네요. 올해도 벌써 2/3이 지나가고 있어요. 가을을 맞이하게 되네요. 세월 참 빨라요. 아마 당신이 계신 곳은 가을을 좀 더 빨리 맞이하고 있겠죠? 머나먼 남쪽과는 달리 좀 더 먼 북쪽이고, 고도도 더 높으니까요. 여전히 그곳에서 일하고 계신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가을 시작 되는 느낌을 받을 때면 이상하게도 나얼의 바람기억이 떠올라요.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가, 그 가사가, 그 뮤비가 선선한 가을 느낌을 주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봄은 상큼함과 달달함이 잘 어울리구요. 여름은 청량함이나 활발함이, 가을은 좀 더 차분함, 깊이 있는 울림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겨울은 따뜻함일까요. 사계절이 뚜렷한 건 감각이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올해는 뭔가 정신없이 보낸 것 같아요.
좋은 것 같긴 한데, 아쉽기도 하지요. 그만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버린 것 같구요. 당신은 올해 어찌 보내셨나요. 계획했던 건 어느 정도 이루셨나요. 본격적인 가을이 오기 전에 슬슬 정리 한 번 하고 가야겠어요. 두서없는 일들을 말이지요. 그래야 또 마무리 짓고 새롭게 계획을 세우지요. 오늘도, 이번 주도, 수고 많았어요. 건강히 잘 지내세요. 또 편지 할게요.

p.s
오늘의 추천곡
나얼, 바람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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