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잡념들-생각정리

공부와 행복

어둠속검은고양이 2024. 3. 24. 19:36

흔히 말하는,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지극히 원론적인 말.

공부는 인생을 위한 것이다.

헌데 우리는 공부를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수단으로 배워왔다.
공부 못하면 저런 일이나 한다. 저런 곳 간다. 공부 못하면 고생한다.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면 좋은 직장 얻는다. 미래의 신부가 바뀐다. 등등...

공부는 늘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수단으로 존재했다.
여기서 좋은 직업은 흔히 말하는 고생을 적게 하면서 돈을 왕창 버는 직업이었고. 그러니 직업에 의한 차별은 늘 정당한 것으로 포장됐다. 니가, 학창시절 공부 안 한 대가인데 왜 투정부리냐?로. 공부는 타고난 머리, 개인의 노력, 가정 환경의 결과 였는데, 그것은 늘 순수한 노력에 의한 공정한 기회로 포장됐다.

말로만 공부는 인생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
실제론 차별을 위한, 직업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리고 그 직업은 결국 돈이었고.

그런데 공부 외의 길이 생겼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는 애초에 예체능에 특화된 천재 - 전혀 다른 레벨의 느낌으로 논외 대상이 되었고, 흔히들 접할 수 있는 -만만한 유튜브나 코인 투자가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되었다. 공부 못하던 애가 코인 한 방으로, 유튜버로 단번에 성공해버리고, 공부 잘해서 돈 많이 번다는 직업보다 수입이 높아버리니 공부할 의미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니 결국 원론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공부는 인생을 위함이지, 돈 벌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
인생의 행복을 위함이라는 것.

허나 돈 = 행복으로 치환되어 버린 이 때.
원론적인 말조차도 의미가 없어져 버리고 있다.

우린 어디서부터 전제를 잘못 쌓았을까.
행복이라는 단어를 돈으로 보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 였을까.

그러나 이 사회가 더욱 비참한 건 돈에서 초연해져 진짜 행복을 찾는 사람을 향해 돌을 던진다는 것이다. 돈을 갈망하고 노력해서 쟁취한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돈을 갈망하지 않는 자를 배척해야만 하는 것이다.

공부하지 않아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다.
공부하면서 넓어진 시야로 세상을 더 세세히 즐기는 것이 행복이라면 그것도 괜찮다.

우린 행복의 정의부터 다시 쌓아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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