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에는 2가지가 있다.
묻는대로 답하는 것과 묻기 전에 먼저 알리는 것.
물으면 답은 하겠으나, 구태여 먼저 이야기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어설픈 솔직함보단 침묵이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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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나쁘다고 배우고, 솔직함을 정직함과 연관지어 선한 것, 좋은 것으로 배운다. (물론 예외적으로 좋은 의도로 행한 거짓말들을 백색 거짓말이라 칭하지만 말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해는 매우 중요한 화두이며, 이를 위해선 소통이 강조되는데, 그 소통을 위해서 솔직함은 거의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매번 거짓말만 하는 사람과 어떻게 소통을 하며, 이해를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백색 거짓말과 같이 솔직함이라는 것이 마냥 좋은 것-올바른 것이 될 순 없다. 이는 단순히 거짓으로 외모를 칭찬하거나, 솔직하게(?) 외모를 비난하는 경우와 같은 것을 넘어서서 좀 더 복잡한 성질을 지닌다. 굳이 각자만의 사생활 보호를 떠나서 나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상대에게 과도한 감정소모 및 과한 정보 판단력 소모를 일으킨다. 그것은 마치 TMI인 셈이다.
예를 들자면, 연인들이 궁금해하면서도 일종의 금기사항인듯 서로의 과거를 묻지 않는다. 알아봤자 되돌릴 수 없고, 자신의 감정소모만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대로 먼저 말해주지도 않는다. 말해주는 입장에서는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격이기 때문이다. 다른 예시로는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 거짓말 해주길 바라며(?)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상대가 '날 위해' 거짓말하는 배덕감을 즐기는건가?)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연인이나 가족 사이에서 한해서) 필자는 물음에 거짓없이 답하는 솔직함을 가질 것이나, 구태여 묻기도 전에 먼저 알리는 솔직함 대신 침묵을 가질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떤 이는 답답하다 할 것이고, 어떤 이는 '말해주지 않는 것 자체 = 숨김'이며 숨기려는 것 자체가 옳지 못한 행동이라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무언가를 숨기기 위한 침묵이 아니라, 쓸데없는 감정 소모 및 정보 판단력 소모를 일으키지 않기 위함일 뿐이다.
어설픈 솔직함은 관계를 어긋나게 만든다.
솔직하되, 침묵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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